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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수록 '반면교사(反面敎師)'만 늘어간다. 나이 어린 사람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어른들, 식당이나 가게에서 종업원들을 하인 대하듯 하는 사람, 그러면서도 돈 많은 자들 앞에서는 스스로 하인이 되는 비굴한 사람, 자신이 살아온 방식이 무슨 대단한 진리라도 되는 듯 남의 삶을 우습게 재단하는 사람들…

여러 유형의 예의 없고 어리석은 사람들을 볼 때면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정신이 번쩍 들곤 한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나를 채찍질하는 것이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지. 귀찮다고 고민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고 그저 편한 대로 살면 나도 저런 사람들이랑 똑같아지는 거야.'

어쩌면 나는 반면교사들을 미워하고, 그들의 파렴치한 태도에 분노하는 힘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그들을 미워하는 힘만을 동력 삼아 사는 것도 그다지 좋은 삶은 아닌 것 같다. 반성 없이 남 욕만 하다 보면 모르는 사이 나도 내가 욕하던 그 사람들과 같아지는 법이니까.
 
 <내 인생을 완성하는 것들>, 라이언 패트릭 헨리 지음, 안종희 옮김, 위즈덤하우스(2020)
 <내 인생을 완성하는 것들>, 라이언 패트릭 헨리 지음, 안종희 옮김, 위즈덤하우스(2020)
ⓒ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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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삶을 산다'라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그보다 먼저, '삶을 산다'라는 말은 정확히 무슨 뜻일까? (…)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나은 여정을 살아간다. 사실 삶의 많은 것이 우리의 실천에 따라 달라진다. 어쨌든 우리는 모두 단 한 번 인생을 살기 마련이고, 자기 자신에게 맡겨진 한 번의 삶을 살기 위해 가야 할 길과 가지 않을 길을 매 순간 선택해야 한다. 왜 이 길이 다른 길보다 나은 걸까? 가야 할 길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삶의 여정을 인도하는 안내자는 어디에 있을까?
- 8~9p

나에게 '삶의 여정을 인도하는 안내자'란 역시 책이다. 살아 있는 자들에게 답을 구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누구에게나 인생은 단 한 번뿐이고, 살아 있는 자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삶을 배우는 중이니까. 생을 온전히 살아낸 자들이 남긴 치열한 고민과 사유를 읽으며 질문하고, 때로는 반박하면서 '더 나은 삶'에 대해 고민해본다.

<내 인생을 완성하는 것들>의 저자 라이언 패트릭 헨리는 경제학자이자 도덕철학자인 애덤 스미스의 저서 <도덕감정론>을 길잡이 삼아 '더 나은 삶'과 '행복한 삶'으로 향하는 길을 찾아보려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국부론>의 저자로 잘 알려진 애덤 스미스는 '자본주의의 창시자'로 유명하다.

애덤 스미스는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한 '상업 사회'를 옹호하는 한편 자본주의가 인간의 도덕과 행복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서도 깊이 우려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삶인지 평생 질문하고 성찰했던 도덕철학자 애덤 스미스의 첫 책 <도덕감정론>은 그가 글래스고 대학에서 도덕철학 교수로 일하던 시절, 수업에서 강의한 내용을 토대로 집필한 것으로, 1759년 초판이 출판되었다.

애덤 스미스 연구자이자, 보스턴 대학 정치과학 교수인 라이언 패트릭 헨리의 <내 인생을 완성하는 것들>은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에서 인생철학의 키워드 29개를 꼽아 그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찾고, 다시 질문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집요하게 질문을 던짐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삶의 정의와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한다.

애덤 스미스는 "세상은 인간의 이기심 덕분에 돌아간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이 천성적으로 '자기 안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도록 만들어졌지만, '자기 안위'를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행복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우리는 타인의 처지에 관심을 갖고, 이타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미스에 따르면, 사람들은 타인의 주목과 관심을 얻기 위해 자신의 상황을 '개선'하려고 쉬지 않고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가 우리 자신의 '상황 개선'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타인의 공감, 인정, 관심과 호평을 받는 것뿐이다.

타인의 관심을 받기 위해 더 좋은 것,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우리는 바쁘게 일을 하고 돈을 벌지만, 어찌 된 일인지 열심히 일할수록 행복은 점점 더 멀어져만 가는 것 같다.
 
오늘날의 삶은 분주하다. 분주함은 사실상 현대인의 삶을 규정하는 대표적인 모습이다. 항상 움직이고 늘 서두르면서 끊임없이 다양한 방향으로 끌려다닌다. 혹여 남들에게 뒤처질까 잠시 쉬는 것도 두려워한다. 그러면서 원하는 건 행복뿐이라고 말한다. 여기에 어떤 모순도 느끼지 못한 채 말이다. 왜 우리는 일에 매진할까? (…) 우리는 일을 통해 행복에 필요한 것을 얻길 바란다. 하지만 스미스가 우리에게 알려주려는 진실은 행복은 어떤 것을 얻는 것이 아니라 어떤 존재가 되는 것, 곧 우리 자신의 존재 방식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 67~68p

그렇다면 인간은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 것일까? 애덤 스미스가 말하는 '존재 방식'이란 무엇일까? 스미스는 <도덕감정론>에서 고대에서 시작된 '탁월하고 칭찬할 만한 인격이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붙들고 '인간의 존재 방식'을 탐구한다.

하지만 과연 "탁월하고 칭찬할 만한 인격"이라는 게 현실에서 실현 가능할까? 그런 '온전한 인격'을 지닌, 그야말로 이상적인 인간상을 위한 방법들을 고민하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애덤 스미스는 '설령 인간으로서 우리가 현실에서 이런 완벽한 이상을 결코 실현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우리 인생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서 '완벽한 이상'은 필요하다고 말한다. '탁월하고 칭찬할 만한 인격'을 갖춘 인간상을 나침반 삼아 자신과 타인의 성실한 관찰자로서 살아간다면 "매일 어떤 특징이 개선되고 매일 어떤 결점이 바로잡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지금 내 방에는 고대로부터 시작된 질문을 이어 받아 '인간의 도덕과 미덕'의 문제를 고민하며 평생 <도덕감정론>을 수정하고 가다듬었던 18세기의 도덕철학자 애덤 스미스. 그가 찾은 답에 또다시 질문하고 탐구를 이어가는 <내 인생을 완성하는 것들>의 저자 라이언 패트릭 헨리, 그리고 그들이 쓴 책을 읽으며 '인간'과 '삶'을 배워가는 내가 있다.

책 속에는 시공간을 넘나드는 고요하고 아름다운 연결이 주는 위로가 있다. 삶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한 번뿐이고, 연습 없이 실전에 던져진 우리는 모두 치열하게 흔들리는 존재라는 것. '도덕과 미덕', 그리고 '더 좋은 삶'을 위해, 비록 완벽하지는 못하더라도, 우리는 모두 무해하고 사랑받을 만한 인격체가 되고 싶어 한다는 것.

라이언 패트릭 헨리의 <내 인생을 완성하는 것들>을 통해서 아주 오랜만에 '인간'과 '삶'에 대한 희망을 보았다. 나에게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를 가르쳐준 이 책을 '더 좋은 삶'을 위해 고민하는 많은 이들이 가까이에 두고 읽었으면 좋겠다.

내 인생을 완성하는 것들 -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29가지 지혜

라이언 패트릭 핸리 (지은이), 안종희 (옮긴이), 위즈덤하우스(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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