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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사는 10살과 8살 초등학생 형제가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수업날인 14일 오전, 엄마가 없는 사이에 집에서 스스로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가 불이 나 중태에 빠졌다. 이 형제들은 전신 중화상에 아직도 의식불명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불이 나고 불길과 연기가 출입구 쪽으로 몰려 아이들은 집에서 탈출하지 못했다고 한다. 119에 직접 신고를 했는데 "살려 주세요"를 외쳤다고 하니 얼마나 그 공포가 컸을지를 생각하면 눈물이 날 지경이다.

청소년을 코로나19로부터 지키기 위해 학교의 문을 닫고 아이들을 집에 있게 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것은 물론 잘 안다. 하지만 학교도, 청소년수련관도, PC방도, 노래방도, 여기도 저기도 정부와 지자체는 다 가지 말라고, 문을 걸어 잠그고 오지 말라고, 아이들에게는 집에만 있으라고 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어 보인다. 

코로나 정국에서 집이 더 위험하고 어려운 아이들도 있다. 이럴때일수록 더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을 돌보는 대책은 잘 되고 있는건지 이번 화재를 계기로 다시 살펴 보아야 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필자는 지역의 대표적 청소년시설인 청소년수련관과 청소년문화의집을 공공시설이라는 이유로 지자체들이 무조건 휴관을 하게 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지난 4월 16일, 여성가족부도 '온라인 등교부터 방과후까지 촘촘한 돌봄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었다. 가정에서 원격수업 참여가 어렵거나 돌봄 취약 청소년에 대하여 청소년수련관과 청소년문화의집 등에서 온라인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긴급돌봄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청소년수련관과 청소년문화의집은 대부분 시립이나 구립 시설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 휴관에 대한 권한을 갖는 것은 해당 지자체다. 코로나가 확산되자 지자체들은 서둘러 산하 청소년시설들을 매번 휴관 조치했고 여가부의 발표는 여가부 혼자만의 희망사항으로 전락한 형국이다.

지역의 청소년시설에는 청소년 전문가인 청소년지도사들이 있고 방역 체계, 공간 활용, 돌봄과 보호, 정서 지원등의 수행 능력이 갖춰져 있다. 그런데 이러한 소중한 자원이 그냥 문을 닫고만 있는 셈이다.

적어도 청소년시설들은 이 판국에 방역의 최고 청정지역으로 전환하고 최소한 5인 미만의 돌봄을 몇 그룹 정도는 운영해 마을의 어려운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것이 당연한 책무이고 공공 청소년시설의 역할이라 주장한다. 이 훌륭한 인적 물적 자원을 이렇게 허무하게 방치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인지 지자체들과 청소년시설에 진지하게 함께 물어보고자 한다.

중화상을 입은 두 형제 모두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채 많이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형이 더 위중하다는데, 아이들이 엄마는 없었어도 신뢰있는 시설에서 보호와 지원을 받고 있었더라면 과연 이런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을까를 생각하니 속상하고 마음이 아프다. 아이들의 쾌유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향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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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NGO대학원에서 NGO정책관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시절 총학생회장과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은 후 한겨레신문 전문필진과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지금은 오마이뉴스와 시민사회신문을 비롯,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평론가로 글을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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