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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는 말 많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일상이 무너졌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습니다. 이제는 코로나가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입니다. 코로나에 굴하지 않고 매일 도전하며 나의 일상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시민기자가 되어 같이 참여해 주세요.[편집자말]
더듬더듬 아직 어스름한 새벽, 휴대전화를 찾으며 눈을 뜨면 시간 도장을 찍어주는 어플을 켠다. 밖이 밝아져 있으면 마당에 나가 한 컷 찍기도 하고, 아직 어두우면 거실에서 기상시간 도장이 찍히는 사진을 남긴다.

알람 없이 일어나기 시작한 지 오늘로 64일 차. 사진을 남기기 위해 일으킨 몸은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잠을 몰아내기도 하고, 밤사이 올라온 기사를 살피며 누운 자리에서 조금 더 뒹굴기도 한다. 활동량이 확연이 줄어버린 코로나 시대. '미라클모닝'의 처음 시작은 직장 내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이유였다.

외부 사람 접촉 '제로'가 낳은 부작용
 
사진도장 어플 어플과 SNS의 도움으로 알람없이 눈을 뜨고, 사진을 찍기위해 일어나는 게 일상이 되었다.
▲ 사진도장 어플 어플과 SNS의 도움으로 알람없이 눈을 뜨고, 사진을 찍기위해 일어나는 게 일상이 되었다.
ⓒ 김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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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기 싫은 날은 버스 여행하듯 대중교통을 이용한 출근도 기꺼이 즐기던 내가 코로나 시대를 살아내느라 대중교통을 끊고, 퇴근 후 주기적으로 나가던 모임들도 다 끊어내던 중이었다.

그러다보니 출퇴근만 2시간에 근무시간 8시간을 더해 하루 중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 데가 없이 쌓여만 갔다(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퇴근 후 시간을 활용할 수 없으니 가중되는 것이기도 했다).  

지각하지 않을 마지노선을 정해두고, 알람을 미루고 또 미뤄가며 최대치의 잠을 자고도 모자라 헐레벌떡 출근 준비를 하고, 과속단속 카메라를 피해 엑셀러레이터를 밟아가며 정신없이 시작하던 한심한 아침을 청산하기로 했다. 필요했던 나만의 시간을 고요한 아침에 찾아보기로 한 것이다.

처음부터 알람 없이 일어나지는 못했다. 일찍 일어나서 책도 읽고 드라마를 한 편 보기도 하고, 날씨가 좋은 날엔 산책이라도 하려면 2시간 정도는 필요할 것 같아 새벽 6시에 알람을 맞추었다. 그렇게 며칠을 강력한 의지로 아침을 체크해 나가다,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떠진 날 곧장 몸을 일으켰던 게 계기가 되어 알람 따위 과감하게 꺼버리기로 했다. 

어차피 나와 보내기로 한 혼자만의 시간 약속이었기에 철저한 시간 약속을 하기보단 눈 떠지는 때에 아침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꾸준함과 뒷심이 부족한 성격이라 오래 가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예상과는 달리, 알람 없이 눈 떠질 때 일어나기는 생각보다 훨씬 더 편안했고, 꾸준했다.
  
'미라클모닝'을 시작하고 달라진 하루
  
아침 일찍 일어나는 습관 들이는 이른바 '미라클모닝'의 원동력은 SNS에 있기도 했다. 평소 SNS에 일상을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고, '좋아요'를 받는 것만큼 눌러주는 것도 좋아하는 내가 시간 도장 어플을 통해 기상시간을 기록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 일어나고, 그것을 SNS에 올리기 위해 하루를 시작한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시대를 살아내며 눈뜨면 '코로나' 세 글자를 검색하고 쏟아지는 뉴스를 열심히 따라가던 때보다, #미라클모닝을 클릭하며 대한민국 어디에선가 나처럼 아침을 기록하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빨간색 달콤한 하트를 주고받는 게 훨씬 더 건강한 아침을 만들어 주었다.

스스로 만들어낸 챌린지에 어느 정도 성공을 맛보고 나니, 또 다른 작은 성공을 불렀다. 이제는 안 쓰는 게 더 어색한 마스크를 챙겨 들고 이른 아침 산책을 시작한 것이다. 출근 전 1만보를 목표로 정했다. 이번에도 스마트워치와 걸음을 기부할 수 있는 어플이 나의 걸음에 동행했다. 1시간 40분 가량을 걸으면 1만보에 도달했다.

이 또한 1만보를 채우겠다는 목표와 인증샷을 SNS에 매일 업로드하겠다는 스스로 정한 챌린지가 이루어낸 쾌거이다. 매일 걷기 시작한 지는 보름이 되었다. 아침 일찍 핀 나팔꽃들이 정겹고, 제철을 맞아 향이 끝내주는 무화과나무가 고맙다.

평소엔 자세히 보지 못했던 동네를 천천히 산책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여름에도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던 내가 이른 아침 산책으로 땀을 빼고 난 뒤 뼛속까지 시원해지는 찬물 샤워의 매력도 알아버렸다(2020 코로나 시대의 물놀이는 찬물 샤워로 대신한다). 매일 아침 산책을 한다는 건 계절과 세밀하게 가까워지는 기분이다.

신박한정리가 심어준 신박한 일상
 
▲ 신박한정리
ⓒ 김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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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바쁜 삶을 사느라, 추억이 된 물건들을 모두 보관하느라 정리가 힘든 사람들의 집을 효율적으로 정리해주는 월요일 저녁 TV 프로그램 <신박한 정리>를 처음부터 애청하고 있다.

TV를 즐겨보지 않는 내게 월요병을 없애주고, 다음날을 위해 일찍 자야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집중해서 보게 되는 신기한 프로그램. 아마도 그들의 비포가 나의 현재이고, 그들의 애프터가 곧 나의 내일이 될 것 같은 설렘 때문이리라.

실제로 '신박한 정리'와 함께 시작한 일주일은 집안 곳곳을 둘러보게 하고, 이른바 '둥지파괴'라고 하는 구석구석 잡동사니들의 자리를 해체시키고, 꿀팁들을 적용하며 가구 재배치를 통해 내 마음도 새로이 해본다. 그렇게 일주일을 살아내고 나면 또 다시 월요일의 설렘으로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다시 의지를 다질 수 있어 좋다.   
 
신박한정리 이제는 나도 할 수 있다.
▲ 신박한정리 이제는 나도 할 수 있다.
ⓒ 김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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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마음속에 깨끗하게 정돈된 집들을 부러워하며 '나도 할 수 있어'라고 다짐만 했었는데, 코로나 시대가 내게 벌어준 시간들에 자발적 '신박한 정리'를 더하니, 집이 조금씩 천천히 변화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주인공들처럼 '우리 집에 이런 게 있었나'를 반복하며 묵은 짐들을 비워내며, 마음도 함께 가벼워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리를 실천하다 보니 자연스레 쓰레기 줄이기와 친환경 살림에 점점 관심이 생겨 그동안 애써 외면해오던 지구에게 지난날들의 만행들을 반성하고, 지구를 위한 좋은 습관들을 쌓아가는 중이다.

사람이 사람을 피해야 하는 어쩐지 서글픈 코로나 시대지만, 물리적으로 떨어져 지내는 만큼 온라인으로 전화로 문자로 마음만은 더욱 서로 챙길 수 있기를 바란다. 더불어 나를 더욱 챙길 수 있는 날들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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