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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얘기 듣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주민 최고위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 박주민 얘기 듣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주민 최고위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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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정부 국정 지지도가 심상치 않다. 20일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3~17일 전국 유권자 25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0%p)에 따르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3.9%p 하락한 44.8%를 기록했다. 여성의 경우 긍정 평가율도 하락했는데, 전체 지지율 하락폭보다 큰 6.6%p를 기록했다. 집권여당 민주당의 지지율 역시 4.4%p 하락했다.

지지율이 하락한 이유는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지난 10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사망한 것, 그리고 그 이후에 피해자의 기자회견이 있었던 것이 중요하게 작용했음을 부정하긴 힘들 것이다. 여전히 이 문제는 한국사회를 흔들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반에 민주당이 명확히 입장을 정하는 데에 실패했고, 문재인 대통령 역시 박 전 시장이 사망한 이후 10여 일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입장표명을 하고 있지 않는 점이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는 모양새다. 그 와중에 최근 며칠 간 일어났던 일은 더 당혹스럽다.

여성의 정치대표성 확대는 시대정신이다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아래 전준위) 전체회의에서는 민주당 여성 최고위원의 비율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의결했다. 최고위원 여성 비율 30% 할당제를 도입하기로 했던 것을 사실상 포기하고, 다음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이를 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안규백 전준위 위원장은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사회적 약자인 노동, 청년, 장애우(해당 표현은 문제적이라고 생각하나 안 위원장의 표현이니 그대로 옮기고자 했다 - 기자 말) 등 여러 직능단체가 너무 쇄도해서 인사권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현행 유지의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는 여성의 정치대표성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성평등을 앞장 서서 구현해 나가야 할 집권여당의 자세를 저버렸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민주당은 여성의 대표성 확대 문제를 당헌 제8조(성평등 실현)를 통해 명시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제8조 2항에 따르면 "중앙당 및 시도당의 주요당직과 각급 위원회의 구성, 공직선거의 지역구선거후보자 추천"에 있어 여성을 30% 이상 포함시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안 위원장의 발언이 또 문제인 이유는, 여성을 30% 이상 포함하는 경우 노인, 청년, 대학생, 장애인, 다문화 등 다양한 사회적 계층을 고르게 안분하도록 하는 민주당 당헌 제 8조 3항에서도 엿볼 수 있다. 여성은 단일한 정체성이 아니고, 안 위원장이 언급한 각 부문에서도 여성들이 엄연히 존재한다. '여성' 노동 전문가, '여성' 청년, '여성' 장애인이 있는 것이다. 다른 부문 성별의 디폴트(기본값)가 남성이라는 인식이 아니고서야 저런 말을 전국대회를 주관하는 위원장이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덧붙여, 정말로 다양한 사회적 계층의 배분에 관심이 있었으면 당헌 제10조(노인당원의 지위와 권리), 제 11조(노동부문 당원의 지위와 권리), 제 12조(재외국민 당원의 지위와 권리)에서 얼만큼 안분할 것인지 명시해야 한다. 그런데 해당 조항은 모두 "00부문 당원을 일정 비율 이상 포함한다" 고만 적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비율을 정해놓은 여성할당은 안 지키고 다른 부문의 고른 안배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당원투표, 당헌 수정 전에 해야 할 것이 있다

또한 현재 민주당 내부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중에 하나는 내년 서울, 부산 보궐선거에 후보를 낼 것인지에 대해서다. 당헌 제 92조(재·보궐선거에 대한 특례) 6항에 따르면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하여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다. 박 전 시장의 행동이 '중대한 잘못'이 맞느냐는 논쟁부터 당헌을 개정해서 후보를 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중이다.

물론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서 많은 중진 의원들이 이 논의를 지금 상황에서 하기를 꺼리는 모양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당헌 개정에 대한 논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최민희 전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은 (재보궐 관련) 당헌 96조2항을 개정하면 어떨까"라며 "민주당이 재보궐 선거에서 후보를 내고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 것이 더 책임있는 자세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또한 6선을 지낸 이석현 전 의원 역시 "여당이 서울·부산 등 광역에 후보를 안 내는 건 정당의 자기부정이며 대선에 심대한 타격이 될 것"이라며 '단, 정치상황에 따라 당무회의의 의결이 있으면 후보를 낼 수 있다'는 조항 추가를 제안했다.

정당은 유권자들에게 선택을 받는 결사체고 따라서 선거 때마다 후보를 당연히 내야 한다. 하지만 순서가 틀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현재 민주당 출신 광역단체장 3명이 위력에 의한 성폭력 문제가 제기되어 확정판결을 받거나 낙마한 상태에서, 후보자 추천 관련한 당헌 문구를 수정하고 다르게 행동하기로 마음 먹은 것에 대해 유권자들에게 이해와 용서를 구해야 마땅하다. 집권여당의 성인지 감수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민주당은 성폭력에 대해 엄중하게 대처할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용서를 구한다고 해도 비판을 완전히 피할 순 없겠지만, 현재 민주당은 집권여당이 성인지 문제에 대해 엄중히 접근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지 못하다. 최고위원 30% 여성할당을 사실상 포기한 것에서도 드러나지만, 이미 존재하는 당헌을 제대로 지키기보다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당헌을 수정할 생각만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마땅하다. 과연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율 하락을 민주당과 정부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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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읽고 보고 쓰고 있습니다. 사회학을 공부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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