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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신주사를 받고 있는 내원환자.
 백신주사를 받고 있는 내원환자.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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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하는 독감접종이 올해 더 특별하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에게 이번 접종은 발령을 받은 경남의 한 보건지소 의사로서 처음 경험해 보는 일이다. 그리고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호흡기 바이러스로 인한 건강 문제에 좀 더 주목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주사는 새롭게 유행할 가능성이 높은 균주로 해마다 제작한다. 면역 기간이 오래 가지 않기 때문에, 예방접종은 공중보건증진을 위한 연례 행사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코로나19 호흡기 감염병의 경우, 다른 호흡기 감염병과 함께 감염될 경우 병의 진행이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회복 속도도 느리다. 따라서 면역력이 취약한 어르신들과 만성질환자, 그리고 타인과의 밀접 접촉이 잦은 학생들에게 백신 접종은 오히려 이득이다. 

그래서 올해는 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맞아야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는 듯하다. 정부는 새로운 감염병 유행을 막기 위해 백신의 수급을 이전보다 많이 늘렸다. 

내가 근무하는 지소에는 무료로 접종하는 백신 두 가지가 도착했다. 지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이번 주에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알레르기 걱정이 없는 세포배양백신인 스카이셀 플루4가백신을 주로 접종하고, 65세 이상 성인에게는 박씨 그라프트 테트라주 백신을 접종한다.  

백신은 3가 백신과 4가 백신이 있는데, 정부에서 무료로 수급하는 4가 백신은 과거 임상연구에서 밝혀졌지만 3가에 비해 인플루엔자 A형 및 B형에 대한 면역력이 꽤 오랫동안 유지되는 우수한 백신들이다.  

원래는 유료 대상자에게 진행했지만, 올해 접종 대상자들이 많아지다 보니 내가 근무하는 보건지소에서는 무료접종 대상자에게만 투여하기로 했다. 백신 수급의 어려움도 있고 마을별, 학교별 일정 조율이 필요하여 보건지소에서 함께 일하는 간호사 선생님과 사무보조 선생님이 근 한 주간 마을별로 전화를 돌리며 고군분투하셨다. 

결국 첫 번째로 초등학교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제일 먼저 접종하고, 이후 만 62세 이상 어르신들이 접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예방접종을 조심스럽게 진행하면서

"열 먼저 측정하겠습니다."
"오한이나 기침, 가래 증상은 있으세요?"
"최근 몇 년간 접종 하셨던 적 있으셨어요?"
"그때 별다른 부작용은 없으셨죠?"

인플루엔자 예방주사는 주로 어깨쪽 상완근에 근육주사로 맞는다. 예방주사의 부작용은 예방접종 후 대부분 3일 이내에 관찰된다.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빈번한 부작용은 주사 부위 통증이 많다. 젊은 환자인 만 3세~18세 미만에서 절반 이상 관찰된다. 열이나 오한 등 감기 같은 증상이 발현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수가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독감 접종으로 인한 돌연사를 암시하는 듯한 사례나 뉴스들이 많이 보도되고 있다. 물론 질병관리청의 부검 결과를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다양한 임상3상 연구결과와 백신 설명서에 동봉된 중대한 부작용 사례를 볼 때 돌연사 등의 사망 사례는 없었다.

그래도 안전한 접종을 위해서라면, 현재 발열이나 몸살, 기침가래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 접종보다는 근처 의사와 상담을 통해 접종 시기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보다 앞서, 2회 접종 대상자인 생후 6개월∼만 9세 미만 어린이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도중 상온 노출 문제와 부작용 문제 등으로 몇 주간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해당 백신이 회수되고 질병관리청에서 문제를 수습했지만, 그래도 나는 청소년들과 초등학생들의 접종 이후 상태를 유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예방접종 대기중인 환자들
 예방접종 대기중인 환자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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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주사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주사를 놓을 때 힘을 주면 안 되고, 살짝 아플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니 겁먹은 아이가 "정말 아파요?"라고 물었다. 먼저 주사를 맞은 아이가 옆에서 듣고는 "아무렇지도 않던데?"라고 격려해 주기도 하니, 이 과정을 애정 어리게 바라볼 수밖에. 

고등학생인 몇몇 친구들은 '안 아프게 파이팅 해주세요!'라고 웃기도 한다. 또 접종 부작용에 대해 살짝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이 학생들은 접종을 받고 이내 팔다리를 아래 위로 신나게 흔들거리며 학교로 돌아갔다. 

만 62세 이상 어르신들은 대체로 수많은 예방접종을 경험하신 노련한 분들이다. 평소에 감기가 있다며 약을 늘상 타가시는 분들도, 오늘은 튼튼하다. 그래서 그런지 이전 부작용에 대해 여쭤보거나 증상의 유무를 여쭤보았을 때 큰 이상이 없었다고 말씀하셨다. 실제로 접종 이후에도 툭툭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 집으로 편하게 귀가하신 분들이 많았다. 

혹여나 접종을 망설이거나 자신은 튼튼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 나의 면역을 챙기는 것만으로도 인플루엔자 전파를 막고, 꽤 많은 사람들을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코로나 백신은 언제쯤 나올까 

내년에도 독감 접종은 이어질 것이다. 특히 코로나19까지 유행하는 상황이라 감염예방을 위해 손 소독,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까지 감독해야 한다. 그럼에도 작은 소원이 있다면, 내년에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기 전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

뉴노멀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지난 1년 동안 코로나19와 공존하면서 우리들이 잃은 것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신분을 가리지 않고 침투하지만, 바이러스로 인해 생기는 심리, 사회적 어려움은 취약한 환경에 처해있는 사람들에게 더 깊숙히 작용하는 것 같다. 

지구가 우리에게 줄 교훈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일까. 마스크 아래에 가려진 우리의 환한 얼굴을 거리에서, 마을에서, 광장에서 자유롭게 볼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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