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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5명이 졸업 논문 프로젝트로 서울시 아동급식카드, 꿈나무카드에 대해 조사한 기사를 싣습니다. 이 기사는 김대영, 장세은, 최서연, 박영신, 정혜진이 작성했습니다.[편집자말]
프로젝트의 시작

코로나19. 금방 지나갈 것이라 희망했던 것과 달리 장기화 국면을 맞으며 우리 생활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그럼에도 학교는 개강을 했고, 우리는 졸업을 앞두고 있다. 우리가 수강 중인 '캡스톤디자인'은 전공과정의 마지막 단계로 그동안 배운 내용을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최종 연습을 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캡스톤디자인은 팀별로 하는 활동이지만 학교에 나가지 못하니 팀 활동도 온라인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실천 활동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러다 한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코로나라는 재난 속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에 관한 내용이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지역아동센터 휴원으로 돌봄을 받지 못하고 도시락을 전달받아 끼니를 해결한 아이들에 관한 부분이었다. 생각지도 못했다. 대학생인 우리가 코로나로 인해 느끼는 불편함은 학교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비대면 강의를 들어야 한다는 것,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힘들다는 것, 서울 바깥으로 돌아다니지 못해 답답하다는 것 정도였다.

공공기관이 운영을 중단하며 누군가의 끼니 해결이 어려워졌다는 문제를 인지하고 나니 '우리 학교 캠퍼스 안에 있는 유·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의문이 생겼다. 그중에서도 부양자가 매 끼니를 챙길 수 없는 가정의 아이들은 어디서, 어떻게 식사를 해결하는지 궁금해졌다. 그렇게 우리는 꿈나무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꿈나무카드, 그게 뭔데?
 
서울시에서는 단체급식소, 꿈나무카드, 도시락 배달 등의 형태로 아동급식을 지원하고 있다.
▲ 꿈나무카드 서울시에서는 단체급식소, 꿈나무카드, 도시락 배달 등의 형태로 아동급식을 지원하고 있다.
ⓒ 서울특별시 공식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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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나무카드는 서울시 아동급식 카드로, 보호자의 식사 제공이 어려워 결식 우려가 있는 18세 미만 아동·청소년들(아래 아동)에게 지역 내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한 전자카드를 지급하는 사업이다.

서울시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결식이 우려되는 아동에게 도시락 배달, 꿈나무카드 한시발급, 긴급돌봄서비스 등 급식 유형을 변경해 지원하였다. 아동 급식 지원 예산이 늘어나고 공백을 느끼는 아동들이 없도록 힘쓰고 있음에는 분명하지만, 꿈나무카드를 사용하는 아동들은 대부분 편의점으로 향하고 있다. 결식 우려 아동의 원활한 식사를 위해 마련된 꿈나무카드, 왜 아동들은 영양가 있는 따뜻한 한 끼 대신 편의점을 찾게 되었을까?
   
[문제점 ①] 턱없이 부족한 가맹점, 반 이상이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제과점
 
2017년과 비교했을 때 2020년의 가맹점 비율 역시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 2017년 꿈나무카드 가맹점 현황 2017년과 비교했을 때 2020년의 가맹점 비율 역시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 서울특별시 빅데이터 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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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의 결식 방지와 원활한 성장을 위한 영양개선'이라는 꿈나무카드의 제도적 목표와 달리 편의점을 제외한 꿈나무카드 가맹점 수는 2020년 6월 현재 총 2465곳(신한카드 페이지 기준). 구 평균 약 100곳으로 전체 일반음식점 수에 비해 매우 적은 편이다. 이마저도 프랜차이즈 제과점을 제외하면 식당은 2000여 곳으로 줄어든다. 일반가맹점 중에서도 아동에게 균형잡힌 식사를 제공할 것이라 기대되는 한식 음식점은 매우 적고, 1식 6천 원으로 식사가 가능한 분식이나 중식 음식점에 치중되어 있다. 지역별 편차도 크다. 중구 26곳, 동작구 63곳, 노원구 190곳 등으로 구마다 편차가 커 지역 차별이 아니냐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아동들에게는 선택지가 없다. 주변에 식당은 많지만 꿈나무카드 가맹점으로 등록된 음식점이 아니라면 갈 수 없다. 가맹점을 찾아 옆 동네로 가거나, 집 앞 편의점이나 제과점을 가거나 둘 중 하나이다. 영양가도 있고 먹고 싶은 음식으로 한 끼 먹는 것. 가맹점이 거의 없는 동네에서는 그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2017년 6월, 서울시는 '서울시민 먹거리 기본권' 선언을 통해 꿈나무카드 가맹점을 2000개에서 4000개까지 늘릴 계획이라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2400여 개에 머물러 있는 가맹점 현황은 가맹점 수를 늘리는 데 있어 혁신적인 방법이 필요함을 말해주고 있다.
  
[문제점 ②] 가맹점 정보에 대한 낮은 접근성과 정확성

꿈나무카드 가맹점 확인이 어렵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을 수 있다. 현재 꿈나무카드 가맹점은 연계 카드사인 신한카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홈페이지는 단순히 이름순으로 가게 목록을 나열하고 있고, 가맹점의 위치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없으며,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가맹점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어 가독성과 편의성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다. 실제 사용을 위해 가맹점을 찾으려면 신한카드 홈페이지에 접속해 구별로 정리된 가맹점 목록에서 음식점을 찾고, 다시 포털 사이트에서 상호를 검색해 식당의 위치, 메뉴, 단가 및 영업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OOO 국수’라는 원래 상호와 달리 ‘에프앤피’라고 적혀 있다.
▲ 가맹점 정보 오류 "OOO 국수’라는 원래 상호와 달리 ‘에프앤피’라고 적혀 있다.
ⓒ 네이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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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심각한 문제는 정보의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플 제작을 위해 홈페이지에 게재된 가맹점 2465곳 전부를 포털사이트에 검색해 보았다. 정보를 직접 확인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가맹점이 실제와 다른 주소, 전화번호, 심지어는 다른 상호로 기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식, 중식, 일반대중음식 등 대략적인 업종에 대한 정보도 적혀 있지만 실제와 다르기 일쑤였다.

우리가 발견한 잘못된 정보는 370여 개. 중식의 경우 여러 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 있음을 감안해 제외한 것임에도 15%의 가맹점이 다른 정보로 기재되어 있었다. 가맹점에 대한 부정확하고 충분치 않은 정보는 결국 아동들이 가장 확실한 가맹점인 편의점으로 향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문제점 ③] 6000원으로 사먹을 수 있는 것들 

서울시는 아동급식 단가를 5천 원 이상으로 정하고 각 구마다 존재하는 아동급식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예산범위 내에서 꿈나무카드의 1식 단가를 정하도록 하고 있다. 대부분의 구에서 5000원~7000원으로 1식 단가를 정했고 우리가 살고 있는 동대문구는 1식에 6000원을 지원한다.

그렇지만 6000원으로 사먹을 수 있는 음식이 얼마나 많을까? 대학가라 물가가 비교적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학교 근처에서 6000원으로 한 끼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 이런 의문을 가지고 동대문구청에 문의한 결과, 올해 이미 5000원에서 6000원으로 올린 것이기 때문에 아직 증액 계획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우리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인터뷰하고 설문조사했던 음식점 점주들과 꿈나무카드 이용자들의 의견도 나뉘었다. 6000원이 적당하다는 의견과 부족하다는 의견이 반으로 갈렸다. 그러나 6000원으로는 균형 잡힌 영양섭취라는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 음식을 사먹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지 않을까.

바뀌긴 했지만...

2019년 서울시는 그동안 문제점으로 여겨져 온 높은 카드 수수료와 전용 단말기, 카드디자인으로 인한 낙인효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범용 단말기, 신한카드 제휴를 통한 수수료 인하 및 카드디자인 변경으로 시스템을 개선했다. 하지만 시스템 개선 후에도 꿈나무카드 가맹점 수는 크게 늘지 않았다. 왜 그럴까? 이에 대한 답변으로 우리는 ① 점주가 가맹점 신청을 위해 따로 주민센터에 연락·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그 수고스러움을 상쇄할 만한 인센티브가 없다는 점 ② 제도가 개선된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은 점.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이 아니라면 꿈나무카드 이용이 가게의 이미지 제고와 결식아동 수요 확보로 인한 매출 증가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에도 신청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서 점주와 이용자들의 의견을 물었다.

[점주와 이용자들의 의견]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참고사항 : 가맹점주의 경우 심층 인터뷰를, 비가맹점주, 이용자들의 경우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용자 설문조사는 서울시 맘카페를 중심으로 2020년 5월 한 달간 89명이 참여했으며, 일부 타지역 아동급식 카드 이용자가 설문에 참여했으나 통제 불가한 온라인 설문조사 특성상 그대로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 여러 제한된 상황에서 학생들이 진행한 조사이니 단순 참고용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꿈나무카드 가맹점 사장님들을 직접 만나 꿈나무카드 실제 사용 현황, 가맹점 이전과 이후의 차이 등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Q. 꿈나무카드 실이용자는 어느 정도인지?
장안동 분식집 사장님 : " 2~3명? 오는 사람들만 꾸준히 와요."
회기동 분식집 사장님 : "많지 않고 오는 학생들만 찾아와요."
회기동 밥집 사장님 : "우리 가게에는 3팀 정도 꾸준히 오세요. 주로 가족과 함께 오는 손님들이고, 아이들끼리 오는 경우는 잘 없지. 배달 되냐고 물어보는 손님도 있었지만 배달 수수료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에 거절했더니, 포장을 주기적으로 해 가시는 손님도 있어요. 꿈나무카드 이용자들 특히, 아동이나 청소년들이 사용시 받을 눈초리가 무서워 많이들 안 오는 것 같아요."

이러한 답변은 실제로 이용자 설문조사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 기타의견 51개 중 11개 의견이 꿈나무카드 사용시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쓰인다는 것이었다.

자체 설문조사 및 인터뷰 결과 가맹점주와 비가맹점주, 이용자들 모두 서울시 차원에서의 홍보 부족을 개선해야 할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동대문구의 한 가맹점주는 "이용자들이 가맹점인지 아닌지 몰라서 오지 못한다", "주민센터에서 연락이 와서 그냥 신청하게 되었다. 신청 방법에 대한 홍보가 되어 있지 않아 나를 포함한 주변 상인들이 관련 사항에 대해 전혀 모른다"라는 의견을 전해왔다.

또한 꿈나무카드의 개선점으로 비가맹점 점주 8명 중 4명은 서울시 또는 동대문구 차원의 대규모 홍보, 3명은 꿈나무카드의 개선해야 할 점으로 한 끼 단가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꿈나무카드 가맹점이지만, 2019년 시스템이 개선된 사실을 모르는 가맹점주도 있었다.

Q. 2019년 꿈나무카드 시스템이 전면 개선되었다(카드 수수료 인하, 범용 단말기 사용, 카드 디자인 변경 등). 알고 있었는지?
회기동 00분식 사장님 : "몰랐어요. 사용 건수가 많지 않아서 신경쓰지 않았는데, 변경시 따로 공지사항을 받지 못해 여태 모르고 있었죠."

꿈나무카드 사업 전반에 대한 정확한 안내 부재로 인한 불편함은 이용자들도 느끼고 있었다.

"기존 방식에서 뭐가 달라진 건지, 며칠부터 며칠까지 사용 가능한 건지 지자체에서 전혀 연락이 안옵니다. 문자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 이용자 대상 설문조사 기타의견 중

비가맹점은 설문조사를 진행한 8곳의 음식점 중 5곳이 꿈나무카드의 존재에 대해서 전혀 알고 있지 못해 가맹점 신청을 할 수 없었다고 응답했다. 꿈나무카드에 대해 아느냐는 질문에 "전용 단말기가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한 점주에게 제도가 바뀌었음을 이야기하자, 가맹점으로 신청할 의사가 있다고 답한 경우도 있었다. 반면, 꿈나무카드 가맹 신청에 고민이 필요하다고 답변한 점주도 있었는데 그 이유로는 아동이 즐기는 메뉴가 없어서, 가게 운영 혼잡 우려, 비용 부담 등이 있었다. 실제 설문조사에 응답한 점주 중 다양한 결제 수단이 번거롭다는 의견도 있었다.

"사실 우리같은 사람들은 젊은이들이랑 달라서 제로페이? 그것도 고민 엄청했어. 번잡스럽거든요. 점심시간 이럴 때, 이것저것 다르게 결제하면 어휴 힘들어. 요즘 젊은이랑 달라. 그래도 제로페이는 요즘 워낙 많이 쓰니까 신청했는데. 암튼 번잡스러워. 고민이 좀 필요하죠." - 이문동 밥집 사장님
 
꿈나무카드 실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가맹점 부족을 현재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 꿈나무카드 설문조사 꿈나무카드 실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가맹점 부족을 현재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 춤추는네온사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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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적된 꿈나무카드의 개선에 서울시 차원의 홍보 부족과 더불어 이용자들은 현재 꿈나무카드가 불만족스러운 이유로 가맹점 수의 부족을 꼽았으며 61.8%(55명)의 이용자들이 실효성 증대를 위해서는 가맹점 증가가 가장 필요하다고 밝혔다.

적극적인 홍보와 벤치마킹이 필요하다

조사를 통해 그동안 서울시 차원의 적극적인 홍보가 미흡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꿈나무카드를 홍보하는 것을 보거나 안내를 받은 적이 있다는 점주보다, 인터넷 커뮤니티 또는 지인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되어 가맹을 신청했다고 답변한 점주가 더 많았다. 적극적인 홍보 없이 점주의 자발적 참여에 기대는 것은 적은 가맹점 수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가 주목한 것은 경기도의 사례이다. 경기도는 서울시와는 확연히 다른 방식으로 가맹점을 확보했다. 2020년 8월부터 비씨(BC) 카드사의 일반가맹점을 G드림카드(경기도 아동급식 카드)에 자동 연계해 가맹점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시스템 개선이 완료되면 이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기존 1만 1500개에서 약 12만 4000개로 대폭 확대된다고 한다. 실제로 이용자 대상 설문조사의 기타 의견 중 3개 의견은 가맹점수 증가 방안으로 경기도 G드림카드를 언급하기도 했다.

경기도의 전면적인 시스템 개선 선례가 있음에도 서울시가 이를 벤치마킹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시 아동급식 카드 담당 공무원에게 질의한 결과 모든 신한카드사 일반음식점 가맹점에서 꿈나무카드 사용이 가능하도록 할 수 있는 장치는 마련되었으나, 모범업소 외 가맹점화의 관리 감독 곤란, 아동의 건강에 저해되는 메뉴를 가진 업소 가맹점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어 시행 검토 중에 있다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가맹점 확보 방안으로 서울시는 2020년 하반기에 공공근로 일자리를 통해 직접 현장을 다니며 모범업소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가맹점 수가 너무 적어 가장 흔하고 사용이 보장되어 있는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제과점을 주로 이용한다는 이용자들의 의견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용 아동의 건강을 우선하여 급식의 질 및 근거리에서 다양한 메뉴의 급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하겠다고 했으나, 제한된 금액에서 모범업소를 발굴하는 게 쉬워 보이지 않고, 얼마나 많은 수의 가맹점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단 가맹점 수를 늘려 이용자의 선택지를 넓히고 모범업소를 추천하는 방식이 꿈나무카드의 실효성을 더 높일 수 있는 방안일 것이다.

'천생' 문과들의 도전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 꿈나무카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에 동참해 보고자 했다. 먼저 가맹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꿈나무카드의 사업 취지와 내용, 신청방법 등을 포함한 홍보지를 제작하고, 6000~7000원대의 한식을 판매하는 동대문구 298곳의 음식점에 홍보지를 우편발송 또는 직접 전달했다.

홍보활동으로부터 2주의 시간이 흐른 후, 동대문구에 2개의 신규 가맹점이 추가되었음을 확인했다. 우리의 작은 노력이 신규 가맹점 등록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게 되어 뿌듯한 순간이었다. 대면 홍보활동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던 많은 사장님들 또한 제도의 취지에 공감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셨기 때문에 이후 더 많은 가맹점이 추가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음으로 우리는 접근성, 정확성 측면에서 문제가 많았던 꿈나무카드 가맹점 정보 시스템을 개선하고자 꿈나무카드 어플리케이션을 제작했다. Java, Pathon 등의 프로그램을 접해본 적이 없는 문과 학생들로서 제작 과정에서 만난 돌부리들은 크나큰 암벽들로만 느껴졌다. 코딩 및 프로그래밍을 배워보고자 했지만 시간과 재정적 여유가 부족하여 포기할까 고민하기도 했던 순간은 시작일 뿐이었다.

컴퓨터 용어에 대한 지식 없이도 어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아낸 후, 즐거운 마음으로 서울 전역의 꿈나무카드 가맹점을 손수 입력했다. 하지만 방대한 데이터 양으로 인해 어플리케이션 속도가 심각하게 낮아졌을 때, 도합 50시간 가까이 투자했던 가맹점 자료를 눈물과 함께 날려 보냈던 일은 팀원 모두가 최악의 순간으로 꼽는 기억이다.

다른 방식을 통해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고 더 나은 어플리케이션을 위한 도전을 해나가면서 이제는 나름대로 쓸 만한(?) 어플리케이션을 완성할 수 있었다. 어플리케이션은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인근 가맹점의 상호와 위치, 전화번호, 메뉴 등의 정보와 카드 잔액 조회 기능을 담고 있으며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 대기 중이다. (꿈나무카드 이용자들의 많은 이용 바랍니다.)
 
직접 만든 꿈나무카드 어플리케이션.
▲ <사진5_꿈나무카드 어플리케이션> 직접 만든 꿈나무카드 어플리케이션.
ⓒ 춤추는네온사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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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나무카드가 진짜 '꿈나무'카드가 되기 위해

4개월간의 캡스톤디자인 프로젝트는 꿈나무카드의 사용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아이들에게 꿈나무카드는 영양 있는 한 끼 식사를 제공해 주는 것이 아니라, 빵과 도시락으로 밥을 때우는 수단에 불과했다. 우리는 그 문제점을 서울시의 한정된 홍보 및 가맹점 모집 방식에서 찾았다. 가맹점 수가 부족해 선택지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확실한 선택지인 편의점과 제과점에 치중된 사용은 당연한 결과였다.

우리는 꿈나무카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가맹점을 따로 모집하지 않고 모든 곳에서 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결제 시스템을 개선할 것을 제안한다. 경기도 G드림카드의 결제 시스템을 참고하여 일반음식점 가맹점을 대폭 확대한다면, 아동들의 선택지가 넓어질 것이다.

또한 가맹점 정보에 대한 부정확성과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맹점 정보를 제공하는 홈페이지는 잘못된 정보가 너무나도 많아 찾아가는 것조차 힘들게 하고 있다. 상호, 전화번호, 주소의 기본적인 가맹점 정보만은 정확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하여 아동들이 가맹점을 찾는 과정에서 헛걸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서울시 차원에서의 꿈나무카드 어플리케이션 제작, 운영 또한 필요하다. 우리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만든 어플리케이션은 전문가가 만든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여러 한계가 존재한다. 지속적인 정보 업데이트와 매달 지불해야 하는 유지비도 조금은 부담스러운 실정이다. 시, 구 차원에서 정보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힘써 보다 나은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운영한다면 아동들이 보다 다양한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카드' 그 자체의 기능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이름처럼 '꿈나무'가 될 아동들의 입장에서 현실적 상황을 고려하는 것. 그것이 꿈나무카드가 지닌 과제이다. 꿈나무카드가 걸어가야 할 길이 아직 멀어 보이는 듯하다.

태그:#꿈나무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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