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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보내준 동영상을 잠깐 클릭해 봤을 뿐인데 관련 동영상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바람에 한참 동안 동영상의 세계에 빠지거나, 뉴스 사이트를 이용하는데 조금 전에 방문한 쇼핑몰에서 눈여겨봤던 물건이 광고 화면에 떠 신기함을 느껴본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이는 검색 엔진이나 소셜 미디어 기업 등에 의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내가 검색했거나 클릭한 것을 바탕으로 필요할 것 같은 콘텐츠나 제품 등을 추천해주기 때문이다. 왜 추천해줄까? '수익'이라는 특정 목적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위 실례는 아주 기본적이며 지극히 흔한 경우에 불과하다. 지인에게 다음 주쯤 A라는 지역에 갈 예정이란 내용이 포함된 사소한 메일을 보낸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그 메일을 바탕으로 필터링, A지역의 펜션이나 맛집을 추천할 수 있다. 

사실 알고리즘의 존재나 원리, 폐해 등을 모르고 접하면 우선 신기하다. 괜찮아 보여서 물건을 살까 망설이다 얼떨결에 창을 닫고 말아 아쉬운 참인데 이런 내 사정을 어떻게 알았는지 용케도 찾아 보여주니 유용하다. 인터넷이 참 편리하긴 하구나, 감탄스럽다는 사람까지 봤다.

혹은 요즘 같은 정보 과잉 시대에 내게 필요한 정보나 콘텐츠만 골라서 보여주니 효율적이라거나 생산적이라는 등 긍정적으로만 생각할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당신이 모르는 알고리즘의 조종 
 
소셜 미디어에서의 정보 소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없이 올라오는 게시물을 대충 훑어보면서 나와 신념이 일치하는 글만 주목해서 다시 보게 됩니다. "맞아, 그렇지"를 반복하면서 공유를 누르게 되지요. 처음에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친구로 설정되어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생각이 다른 사람은 친구 끊기를 하거나 글을 올려도 안 보게 됩니다. 생각이 같은 사람끼리만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현상이 생깁니다.

결국,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친구들끼리만 속삭이는 에코 체임버(주:에코(메아리)가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방 안에서만 크게 울리는 것처럼, SNS상에서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소통한 결과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자신들의 이야기만 증폭시켜 사실이라고 믿는 현상을 일컫는 말. 출처 에듀윌)안에 스스로 갇히게 되는 거지요. 우물 안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만족하며 살아가는 개구리가 되는 겁니다. - <인공지능시대, 십 대를 위한 미디어 수업> 198쪽
 
알고리즘에 의지한 무분별한 콘텐츠 소비가 중복되면 어떻게 될까? 음식을 먹는 것과 같다. 원하지 않는 것도 먹게 되는데 그런데도 별다른 자각 없이 받아먹게 되면 정말 내가 먹고 싶은 것, 내게 필요한 것을 모르게 된다. 동시에 길들여진다. 그로 인해 보다 많은 음식이나 다양한 맛을 접할 기회가 줄어든다.

미디어 사용도 마찬가지.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기회가 그만큼 줄어든다. 즉, 콘텐츠 편식을 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알고리즘이 의도하는 특정 목적의 덫에 걸릴 가능성도 커진다. 특정 흐름의 콘텐츠만 계속 소비하게 되면서 사실화, 자기만의 생각 속에 갇히게 된다. 나아가 위 인용처럼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배제하는 등의 부작용을 낳는다. 

무엇보다 염려스러운 것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내게 필요한 것들까지 걸러버린 건 아닌지, 그리고 무엇을 걸러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인터넷 혹은 미디어를 이용하는 한 알고리즘의 추천(실은 조종)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인공지능시대, 십 대를 위한 미디어 수업> 책표지.
 <인공지능시대, 십 대를 위한 미디어 수업> 책표지.
ⓒ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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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시대, 십 대를 위한 미디어 수업>(사계절 펴냄)은 청소년들의 주체적인 미디어 사용을 길잡이 하는 책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9년 현재, 우리 청소년들의 미디어 이용 행태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하루 동안 이용하는 모든 미디어의 이용 시간을 더하면 평균 362.5분, 약 6시간 정도'에 이르는데, 97%가 스마트폰을 통한 미디어를 접한다고 한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의 3분의 1을 미디어, 특히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것이다. 붙잡고 있는 시간이 많은 그만큼 미치는 영향이 깊고 큰 것은 물론이다. 그러니 청소년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거나 현명한 사용을 위한 원칙을 세우는 등과 같은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미디어 사용,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올바른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넘쳐나는 콘텐츠들을 제대로 즐기면서 보다 안전하고 유익하게 이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스마트폰을 똑똑하게 사용하려면 
 
오늘부터 자신의 뉴스 이용 습관을 돌아보면 어떨까요? 무심코 지나쳤던 나의 뉴스 이용 습관과 직면하게 되면 놀라운 깨달음을 얻게 될지도 모릅니다. 특정 분야의 뉴스만 지나치게 많이 소비하지는 않는지, 무분별하게 자극적인 제목에 이끌려 클릭하는 건 아닌지,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를 무조건 클릭해 보지는 않는지, 기사를 믿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지는 않는지, 기사는 읽지도 않고 댓글만 보지는 않는지, 댓글의 의견을 전체 대중의 의견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익명성 뒤에 숨어 타인을 비난하는 댓글을 달지는 않는지 돌이켜보기 바랍니다. - 134쪽
 
책은 3부로 나눠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인터넷 사용자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것들을 쉽게 설명한다. 1부에선 미디어란 무엇이고 지난날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미디어가 어떤 역할을 하며 왜 중요한지 이야기한다. 2부에선 유튜브, 소셜 미디어, 메신저를 이용할 때 주의할 점, 신문과 방송, 포털을 비롯해 다양한 경로로 뉴스를 접하며 휩쓸리지 않는 방법, 인공지능 미디어의 그림자 등 미디어를 제대로 알고 활용하는데 필요한 구체적인 것들을 이야기한다.

마지막 3부에선 가짜 뉴스가 생겨나는 원리와 확산 과정 및 분별하는 방법, 십 대에게 필요한 디지털 다이어트 방법과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 키우는 방법 등 주체적인 미디어 사용 및 활용에 필요한 내용을 다룬다.

스마트폰 출현 이후 미디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발전했으며, 이용 형태도 많이 달라졌다. 장차 더욱 짧은 시간에 상상을 초월한 발전과 변화가 거듭될 것이며,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또한 감히 예단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다. 청소년들의 미래 또한 미디어를 어떻게 수용하고 활용하는가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은 물론이다.

책을 읽는 와중 두 그룹의 청소년이 떠올랐다. 국내에서도 4번째 확진자가 나와 불안감에 휩싸였던 코로나 초기인 3월, 수원의 한 고등학생이 보충수업을 받다 갑자기 쓰러졌는데 알고 보니 이미 코로나에 감염되었다는 가짜 뉴스를 만들어 퍼뜨린 두 명의 청소년이 있었다. 그리고 마스크 파는 약국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많을 때 공적 마스크 판매 상황이나 재고를 쉽게 알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된 광주의 한 고등학생이 있었다. 

비슷한 나이로, 비슷한 환경이나 수준의 미디어를 접했을 것인데 전혀 다른 활용을 보여준 두 그룹의 청소년, 그 차이는 무엇일까?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라지만 실은 청소년들보다 인터넷 혹은 스마트폰 사용에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 어른들에게 더 유용한 책이란 생각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계간 <우리교육> 2020년 겨울호에도 실립니다.


인공지능 시대, 십 대를 위한 미디어 수업

정재민 (지은이), 사계절(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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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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