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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천시 갈산동에 위치한 '드림 에비뉴' 카페 임하선 대표는 30여년 간 하던 운동에 이어 카페를 운영한다. 카페 일을 운동하듯 명랑하고 경쾌하게 하여 보는 이도 유쾌해진다.사진제공/ 류봉열 사진작가
 이천시 갈산동에 위치한 "드림 에비뉴" 카페 임하선 대표는 30여년 간 하던 운동에 이어 카페를 운영한다. 카페 일을 운동하듯 명랑하고 경쾌하게 하여 보는 이도 유쾌해진다.사진제공/ 류봉열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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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작가 제이는 가끔 긴 메시지를 보낸다. 주로 카페에서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오늘도 카페에 간다.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내가 '드림 에비뉴(Dream avenue)' 카페에 가는 이유는 많다. 외로운 날엔 그리운 그 사람에게 편지를 쓴다. 2층 창가에 앉아 골목 풍경을 보고 싶다. 내가 선택하는 메뉴도 다양하다. 단편소설을 한 편 완성한 날엔 자몽차를 마신다. 알맞게 달큼하고 맛과 빛깔이 황홀하다. 마음에 습기가 찬 날엔 팥빙수를 먹는다. 그러면 어디선가 힘찬 에너지가 맑은 샘물처럼 솟는다.'

유난히 길고 지루한 장마 끝에 하늘이 가을 같은 팔월 어떤 날이었다. 나는 제이의 소개로 이 카페에 들렀다. 이천시 갈산동에 위치한 '드림 에비뉴(Dream avenue)' 카페 주인장인 임하선(51) 대표에 대해 쓰기 시작했다.

그는 손님이 주문한 음료를 들고 1층에서 2층까지 오르락내리락한다. 신기한 것은 계단 밟는 소리가 안 난다. 카페 건물은 복층이고 계단은 좁은데 그는 가뿐해 보인다. 이유를 들어보니 수년 동안 해온 '운동' 덕분이라고 한다.

임 대표는 이천에서 새롭고 건강한 운동 문화를 일으킨 주인공이다. 어렸을 때부터 무용과 춤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고 안동에서 헬스클럽을 운영하는 이모 눈에 띄어 에어로빅 강사로 활동했다.

이어 서울에서 좀 더 전문적인 춤을 배운 뒤 1992년 이천에서 진선미에어로빅 학원을 운영했다. 교직 생활을 한 부친의 전근으로 인해 가족이 함께 이사를 온 것이다.

"지금은 이천의 문화 수준이 높아져서 다른 지역에서도 부러워할 정도이에요. 근데 1990년대만 해도 이천은 춤 문화가 그다지 발달하지 않았어요. 스포츠댄스를 하는 곳은 없었어요. 당시 이천도자기아가씨 선발대회 오프닝 때 댄스스포츠 공연 요청이 왔기에 서울에서 두 팀을 모셔서 공연을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공연을 관람한 이천 사람들은 '저게 무슨 춤이냐?'라고 하시고 서울에서 오신 팀원들은 '이천은 문화 수준이 안 맞아서 못 하겠다'라고 하시면서 정말 난리였어요. 그런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었답니다." 
 
 임하선 대표는 자몽차와 레몬차를 손수 만든다. 음악을 들으면서. 사진제공/ 류봉열 사진작가
 임하선 대표는 자몽차와 레몬차를 손수 만든다. 음악을 들으면서. 사진제공/ 류봉열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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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임 대표는 에어로빅 학원을 운영하면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서울과 성남을 오갔다. 그 분야의 실력 있는 선생님들에게 재즈댄스와 스포츠댄스(라틴댄스) 등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그는 이천 사람들에게 시대의 흐름에 맞춘 새로운 춤 문화를 발 빠르게 알려줬다.

이천에서 실시한 전국체육대회 오프닝 체조, 생활체육회, 중·고등학교 특기프로그램, 시니어운동프로그램 등. 이천 사람들 신체에 건강하고 유익한 변화를 가져다줬다. 그랬던 그가 2020년 3월, 카페를 열었다. 디자인 감각과 음식 솜씨가 뛰어난 여동생의 권유에 의해서였다.      

"제가 카페를 연다고 하자 지인들께서 응원을 많이 해주셨어요. 의아해 하시면서 걱정해 주신 분들도 많으셨고요. 기존에 꾸준히 해온 운동과 관련된 일이 아닌 데다 작년 12월부터 카페 오픈을 준비했는데 어려운 시기에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고 하니까 그럴 만도 하셨겠죠. 그런데 저는 의외로 가볍고 담담한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코로나19가 오리라고는 꿈에도 상상 못 했죠. 코로나로 인해 다른 일도 연쇄적으로 어려워지고 카페 오픈은 계속 미뤄졌어요."

임하선 대표는 절망적인 상황을 명랑하고 산뜻하게 말했다.

"버텼죠. 운동하는 사람들이 잘하는 게 버티는 거예요. 그리고 카페를 열고 매일 청소하고 소독했죠. 손님이 오시면 오시는 대로 부지런히 일하고 손님이 안 오시 날에도 그렇게 했어요.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손님이 줄자 음악(그는 음악에도 조예가 깊다. 특히 1970년대 팝송부터 에드시런(Ed Sheeran)까지 들으면서 자몽차와 레몬차를 만들었어요. 과일차는 과일을 씻는 것부터 은근히 손이 많이 가거든요. 카페 일과 관련된 동영상 보면서 새로운 메뉴도 개발했죠. 같은 메뉴라도 맛과 차를 담는 디테일에서 다른 카페와 차별화하는 방법도 연구했고요. 수입이 줄어들었으니 지출도 줄였죠."

그는 카페 일을 하면서 고충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카페에서 일하지만 가끔 다른 카페에 가서 차 한 잔 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런 여유는 없어졌어요. 그래서 답답함을 느낄 때도 있지요. 사람을 많이 만나다 보니 다양한 사례도 있고요."

그런데 그보다 행복하고 보람을 느낄 때가 많다고 한다.

"그동안 얼마나 분주하게 살았는지 저의 아버지 생신 때 식구들하고 제대로 된 식사 한번 못 했더라고요. 운동을 할 땐 저녁에도 수업을 했거든요. 그에 반해 카페 일은 쉼표 같아요. 손님들이 '이 메뉴 정말 맛있어요. 카페가 예뻐요. 제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줘서 감사해요.' 그런 말씀 해주셨을 때 행복해요. 보람을 느끼죠.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했는데 손님들께서 하시는 말씀이 '힘든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맞장구치며 공감해줘서 위로를 받았다'라고 하세요. 저는 손님들을 통해 또 힘을 얻죠."
 
 임하선 대표는 매일 열심히 부지런히 그날 일을 한다. 그리고 내 친구 작가는 카페에서 글을 쓰고 사람들은 삶의 이야기를 나눈다. 드림에비뉴 카페. 사진제공/ 류봉열 사진작가
 임하선 대표는 매일 열심히 부지런히 그날 일을 한다. 그리고 내 친구 작가는 카페에서 글을 쓰고 사람들은 삶의 이야기를 나눈다. 드림에비뉴 카페. 사진제공/ 류봉열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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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하선 대표는 이 카페를 찾아온 이들과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공감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따듯한 위로를 주고받는 카페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한다. 운동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어르신 건강에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도 여전하다. 힘든 시기 한 가운데 서 있는 분들을 위한 응원의 말을 요청했다.       

"코로나19, 장마와 더위는 우리 인간의 힘을 넘어선 일인 것 같아요. 코로나는 언제 끝난다는 기약이 없으니 더 불안하고요. 그런데도 이런 시기에 어떤 일을 시작하신 분들은 그럴만한 사정이 있으실 거예요. 열심히 노력하셔도 앞이 보이지 않은 상황도 있으실 테고요. 그럴 땐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오늘 할 분량을 충실히 해보시는 건 어떨까 싶어요. 인내심을 가지고 버티고 견디시면 머잖아 좋은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데 제이한테 메시지가 왔다.

'글이 써지지 않은 날에는 이 카페에서 책을 읽는다. 이젠 마스크를 벗은 사람의 민낯이 오히려 낯설고 생경하다. 그 사람이 원래 저런 얼굴을 가진 사람이었나 헷갈린다. 문득 책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하고 2층 다락방에서 둘러앉아 인간이 가진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깊고 고아한 대화를 공유하고 싶다. 그렇게 세월은 속절없이 흐르고 암울한 여름이 지나간다. 하늘이 눈부시게 파랗다. 구월이다. 가을 첫날, 더 치열하게 일상 속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

나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이렇게 썼다. 제이와 내가 오늘 누리고 있는 이 낭만은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사는 누군가의 눈물과 수고가 만든 선물이다. 우리는 서로 연결돼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의 일부는 이천시청에서 발행하는 이천소식지 9월호에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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