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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원 시민기자의 기사 '한국 교육, 욕하기는 쉽지만... 우리 솔직해집시다(http://omn.kr/1oboc)'에 대한 반박 글이 들어와 싣습니다. 오마이뉴스는 한국 교육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환영합니다.[편집자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가 시행된 18일 오전 서울 상암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가 시행된 6월 18일 오전 서울 상암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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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우리가 교육 문제에 대한 모범 답안을 몰라서 이러는 걸까? 정작 중요한 '본질'은 건드리지 않은 채 곁가지만 흔들면서 '조물주가 와도 대한민국 교육은 바꾸지 못한다'고 한탄한다. 그러면서도 5천만 국민 모두가 교육 전문가인냥 떠들어대면서 다람쥐 쳇바퀴 도는 토론의 장에 숟가락을 얹는다. 이내 좌절하고 욕하는, 밑도 끝도 없는 '악순환의 메커니즘'이다.

대한민국 교육의 목표는 오로지 '성공'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과연 지금 우리 교육이 추구하는 '가치'나 '정신'이 있는가. 시험에 나온다면 삼척동자도 정답은 맞힐 수 있다. 물론 정답은 '홍익인간(弘益人間)'. 다만 이런 이야기는 지금 교실에서 씨알도 먹히지 않는, 차라리 개그의 소재다. 모르긴 해도 아이들 중에는 달달 외우기만 할 뿐, 그 뜻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일 것이다.

모든 게 대학 입시 탓이라고? 교육 개혁의 정점에 대학 입시가 있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우리 교육의 목표는 오로지 '성공'이다. 쉽고 솔직하게 표현한다면, '돈 많이 벌어서 편하게 사는 것'이다. 초등학생조차 장래 희망이 '건물주'라고 당당히 밝히는 세상인데 더 말해서 무엇 할까.

요즘 아이들 생활지도에 있어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 바로 '도박'이다. 최근 들어 도박에 손을 대고 엄청난 빚을 지며, 결국 법정 소송까지 가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아직까진 다수라고 할 순 없지만, 도박에 빠진 아이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건 분명하다.

그들을 불러다 자초지종을 물어보면, 그냥 '쉽게 돈을 벌 수 있어서'라고 답한다. 주위에서 어른들과 친구들이 도박을 통해 큰돈 버는 걸 봤다면서, 지금은 운이 닿지 않아 그렇지 언젠가는 기회가 찾아올 거라고 선선히 말하는 경우도 있었다. 입시를 앞둔 수험생이지만, 그들에게 대학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차마 아이들 앞에서 대놓고 말 꺼내지는 못하지만, 이 땅의 교사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조금 더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지만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 참는다'는 세태에 교사라고 자유로울 순 없다. 학교에는 성인군자 같은 고결한 분도 많지만, 당장 시정잡배만도 못한 교사도 적지 않다는 걸 부정할 수 없다.

물론 범죄는 아니지만 수업보다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에 더 관심이 있는 교사도 있고, 정규수업시수는 줄여달라고 아우성치지만 정작 가욋돈을 벌 수 있는 보충수업은 놓치지 않으려는 경우도 여럿 봤다.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을 두는' 그들의 행태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염된다. 배움은 수업 시간 교과서를 통해서만 이루어지진 않는다.

따지고 보면, 코흘리개 아이들이 '건물주'라는 쉽지 않은 용어를 어떻게 알았겠는가. 그건 태어날 때부터 본능적으로 알 수 있는 용어는 아니잖나. 어려서 가정의 부모로부터, 학교의 교사로부터, 기성세대가 만든 여러 대중 매체들로부터 가랑비에 옷 젖듯 체득한, 그들 나름의 '처세술'임에 틀림없다. 그들을 누가 탓할 수 있으랴.

솔직해지자, 아이들은 죄가 없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이틀 앞둔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등학교에서 3학년 수험생들이 복도에 나와 자습을 하고 있다. 2018.11.13
 수험생들이 복도에 나와 자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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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매불망하는 대학 입시도, 그들에겐 '중간 기착지'일 뿐이다. 공부라면 질색이라는 아이들도 굳이 대학에 가려고 하고, 그것도 명문대 진학을 위해 건강까지 헤쳐가며 악다구니를 쓰는 건 오직 '성공'을 위해서다. 대학 졸업장이 '신분증' 구실을 하는 현실에서, 정작 대학의 존재 이유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사회가 돼버렸다.

안타까운 건 요즘 들어 그 '성공'에 대한 기대와 요구치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목숨 걸 듯 공부해 명문대에 진학한 아이들조차 과연 돈 많이 벌어서 편하게 살 수 있을지 반신반의한다. 그저 자신보다 못한 친구들보다야 어떻게든 한 푼이라도 더 벌 수 있으리라는 기대 정도다. 여기서 자신보다 못하다는 건 학벌 서열이 낮다는 뜻이다.

'인생은 한 방' 운운하며 요행을 바라거나, 부동산 투기로 부자가 된 기성세대를 향해 아이들이 부러워하기는커녕 대놓고 꾸짖는 곳이라야 정상적인 사회다. 그러자면, 우리 교육이 추구하는 '가치'가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미래세대 아이들이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그것이야말로 교육 개혁의 고갱이다.

곧, 정답이 정해진 마당에, 굳이 감정까지 소모해가며 우리 교육을 욕할 필요가 없다. 학생부종합전형이니 수능이니, 공정성이니 수월성이니, 평행선일 수밖에 없는 논쟁을 공론의 장에서 이어가기보다, 차라리 투기 등으로 인한 불로소득을 원천적으로 전액 국고로 귀속시키는 부동산 대책이 근본적인 교육 개혁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진짜 솔직해져야 할 대목은, 대학 입시를 향해 줄 세우는 초중고등학교 교육이 아니라 무능한 대학 교육에 대한 성찰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 육성 운운하곤 있지만, 지금 우리 대학 교육으로는, 단언컨대 희망찬 미래를 꿈꿀 수 없다. 취업 외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아이들 탓이라고 돌려서는 곤란하다.

그들은 오랫동안 고등학교 졸업생 열에 일곱 여덟이 진학하는 꽃놀이패를 쥔 채, 신입생 선발에만 눈이 멀어, 재학생 교육에는 뒷전이었다. 지금 수많은 대학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는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것이라며, 그들의 수준 미달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오로지 전가의 보도처럼 대학 교육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부족한 탓이라고만 징징댈 뿐이다.

명문대 보내는 것이 여전히 가정과 학교의 목표인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명문대를 졸업해봐야 별 볼 일 없는 사회를 만들면 된다. 이게 '역차별'이라고? 도덕 점수가 높다고 도덕적 인간은 아니며, 역사 성적이 좋다고 역사의식이 투철하다고 할 수 없다. 고작 수능 점수로 사람의 재능과 역량을 판단할 수 있다고 보는 인식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진정한 행복은 소비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포항 지진 여파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뒤로 연기된 16일 오전 광주 북구 고려고등학교에 공부하기 위해 등교한 고3 수험생들이 교실로 들어가고 있다.
 공부하기 위해 등교한 고3 수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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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교육의 대전제는 이것이어야 한다. 더 이상 많이 벌어 펑펑 쓰는 풍요로운 시대는 오지 않는다. 미래에 필요한 삶의 지혜는 바로 적게 벌어서 적게 쓰는 능력이다. 진정한 행복은 소비에서 비롯되지 않는다는 감수성을 길러주는 교육이 중요하다. 우리는 지금 아이들에게 지구가 하나 더 생겨날 것처럼 가르치고 있지 않는가.

전대원 선생님의 주장에 100% 공감하면서도, 그조차 '본질'은 여전히 건드리지 못하고 주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공교육의 질을 높이면 사교육이 줄어든다'는 통념은 꽤 오래됐지만, 굳이 인터뷰나 논리 따위가 필요 없는 이야기다.

공교육이든 사교육이든 질이 높아진다는 건, 명문대 합격으로 보여지는 게 아니라 아이들의 공부에 대한 열정이 커지고,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려는 마음가짐으로 증명되는 것이다. 과연 우리 사교육이 공교육을 폄훼하고 조롱할 만큼 그것을 증명하고 있는가. 상당수 대학 졸업자의 취업 시장으로 기능할 뿐, 우리 사교육은 백해무익한 존재다.

전대원 선생님도 현직에 계시지만, 나 역시 지난 23년 동안 현직 교사로서 나름 교육 개혁을 부르짖으며 살아왔다. 처음엔 대학 입시의 문제에만 매몰되어 제도만 바꾸면 시나브로 매듭이 풀릴 줄 알았다. 그러자니 프랑스와 핀란드, 독일 등 '남의 떡이 더 커 보였고', 어떻게든 벤치마킹하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제도에 천착할수록 점점 더 본질에서 멀어져 가는 느낌이었다. 한국 사람에게 억지로 던들(Dirndl, 독일 전통의상)을 입혀 독일 교육을 머릿속에 욱여넣으려고만 했다고나 할까. 진정 교육 개혁을 바란다면 대학 입시와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인식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 정면교사든 반면교사든, 중요한 건 제도가 아니라 그것이 추구하는 가치와 정신이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되고, 새로운 교육과정이 마련되며, 대학 입시가 바뀌는 걸 두고 교육 개혁이라고 눙칠 순 없다. 교육 개혁의 종착역이 아이들의 행복이라면, 공부하고 싶은 아이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가슴 뛰게 하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것이 진정한 교육 개혁이다. 어쩌면, 학력별 임금 차별을 없애고, 생활 임금을 보장하며, 기본 소득에 대해 논쟁하는 것이 교육 개혁의 지름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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