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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재그 광고 모델, 윤여정
 지그재그 광고 모델, 윤여정
ⓒ 지그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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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카오의 계열사 중 하나인 '카카오커머스'가 약 1조 원에 달하는 금액에 인수하여 이슈가 된 지그재그(zigzag).

지그재그는 패션 플랫폼으로, 4000개가 넘는 쇼핑몰과 브랜드들을 입점시켜 소비자가 한눈에 다양한 상품들을 비교하여 구매할 수 있게 만든 사이트입니다.

쇼핑에는 연령대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느낌을 주는 동시에, 옷을 통해 본인의 개성을 맘껏 펼치라는 "니들 맘대로 사세요"라는 카피라이팅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이 광고는 대중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고 있습니다. 다음은 광고의 일부입니다.

"내가 쇼핑을 많이 하긴 하지. 근데 옷 많이 산다고 뭐라 그러는 애들이 있더라? 참 나 웃겨 증말. 됐어 얘. 남 눈치 보지 말고 마음껏 사. 마음이 왔다 갔다 사는 거지 뭐. 니들 맘대로 사세요."

이 광고를 바라보는 차별화된 시각
 
"마음껏 사" - 지그재그 광고
 "마음껏 사" - 지그재그 광고
ⓒ 지그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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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광고를 조금은 다르고 색다른 관점으로 보게 되었는데요, 환경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는 다소 안타까운 대목이 있었습니다

"마음껏 사."

다른 사람들은 아무런 생각 없이 넘어갔을지도 모르는 문구이지만, 저는 이 광고가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을 너무 부추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단 한 번의 클릭으로 손쉽게 결제가 되고 재빠르게 배송되는 특징을 지닌 만큼, 밀레니얼 세대들의 옷 소비도 신속하게 이뤄집니다.

또한 저렴한 가격의 의류들이 빠르게 생산되고 소비되는 만큼, 많은 옷이 너무나도 쉽게 버려지는 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소비 현상을 부추기는 것은 비단 '지그재그'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SPA 브랜드인 'H&M', 'ZARA' 와 같은 경우도 대표적인 패스트패션을 주도하는 기업입니다.

SPA 브랜드는 자사 상품의 기획, 제조부터 유통까지 직접 주체가 되어 관리합니다. 이로써 제조원가를 삭감할 수 있고, 유통 과정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과 빠른 회전율을 지닌 것이 큰 특징입니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최신 유행을 빨리 반영한다는 장점을 지녔습니다.

H&M 사이트를 둘러보아도 대부분의 가격대가 주로 1~3만원대에 형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 유행하는 스타일의 옷을 신속히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끕니다.
 
H&M , ZARA
 H&M , ZARA
ⓒ H&M, Z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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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SPA 브랜드 옷들은 몇 번 입지 못하고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아 환경에 부담을 준다는 심각한 단점도 가졌습니다.

국제 환경 보호단체인 '그린피스'에 의하면, 청바지 한 벌을 제작하는데 대략 일만 리터의 물이 소모된다고 합니다. 천연섬유를 재배하는 과정까지 약 7000리터가 사용되고, 이후 약품 처리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약 3000리터의 물이 추가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또한, 티셔츠 한 장을 만드는데 2700리터의 물이 쓰이는 사실을 보았을 때, 옷 한 벌을 생산하는 데에 상당량의 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패스트 패션 시대로 인해 의류에 들어가는 물의 양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많은데, 지그재그와 SPA 브랜드를 포함한 쇼핑몰들이 패스트 패션을 울트라 패스트 패션(Ultra Fast Fashion) 시대로 가속화하는 것은 아닌지 싶습니다.

게다가 인터넷 쇼핑을 하면 직접 입어보지 못하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사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H&M 같은 경우는, 유럽인 체형에 맞춰 제작되는 옷이 많기 때문에 잘 모르고 구입하면 지나치게 크거나 기장이 긴 옷이 올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한 번을 입지 않고 버리게 되거나, 반품을 신청할 시에는 왕복 택배 운송으로 인해 대기오염 물질 배출이 증가되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택배 이용량의 증가는 곧장 대기오염으로도 직결됩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라는 펜데믹 시대가 초래한 언택트 소비로 인하여 상황은 더 악화됐습니다. 경기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경기도 지역만 보아도 택배 물동량이 전년도보다 32%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대기오염도 심각해졌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실천할 방안

이렇듯 인터넷 쇼핑몰의 문제점이 바로 환경 문제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슬로우 패션(Slow Fashion)을 추구하는 시대에 와야 하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의 가장 기본은 '아나바다' 입니다.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기' 의 원리를 바탕으로 하여, 손쉽게 실행 가능한 것들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1. 윤리적 기업 인증을 받은 상품을 이용합니다
 
(왼쪽부터)Fairtrade, GOTS, GR 마크
 (왼쪽부터)Fairtrade, GOTS, GR 마크
ⓒ Fairtrade,GOTS,G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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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물 소비량, 유해 화학물질 사용을 최소화하고 과대 포장을 지양하는 기업에 한하여 인증서를 발급합니다. 대표적인 인증서 Fairtrade, GOTS, GR마크 등이 있는데, 이러한 마크가 부착된 제품을 구매하는 행동도 환경에 도움이 됩니다.

2. 안 입는 옷은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합니다

'아름다운 가게'는 물건을 재사용함으로써 자원 순환에 도움을 주고, 기부를 받은 물품을 소외 이웃에게 지원하는 활동을 하는 단체입니다. 이곳에 기부를 함으로써 나눠 쓰는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3. '당근마켓'과 같은 중고 사이트를 통해 나눔합니다

근래 인기를 끌고 있는 '당근마켓'과 같은 중고 사이트를 통해 옷을 저렴한 가격에 팔거나 무료로 나눔합니다. 앱을 통해 손쉽게 상품을 업로드하고, 모르는 사람과도 채팅을 통해 물건을 교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이용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4. 옷장 공유 시스템, 클로젯셰어를 활용합니다

많은 인플루언서, 연예인 등이 활용하는 클로젯 셰어는, 말 그대로 옷장을 공유하는 시스템입니다. 본인이 가진 옷 중에서 나눠 입고 싶은 옷을 올리면, 누군가가 일정 가격을 지불하고 일정 기간 빌려 입는 것입니다. 이렇게 빌려 입음으로써 새로운 옷 구매를 하지 않아도 되고, 다양한 의류를 입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H&M, ZARA 같은 경우도 '리사이클링 프로젝트'를 내세워 헌 옷 수거함을 설치하는 등 나름 무마하려는 노력을 보이지만, 실제로 우리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보다 애초에 패스트 패션을 소비하지 않는 것이 더 환경에 도움이 되는 길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요새는 인터넷 혹은 스마트폰의 발달로 인하여 위에서 언급한 기부, 나눔 등이 쉬운 경로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실천하기가 용이합니다. 익숙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환경을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줍시다.

태그:#환경, #슬로패션, #아나바다, #인터넷 쇼핑, #지그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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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생각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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