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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2020년 4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발신자 '오마이뉴스'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저는 2013년 제가 쓴 글이 '잉걸' 기사로 채택되면서 시민기자로 감동적인 데뷔를 했습니다. 그렇게 8년 정도 시민기자를 하며 오마이뉴스로부터 전화를 몇 번 받았는데, 그때마다 왠지 모르게 긴장이 되었습니다. 

평범한 시민기자에게 본사 기자님으로부터의 전화는 영광스러우면서도 '내가 뭘 잘못했나?'라는 두려움을 느낄 만큼 긴장되는 일이었거든요. 대부분 그렇게 긴장할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전화는 평소와 내용이 좀 달랐습니다.

"기자님, 이번에 저희 라이프플러스팀(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문화 검토 전담)에서 시민기자 기획단을 꾸리는데요. 기획단은 저희 팀에서 실험적으로 시도하는 프로젝트예요. 핵심은 시민기자님들과 직접 소통하는 거고요. 기사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기사 아이템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나누는 거예요. 기사를 쓰는 모임이 아니라, 어떤 기사가 나오면 좋을지 논의 하는 그런 성격이에요. 김용만 기자님은 아이디어가 많으시니까 같이 하시면 좋을 것 같아 전화 드렸어요."

엄청 기분이 좋았습니다. 솔직히 오마이뉴스가 우리나라 언론 중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제 마음 속 오마이뉴스는 평범한 제가 기사를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고, 한때 서평단으로 활동하는 기회를 줬으며 좋은 분들을 알게 해준 친근한 언론사였습니다. 고민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넵!!! 함께 하겠습니다!!"

시민기자가 직접 기사 기획에 참여한다는 것

한 달 후 5월 15일 첫 온라인 회의를 했습니다. 포항 이창희 시민기자, 용인 이혜선 시민기자, 창원에 사는 저, 그리고 최은경, 이주영 편집기자와 함께 였습니다. 첫 만남이라 인사를 나누고 서로 소개를 했습니다. 처음 보는 분도 있었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왠지 모를 친근함이 느껴졌습니다.
 
 2020년 12월 마지막 회의까지 총 7차례에 걸쳐 회의를 한 시민기자 기획단.
 2020년 12월 마지막 회의까지 총 7차례에 걸쳐 회의를 한 시민기자 기획단.
ⓒ elements.env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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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회의 분위기는 유쾌했습니다. 마침 코로나 상황이었고 코로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제안을 했습니다. '코로나 시대의 교육'에 대해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기사가 있었으면 하는데 괜찮을지 물었습니다.

이날 회의에선 '좋은 생각이다'는 평을 받았고 며칠 후 오마이뉴스 사회부 편집기자가 연락을 주셨습니다. 기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습니다. 신기했습니다. 제가 기획단 회의에서 나눈 대화가 현실이 된 거니까요. 

저는 이 내용을 제가 활동 중인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원 선생님들께 알렸고 유치원, 초등, 중등, 특수 선생님들까지 스스로 기사를 써서 <오마이뉴스>에 보내셨습니다. 선생님들은 의아해 하셨습니다.

"김용만 선생님, 제가 쓴 이 글이 기사 거리가 될까요?"
"오마이뉴스는 형식을 우선하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솔직한 글, 현장의 목소리를 귀 기울이는 언론입니다. 우선 보내 보세요."


선생님들이 쓰신 글은 며칠 후 기사로 채택되어 온라인으로 발행이 되었습니다.

"선생님, 진짜 제가 쓴 글이 <오마이뉴스>에 발행되었어요. 너무 신기해요. 제가 계속 기사를 써도 될까요?"
"당연하죠. 선생님, 선생님이 시민기자가 되셔서 저 또한 기분이 좋습니다. 언론이 관심 가져주길 기다리지 말고 우리 일은 우리가 직접 쓰면 됩니다. 시민기자가 되심을 축하드립니다."

 
 실천교육교사모임 릴레이 기고
 실천교육교사모임 릴레이 기고
ⓒ 김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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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교육교사모임 선생님들의 현장기사는 '릴레이 기고 : 코로나 시대 교육을 말하다'는 제목으로 총 16화가 실렸습니다. 많은 관심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기사를 직접 쓰신 선생님들께서는 매우 좋은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제가 쓴 글이 기사가 될지 생각도 못했어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등록했어요. 앞으로도 기사를 계속 쓰고 싶어요."

저는 이 모든 것이 시민기자 기획단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다리를 놓아준 것 뿐인데, 저도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기획단 회의는 그후 매달 1회씩 진행되었습니다. 6월부터는 내부 인사이동으로 이주영 편집기자 대신 김예지 편집기자가 합류했습니다. 그렇게 2020년 12월 마지막 회의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온라인 회의를 했고 '코로나 시대의 교육' 이외에도 기획단 회의를 통해 많은 기획이 만들어지고 청탁을 통해 기사로 나왔습니다.

다음은 지난 한 해, 시민기자 기획단에서 논의한 결과들이자 실제 기사로 나온 기획들을 정리해 본 것입니다.

- 코로나 시대 교육을 말하다
- 코로나 시대, 달라진 일상은? 어떻게 소통하고 있습니까?
- 코로나 시대, 나만의 시간 보내는 법 : 
놀면 뭐하니?
- 코로나 시대에 달라진 여행 법 소개
- 환경에도 관심을! 환경을 위한 소소하고 확실한 실천법
- 코로나 우울,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 : 
나만의 심리방역
- 그리운 직장 생활의 맛
- 코로나 격차
- 1인가구 재택러들의 현실 등등. 

전국에 흩어져 있지만, 이어져 있는 시민기자들


용인에 사시는 이혜선 시민기자는 개인적으로 글쓰기 모임을 운영하는 블로거이기도 하셨습니다. 이혜선 시민기자는 기획단 회의 때 나온 소재를 글쓰기 모임 분들과 공유하며 더 많은 기사가 지면에 실리는 마중물 역할을 하셨습니다. 포항에 사시는 이창희 시민기자는 매 회의 때마다 "이날을 기다렸다"라며 유쾌한 언변으로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셨습니다. 회의 주제에 대한 기사도 많이 쓰셨습니다.

김예지 편집기자는 늦은 시간까지 회의 내용을 기록하고, 우리들이 말하는 내용을 정리해서 기사의 방향을 잡아주는 수고를 하셨습니다. 최은경 편집기자는 사는이야기를 검토하는 팀에서 오래 일하신 만큼, 특유의 예리함과 포근함으로 회의 진행을 하셨고 소재 거리들을 잘 정리해 주셨습니다.

저요? 저는 회의의 개그, 분위기를 담당했습니다. 기획으로 정리된 내용에서 제가 쓸 수 있는 기사들은 썼습니다. 따로 보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캐릭터들이지만 5명은 재미있고 유익하게 기획단을 해냈습니다. 그게 벌써 한 달 전이네요. 2020년 12월 17일 마지막 회의를 하는 데 뭉클했습니다. 그새 정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2021년에는 좀 더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다른 모임들을 기획한다고 하니, 적어도 우리가 실패작은 아닌 것 같습니다. 

2020년은 코로나 시대이다 보니 코로나 관련 일상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회의 때 주제를 특별히 강제하지 않았습니다. 회의 전 주제 아이템을 알려주시긴 했지만, '지금 사람들이 관심 있는 것은 뭘까? 지금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뭘까? 지금 내가 관심 있는 것은 뭐지?'를 이야기 하며 기획 아이템을 논의했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템들은 우리만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고 다른 시민기자들이 직접 기사를 씀으로써 오마이뉴스를 통해 세상과 만났습니다. 거창한 정치, 경제 기사는 아니지만 무시할 수 없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시민기자 기획단 회의가 끝나고 활동하신 시민기자님들은 '소속감을 주는 모임이라 좋았다', '사는이야기 팀뿐만 아니라 더 많은 부서에서 세대별, 지역별, 상황별로 시민기자들과 소통하면 더 좋겠다', '오마이뉴스와 직접 소통한 경험이 감동적이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세대, 일상의 이야기를 오마이뉴스를 통해 계속 접하고 싶다'는 후기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시민기자 기획단은 오마이뉴스였기에 가능했다고 확신합니다. 오마이뉴스의 힘은 사는 이야기, 나의 글이 기사가 되는 언론, 소외된 분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주는 역할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거든요. 

저에게 2020년은 힘겨웠던 코로나의 해였지만 동시에 '오마이뉴스 기획단'의 해이기도 했습니다. 함께 했기에 의미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모임과 활동이 계속 되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후에 개인 블로그에도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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