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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백제보 수문이 닫혀 있던 2019년 모습.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백제보 수문이 닫혀 있던 2019년 모습.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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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개방 중이던 백제보 수문이 다시 닫힌다. 인근 시설하우스 수막재배를 위해 수문을 닫아 지하수 수위를 상승시킨다는 목적이다. 그러나 환경부는 백제보 상시 개방을 목적으로 이곳에 중형관정 172개를 개발해놓았다. 국민 세금을 투입하고도 다시 닫을 수밖에 없는 것인지 확인해 보았다.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백제보는 준공 초기부터 수생태계 변화로 인한 잦은 사고가 발생했다. 물고기 떼죽음이 반복됐고 녹조가 창궐했다. 태형동물인 큰빗이끼벌레 같은 낯선 생명체가 출현했고, 급기야 실지렁이와 붉은깔따구 등 환경부가 지정한 수생태 최악의 오염지표종이 강바닥을 뒤덮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업무지시로 인해 녹조를 줄이기 위해 해마다 임시개방을 시행해 왔다. 그러나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한 상시개방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백제보 인근 시설하우스의 지하수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인근 자왕펄에 시설하우스는 950여 동이다. 이 중 겨울철 수막재배를 하는 하우스는 300여 동가량이다.

이를 위해서 환경부와 부여군은 백제보 개방 민관 협의체를 꾸렸다. 그리고 부처와 농민대책위원회 사이에서 '백제보 개방 대책 추진 업무협약'을 이끌었다. 수문 개방에 따른 농민들 피해를 줄이기 위해 2018년 부여군에서 관정 16공 1억 5천만 원, 2019년 환경부 119공 21억 6천만 원, 2020년 환경부 37공 7억 8천만 원 등 총 172개의 관정을 개발하는 데 30억 원가량의 비용이 투입됐다.

그리고 지난 5월부터 백제보 상시 개방에 들어갔다. 그런데 또다시 이달 14일부터 백제보 수문을 닫겠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지난해처럼 보의 수문을 완전히 닫는 것이 아닌 지하수량 변화에 따라 닫겠다고 한다. 그러나 환경단체에서는 그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관정까지 판 상태에서 다시 닫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다시 모니터링?
 
 백제보 수문이 개방되고 상류 유구천 합수부에 생겨난 모래톱이다. 수문이 다시 닫히면 볼 수 없는 경관이다.
 백제보 수문이 개방되고 상류 유구천 합수부에 생겨난 모래톱이다. 수문이 다시 닫히면 볼 수 없는 경관이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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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금강현장대응팀 담당 과장은 "지하수 부족 지역에 관정 개방을 했다. 동절기 지하수 사용량이 많아지는 만큼 모니터링을 위해 10월 14일부터 10월 말까지 50cm가량씩 닫아가면서 며칠씩 지하수 양을 측정해 피해가 발생하기 전까지 닫는 실험을 할 계획이다. 그 이후에 부족함이 없다면 최소한의 높이에서 유지하려고 한다. 현재 수위가 1.4m가량인데, 최대 2.8m 정도까지 올라가지 않을까 예측하지만, 유동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험 데이터를 가지고 부족한 부분만 보완하면 앞으로 전면 개방이 가능하리라 예상한다. 백제보 수문개방으로 인해 유구천 합류부에서 확인된 (멸종위기종 1급) 흰수마자는 상류로 이동할 수는 있지만, 없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수위도 그곳까지 도달할지 안 할지는 정확하지 않다.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지만, 이번 모니터링에 어류와 경관 변화까지 같이 모니터링을 하는 만큼 내년 상반기 4월 계획에 참고할 수 있다"라고 예측했다.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그동안 보 민관협의체 과정에서는 그런 얘기가 없었다. 몇 년 동안 모니터링을 하면서 지하수가 부족하지 않도록 그 많은 지하수 관정을 팠다. 회의 때마다 계속해서 지하수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실제로 얼마나 부족하고 얼마나 더 파야 하는지 자료를 요구했지만, 없었다. 해마다 관정을 더 파야 하고 민원이 있으니 닫아야 한다는 식으로만 말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보 (금강유역물관리위원회) 상시개방이 결정된 상태에서 또다시 같은 이유로 보를 닫는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번에 끝이라는 장담이 없다. 내년에도 똑같이 농민들을 팔아서 확실한 처리방안을 내놓지 못할 수도 있다. 이번 민관협의체도 서면으로 열렸고 회의에서 이런 얘기가 나왔다는 정도지 결론에 대해서는 공유가 없어서 지금 처음 듣는다. 보 민관협의체를 이렇게 형식적으로 운영할 거면 할 이유가 없다. 상시 거버넌스가 중요한 시기에 이런 결정은 더 논의해야 하고 실제로 판단할 수 있는 자료도 공개하지 않고 있어서 유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 막 살아나 사람들이 찾는데
 
 백제보 수문이 개방되고 상류 유구천 합수부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고 있다.
 백제보 수문이 개방되고 상류 유구천 합수부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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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보가 닫히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백제보의 수위 영향을 받는 곳은 비단 부여군만이 아니다. 공주보 상류 백제큰다리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막 살아나기 시작한 왕진교 부근과 유구천 합수부 모래톱뿐만 아니라 공주보 상류 고마나루 모래톱까지 영향을 준다. 하류도 마찬가지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부소산성 앞 백마강까지 영향을 미친다.

지난 5월 백제보 수문이 개방되고 금강에서는 엄청난 변화들이 목격되었다. 가장 큰 변화를 꼽으라면 녹조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빠르게 흐르는 유속이 만들어지면서 낮은 여울과 깊은 소가 형성되었고 크고 작은 모래톱이 생겨나면서 강이 스스로 자정작용을 했기 때문이다. 잦은 물고기 집단 폐사도 수문개방 시기에는 발생하지 않았다.
 
 백제보 수문이 닫혀 있던 당시 상류 3km지점의 모습.
 백제보 수문이 닫혀 있던 당시 상류 3km지점의 모습.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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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제보 수문이 개방되고 상류 3km지점의 현재 모습.
 백제보 수문이 개방되고 상류 3km지점의 현재 모습.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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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위 사진만 봐도 알 수 있다. 백제보 수문이 닫혀 있을 때와 현재의 모습이다. 생명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보는 것만으로도 고개가 절로 돌아가는 처참한 모습이다. 죽은 물고기가 널브러지고 썩은 강에서 풍기는 악취는 맡아보지 않는 사람은 모를 것이다. (4대강 사업 전) 예전 추억에 이끌려 하나둘 찾았던 사람들도 발길을 돌리기 일쑤였다.

비단 자연생태계만 파괴된 것은 아니다. 구석기 시대부터 강을 이용하며 더불어 살아가던 사람들도 떠났다. 백제보 상류에는 유구천 합수부가 있다. 지난 5월 보 개방 이후 54일간의 장마기를 겪으면서 축구장 3~4개 크기의 모래톱이 생겨났다. 모래와 자갈은 생명을 불러오고 떠났던 뭇 생명이 찾아들고 있다. 인간의 삽질이 아닌 자연의 복원력에 의한 것이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1급인 흰수마자가 서식하고 있는 것이 2차례나 확인되기도 했다. 특히 가장 큰 변화를 꼽으라면 단연 사람들의 등장일 것이다. 4대강 사업 이후 강에서 흔적을 감췄던 사람들이 모래톱이 돌아온 이후에 찾아들기 때문이다. 드넓은 모래톱이 형성된 곳은 평일에는 낚시꾼들의 포인트이자 주말이면 사람들이 찾아드는 명소가 되었다.
 
 백제보 수문이 개방되고 상류 유구천 합수부에 생겨난 모래톱으로 이동하기 위해 여울을 건너는 모습.
 백제보 수문이 개방되고 상류 유구천 합수부에 생겨난 모래톱으로 이동하기 위해 여울을 건너는 모습.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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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트레킹이 다시 시작되고 모래밭 체험이 생겨났다. 가족 단위 관광객들과 연인들까지, 소식을 듣고 찾아든 사람들은 바람에도 날리는 고운 모래밭을 걸으며 사랑을 싹틔운다. 아이들은 물가에 모래성을 쌓고 물놀이를 즐긴다. 야생동물이 찍어 놓은 발자국을 따라 걷기도 한다.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안전하고 여유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와 같이 지하수를 문제 삼아 수문을 다시 닫고 모니터링하겠다고 한다. 언제까지 이런 일들을 반복할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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