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장애 비하' 발언을 두고 정치권의 비판이 연일 나왔다.
추미애 전 장관은 최근 편향성 및 공정성 시비 등에 휘말린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진행자 김어준씨를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 추 전 장관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론상업주의'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뉴스공장은 시민의 공익을 우선하는 유일한 시민의 방송이기에 남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자유로운 편집권을 누리지 못하고 외눈으로 보도하는 언론이, 시민 외에는 눈치 보지 않고 양눈으로 보도하는 뉴스공장을 타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외눈'과 '양눈'으로 비유한 이 표현이 '장애 비하'라는 지적이 여야를 막론하고 나왔다.
장혜영 "아무리 지적해도 반복" 이해찬 과거 발언도 소환
장혜영 정의당 의원(초선, 비례)은 지난 24일 "명백한 장애 비하 발언"이라며 "해당 장애 비하 표현에 대한 즉각적인 수정과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한다"라고 나섰다.
장혜영 의원은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 인사들의 장애혐오 발언은 아무리 지적을 당해도 좀처럼 고쳐지지 않은 채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라며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과거 발언을 상기시켰다.
이 전 대표는 과거 "정치권에서 말하는 걸 보면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들이 많이 있다" "선천적인 장애인은 후천적 장애인보다 의지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등의 발언으로 몇 차례 비판 받은 바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장애인 인권교육을 포함한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권고했으나 민주당은 이를 명확히 이행하지 않고 있다.
장 의원은 "민주당이 시정권고를 제대로 이행했다면 추미애 전 장관께서 또다시 이렇게 장애비하표현을 공개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으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장애를 비하하는 표현을 쓰지 않아도 얼마든지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표현할 수 있다"라며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을 여러 번 공개적으로 역설해오신 추미애 전 장관님인 만큼, 본인의 차별적 언행에 대한 지적을 수용하고 개선하는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란다"라고 요구했다.
그는 "지난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같은 당 소속 이광재 의원께서 비슷한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는 좋은 예를 보여주셨듯, 추 전 장관께서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시리라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3선, 강원 원주 갑) 역시 국회 상임위원회 활동 중 "정책수단이 절름발이가 될 수밖에"라는 표현을 사용해 비판받았다. 이후 "소수자를 살펴야 하는 정치인으로서 지적을 받기 전에 오류를 발견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라며 사과한 바 있다.
이상민 "누구든지 차별적이거나 혐오적 언동 해서는 안 된다"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본인이 3급 지체장애인인 이상민 민주당 의원(5선, 대전 유성구 을)도 25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혜영 의원의 지적에 "적절한 지적이고 이에 동의한다"라고 공감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설마 추 장관께서 장애인 비하 의도를 갖고 그런 수준 이하의 표현을 한 것은 아닐 것이라 애써 짐작하려 하지만, 잘못한 것이 틀림없는 만큼 서둘러 시정하고 사과하기 바란다"라며 "누구든지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다른 사람에 대해 함부로 차별적이거나 혐오적 언동을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데도 차별하고 심지어 혐오하고 조롱하는 또는 배제하는 반인륜적 행태가 여전하다"라며 "우리 모두 깊이 성찰이 요구된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법으로서의 평등법 또는 차별금지법의 제정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라며 "법안 발의에 서두르겠다"라고 글을 마쳤다. 이상민 의원은 차별금지법 대표 발의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