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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택배 택배기사 김진형씨의 가족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진택배 앞에서 '한진택배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한진택배 택배기사 김진형씨의 가족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진택배 앞에서 "한진택배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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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은 너무 놀랐다. 산재 신청 목적으로 쓰러진 오빠의 근무기록을 달라고 했더니 '개인정보 유출'로 안 된다고 하더라. 저희가 요구하지 못할 걸 요구한 것인가?"

지난달 22일 배송 중 쓰러져 현재 의식불명 상태인 한진택배 소속의 택배기사 김진형(41)씨의 동생이 18일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한진택배 운영담당 상무를 만나 한 말이다.

동생 김씨는 "(한진택배는) 의식불명인 오빠가 '직접 와야만 근무기록을 볼 수 있다'는 말을 했다"면서 "이게 말이 되나. (한진택배의 행태가) 너무나 뻔뻔스럽다"라고 밝혔다.

김진형씨는 한진택배 서울 신노량진대리점 소속으로 지난 12월 22일 흑석시장에서 배송을 하던 중 쓰러졌다. 당시 시장에 있던 시민들 도움으로 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지주막하 출혈' 진단을 받았다. 지주막하 출혈은 뇌 표면 동맥이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과로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다. 현재 김씨는 뇌수술만 4차례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가 공개한 김씨의 핸드폰에는 평소 밤10시가 넘어 새벽까지 배송을 했던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10일 오전 4시 51분에 고객에게 '배송완료' 문자를 보냈다. 다음날인 11일에는 오전 1시 8분, 12일은 오전 3시 4분, 13일은 오전 2시 21분까지 배송업무를 진행했다. 심지어 11월 27일에는 오전 6시 1분까지 배송을 한 뒤 고객에게 "한진택배입니다. 택배배송 완료하고 갑니다"라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택배노동자는 분류작업 등을 이유로 보통 오전 7시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쓰러진 김진형씨는 지난 10월 말부터 '일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 그만두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해당 대리점에 밝혔다. 하지만 김씨가 대리점과 맺은 계약서에는 '계약해지 시 후임자 선정하여 투입하여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모든 비용을 지불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존재했다. 이로 인해 김씨는 그만두지 못했다. 실제로 김씨가 사직 의사를 밝히고 두 달 동안 2명의 후임자가 들어왔지만 모두 버티지 못하고 그만뒀다.

한진택배는 지난해 10월 26일 택배기사 과로사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오후 10시 이후 심야배송 중단' 및 전국 사업장에 분류작업을 위해 지원 인력 1000명을 단계적 투입을 약속했다. 그러나 발표 이후에도 김진형씨를 비롯해 지난해 12월 14일과 1월 12일에 각각 서울 강동과 강남에서 뇌출혈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6일에는 한진택배 양산허브터미널에서 택배분류노동자가 사망했고, 지난달 12일에는 한진택배 대전허브터미널에서 간선차량 신호수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과로사 대책위 "특별 대책 마련 없으면 총파업"
 
 한진택배 택배기사 김진형씨의 가족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진택배 앞에서 '한진택배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한진택배 택배기사 김진형씨의 가족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진택배 앞에서 "한진택배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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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이날 한진택배 규탄 기자회견에서 "재벌택배사 회장님들에게 한 가지 제안하고 싶다"면서 "오늘 이후 단 하루라도 회장님들이 현장에 와서 택배노동자들과 함께 택배일을 해봤으면 좋겠다. 택배일을 해보고 나서 택배노동자를 살릴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도 성명을 통해 "한진택배는 살인행위와 다름없는 심야배송을 과로사 대책을 발표하고도 계속했다"면서 "이것이 말뿐인 과로사 대책의 현실이다. 한진택배는 사고를 당한 택배노동자와 가족, 국민 앞에 사과하고 자신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책위는 노사정이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이번주 안에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오는 27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들은 19일 열리는 5차 회의에서 ▲택배사가 분류작업 인력투입 비용 100% 부담 ▲야간배송 중단 및 지연배송 허용 ▲택배비 정상화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한진택배 측은 18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진형씨 가족들이 산재신청을 위해 근무기록지 등 관련자료를 요구한 것에 대해 "회사 입장은 산재보험 신청과 관련해 필요한 것들을 지원한다는 것"이라면서 "개인정보 때문에 드리지 못했던 건데 관련해 문제가 없다면 당연히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에 대해 한진택배는 "지난해 11월부터 10시 이후 심야배송을 즉각 중단하고 본사 및 지점에 전담인력을 배치해 택배기사의 시간대별 배송물량까지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분류지원인력은 지난해 11월 1일부터 사업장 환경을 검토하여 단계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현재 전년 대비 물량 증가율이 높은 터미널에 300여 명을 투입했고 3월까지 1000명 투입 계획이다. 환경이 개선되도록 만전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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