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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반정부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신경작용제 중독 의혹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러시아 반정부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신경작용제 중독 의혹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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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부가 의식불명인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에게서 신경작용제 '노비촉'이 검출됐다며 독살 시도 의혹을 주장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일(현지시각) 독일 총리실의 슈테펜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독일 연방군의 검사 결과 나발니가 노비촉에 중독됐다는 확실한 증거(proof without doubt)가 나왔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나발니가 신경작용제 공격의 희생자가 된 것이 충격적이다"라며 "독일은 이번 공격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유럽연합(EU),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등에 검사 결과를 통보하고 함께 대응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옛 소련이 개발한 군사용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은 2018년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이중간첩 독살 미수 사건에도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러시아 정부만이 대답할 수 있고, 대답해야만 하는 심각한 질문이 생겼다"라며 "누군가 나발니를 침묵시키려고 했으며, 나는 독일 정부의 이름으로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러시아 대통령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나발니의 (노비촉 중동 관련) 정보를 전달받은 바 없다"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다만 "러시아는 진상 규명을 위해 독일과 전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나발니가 독일로 이송되기 전 국제기준에 따라 전면적인 건강 검진을 했으며, 당시 독극물은 검출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며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온 나발니는 지난 20일 러시아 시베리아의 톰스크공항에서 차를 마신 뒤 비행기를 타고 모스크바로 이동하다가 의식을 잃었다.

비행기가 비상 착륙해 곧바로 러시아 옴스크 병원으로 옮겨진 나발니는 독일 인권단체의 지원에 따라 22일 독일 베를린의 샤리테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받고 있다.

나발니는 2017년에도 괴한이 얼굴에 화학물질을 뿌리고 도망가는 테러를 당해 안구를 다친 적이 있다. 또한 지난해 7월에는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경찰에 구금된 상태에서 발작을 일으켜 입원하기도 했다.

한편, 나발니를 치료하고 있는 독일 의료진은 "상태가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심각하다"라며 "나발니가 회복하기를 바라지만 독극물 중독에 의한 장기적인 후유증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태그:#알렉세이 나발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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