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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측 해상에서 표류하다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5일 이 공무원이 피격된 것으로 추정된 황해도 등산곶 해안 인근에 북한 군함이 이동하고 있다.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측 해상에서 표류하다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5일 이 공무원이 피격된 것으로 추정된 황해도 등산곶 해안 인근에 북한 군함이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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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변호사의 29일자 <경향신문> 칼럼 "국가의 책임, 대통령의 책임"이 화제다.

1999년 씨랜드 화재사건,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그리고 2014년 세월호.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국내에서 벌어진 사고라는 것이다. 그리고 금태섭 변호사에 의하면 대통령이 나서 대국민 사과를 했던 사건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선언한다. 그렇다. 대한민국의 권력은 국민이 부여한 것이다. 그렇다면 국민은 왜 대한민국에게 권력을 부여했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를 통해 보호받기 위해서다. 그렇기에 국가의 제1의무는 국민의 보호다. 씨랜드, 대구 지하철 참사 그리고 세월호 이들 사건의 공통점은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기에 국가의 최고 대표자인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은 당연하다.

금 변호사도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무한 책임이 있다"며 이 부분을 정확히 짚었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이 지점에서 오류를 범하고 있다. "국가의 권력"을 잘못 해석한 것이다. 국민이 부여해준 국가의 권력은 국내와 국외에서 다르게 행사된다. 국내에서는 국민이 부여해준 범위에서 절차에 따라 행사하면 되지만 국외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물론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무한 책임"이라는 국가의 책무는 동일하지만 그것을 수행하는데 있어서는 국제정치라는 또 다른 규범의 적용을 받는다.

이미 우리는 북한과 UN에 동시 가입을 했고, 세 명의 대통령이 북한 최고 지도자를 만났다. 헌법은 북한과 평화적으로 통일할 것을 대한민국에 명령하고 있다. 아무리 무어라 비난해도 북한역시 국제사회의 일원인 엄연한 국가라는 것은 부정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북한과의 문제에 국제정치라는 규범이 적용 될 수밖에 없다.

국제정치라는 다른 규범이 적용되는 북한 영해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 그런데 발생 나흘만인 9월 25일 북한은 "해상 경계 근무 규정이 승인한 행동준칙에 따라" 사격한 것이라면서도 사건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시한 서면을 보내왔다. 지금까지 여타 사건에서 북한의 태도에 비춰 본다면 상당히 신속하고 이례적인 유감표명이었다. 그리고 사흘 뒤인 28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민들이 받은 충격과 분노를 충분히 짐작하고 남는다"면서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정부로서 대단히 송구한 마음"이라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양국의 최고 통수권자들의 일련 입장표명은 자국의 지위를 지키면서도 상대의 입장을 배려한 지극히 고도의 외교적 행위들이었다.

하지만 금 변호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는 "정부의 책임을 통감합니다. 다시는 북한이 우리 국민에게 그런 짓을 못하게 하겠습니다"로 시작했어야 한다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이러한 정부의 태도 때문에 북한이 대한민국을 우습게 본 것이라고 사건의 원인을 분석했다. 이에 덧붙여 "실제로도 애매한 사과만 받고 흐지부지 넘어갔다. 만약 중국인이었다면, 혹은 미국인이었다면 북한이 쉽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었을까"라며 국제정치를 거론했다.

그런데 정작 금 변호사가 말한 미국은 북한으로부터 이번 김정은 위원장의 유감표명과 같은, 금변호사의 표현을 빌리자면 "애매한 사과"조차 받은 적이 없다. 푸에블로호 사건,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웜비어 사건 등 미국인이 북한에 의해 생명을 잃거나 생명의 위협을 받은 사건은 얼마든지 있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북한은 미국에 이번과 같은 수준의 유감을 표한 적이 없다. 금 변호사는 국제무대에서 북한이라는 주인공이 어떻게 활동해왔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

결론을 말하자면 금 변호사는 틀렸다. 국제 정치는 그가 말하는 것처럼 "다시는 북한이 우리 국민에게 그런 짓을 못하게 하겠습니다"와 같은 강경 발언으로 풀리지 않는다. 특히 북한 문제는 더욱 그렇다. 국제정치에서 강경발언은 오히려 국미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아닌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다. 단지 북한을 향해 눈을 부라리며 화를 내지 않았다고 해서 "국가의 국민에 대한 의무"를 저버린 것인 마냥 비난하라는 것은 그 자체로 "국민의 보호"라는 책무를 저버리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분이 떠내려갔거나 혹은 월북을 했거나 거기서 피살된 일이 어떻게 정권의 책임입니까?"라는 우상호 의원의 발언이나, "새벽 2시 반에 대통령을 깨웠더라도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제한적"이라는 윤건영 의원의 발언은 북한에 대해 강경입장을 취하라는 국제정치도 외교도 모르는 이들의 어설픈 비판에 대한 방어 차원이었을 것이다. 설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미국과 중국을 들먹이며 한국 정부의 대응을 비난한 금 변호사의 발언 보다는 훨씬 국익과 국민의 보호에 충실한 발언일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김광민은 부천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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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이며 부천시청소년법률지원센터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헌법 쉽게 읽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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