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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열린 은평구의회에서 정준호 의원이 12표를 획득하며 재무건설위원장에 선출됐다 (사진 : 박은미 기자)
 8일 열린 은평구의회에서 정준호 의원이 12표를 획득하며 재무건설위원장에 선출됐다 (사진 : 박은미 기자)
ⓒ 은평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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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재무건설위원장과 운영위원장 선출을 위해 열린 은평구의회 임시회는 결국 의장단 구성을 마무리짓지 못한 채 이날 오후 3시에 자동 산회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났다. 지난 7월 22일 의장단 구성을 마무리짓지 못한 채 폐회한 이후 처음으로 다시 의회가 열렸음에도 의장단이 구성되지 못한 채 자동 산회되면서 또 다시 박용근 의장의 리더쉽 문제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은평구의회는 7일 의장단 구성을 마무리짓기 위해 긴급 임시회를 소집했다. 8일 열린 임시회에서 박용근 의장은 "은평구의회 원구성이 미뤄져서 죄송하고 송구스럽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지난 7월 22일 의장단 구성을 마무리짓지 못한 채 산회한 이후 48일 만에 열린 의회였기 때문이다. 

신봉규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후반기 원구성과 관련해 박용근 의장이 말한 협치와 소통이 있었는지 묻고 싶다. 지금까지 전체의원들이 모여 단 한 번 회의하지 않았고 국민의힘(전 미래통합당) 의원들에게 단 한 번도 의견을 묻지 않았다"며 "원내교섭이 가능한 야당을 배제하는 선례를 남긴 책임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분명히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임시회에서는 재무건설위원장으로 정준호 의원(민주당, 불광1·2동)이 선출됐다. 정 의원은 지난 7월 재무건설위원장에 도전했지만 4차례나 부결돼 위원장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4차례나 동일한 안건을 상정한 것을 두고 일사부재의 원칙에 어긋난 것이 아니냐는 문제도 제기됐다.

8일 임시회에서는 다섯 번째 재건위원장에 도전해 찬성 12표를 얻으며 어렵게 위원장에 선출됐다. 하지만 무효 5표, 기권 2표가 나오면서 여전히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음이 드러났다. 재무건설위원장으로 선출된 정준호 의원은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노력하겠다"고 짧은 당선소감을 전했다. 

"의회 흔들기는 안 돼" vs. "소통 없는 강행은 반대"

이날 오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던 의장단 구성은 운영위원회 구성을 앞두고 멈췄다. 의회 시작 전 운영위원장으로 오덕수 의원이 민주당 내에서 결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운영위원회 구성이 무난히 통과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은 빗나갔다. 

운영위원회 구성의 발목을 잡은 건 박용근 의장이 의장 추천권으로 오덕수 의원, 기노만 의원, 나순애 의원을 추천하면서다. 전반기에 운영위원장과 부위원장을 맡은 기노만 의원과 나순애 의원이 또 다시 운영위원회에 들어가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는 의원들의 지적이 일었다.

운영위원회 구성은 행정복지위원장과 부위원장, 재무건설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당연직으로 들어가고 추가로 3명의 의원이 합류하는 구조인데 이 3명을 의장의 의지대로 앉히는데 의원들이 집단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전반기에 운영위원을 맡은 의원에게 또 다시 운영위원을 맡기는 건 누가 봐도 이해가지 않는다, 야당의원들은 배제하고 민주당 의원들로만 구성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의원들의 발언이 이어지자 박용근 의장은 정회를 선포하고 수습에 나섰다. 

예정대로라면 오후 2시에 의회가 다시 속개돼야 하지만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의원들이 더 많은 상황이 연출되면서 또 다시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본회의장을 지키는 의원들은 "문제가 있어도 본회의장에는 들어와야 하는 거 아닌가? 언제까지 의장을 흔들려고 하냐?"는 성토가 이어졌지만 오후 3시가 되어서도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자 결국 의회는 자동 산회되었다. 

박용근 의장은 "의장의 고유권한인 의장 추천권을 짓밟는 거라고 생각한다. 양보할 만큼 했는데도 의회를 파행으로 이끌고 가는 책임은 이 자리에 없는 의원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의원들은 "의장의 권한은 소통을 바탕으로 해야 의미가 있지 말로 강조한다고 해서 세워지는 건 아니다. 의장은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일관성도 없고 합리적이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19명의 의원들이 열린 회의실에서 단 한 번도 회의를 하지 않았다. 소통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의장이 원하는 사람들로만 의장단을 구성하려고 하고 결국 이걸 발판으로 몇몇 의원들이 의회를 좌지우지 하겠다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차기 구청장 자리 두고 당내 견제에 소통·협치 문제까지 겹쳐

지난 7월 9일 은평구의회 후반기를 이끌어 갈 의장으로 박용근 의원이 선출됐지만 이후 두 달 동안 의회는 사실상 멈춘 상태가 됐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박용근 의장의 리더십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이 많다. 전반기 의회에서 의장직에 도전하면서 "전반기에 의장에 도전해서 실패하면 후반기에는 평의원으로 남겠다"고 이야기 해놓고 결국 후반기 의장직에 오르기 위해 의원들을 규합하는 과정에서 무리수를 뒀다는 것이다. 

은평구의회 A의원은 "차기 구청장 자리를 놓고 민주당 내부의 견제가 작동하고 있는 상황과 야당과 소통·협치 없는 민주당의 태도 등이 결합되면서 결국 지금의 은평구의회 모습을 만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의장 자리를 놓고 강병원·박주민 의원이 지역위원장으로 협의를 하는 것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의회 상임위원장 자리까지 당협위원장이 간섭하는 모양새가 결코 좋은 건 아닌 상황인데 의장은 당협위원장 말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하고 있어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꼬일대로 꼬여버린 은평구의회 의장단 구성이 앞으로 어떤 해법을 찾아 나설지 또 다시 박용근 의장의 리더십은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립니다.


태그:#은평구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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