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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 고3학생들이 80일만에 등교를 했다. 학생들이 등교하면서 본격적인 대학 입시가 시작됐다. 본래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야 할 입시가 코로나 때문에 5월 말이 되어서야 시작한 것이다. 수험생에게 5월이란 3월, 4월 교육청 학력평가와 중간고사를 치른 후 6월에 있을 평가원 모의고사를 준비하는 시기다. 하지만 등교가 연기되면서 고3 수험생의 입시과정에 문제가 발생했다.

 첫번째는 고3 수험생의 정시 경쟁력 하락이다. 냉정히 정시 전형에서 고3 수험생의 경쟁력은 N수생에 비해 떨어진다. 서울대에서 발표한 '2020학년도 합격생의 고교 졸업 현황'에 의하면 정시 전형에서 N수생 합격자 비율은 58.9%다. 반면 재학생 합격자 비율은 37.7%로 N수생에 비해 낮다.
 
서울대 합격생의 고교 졸업 연도별 현황 서울대 합격생의 고교 졸업 현황으로 정시전형에서는 N수생, 수시전형에서는 재학생이 많다
▲ 서울대 합격생의 고교 졸업 연도별 현황 서울대 합격생의 고교 졸업 현황으로 정시전형에서는 N수생, 수시전형에서는 재학생이 많다
ⓒ 서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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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 성적을 관리하면서 수능을 준비해야하는 고3 학생들과 달리 학습시간을 모두 수능 공부에 투자할 수 있는 N수생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또한 반복된 학습을 통해 쌓인 노하우와 이미 수능 시험장 분위기를 체험한 경험은 차이를 더 벌린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고3 수험생은 정시에서 더 불리한 조건을 갖게 된다.

등교가 연기되면서 한학기 동안의 교과활동과 비교과활동을 6월 중으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대형 재수학원은 등교를 연기한 학교와 달리 3~4주 동안의 등원연기만 하고 철저한 관리 하에 등원을 지속했다. 꾸준한 반복 학습을 해온 N수생과 모든 경험이 처음인 고3 수험생의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두번째는 반수생 유입 증가다. 필자가 재수학원에서 수능을 준비했을 당시 학원 선생님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

"재수학원 실적은 반수생이 대부분 낸다."
"서울대를 가장 많이 보내는 곳은 연고대다"

위와 같이 상위권 학생에는 반수생이 많다. 반수생은 9월 평가원 모의고사와 수능에서 등급 컷을 올리는 복병 역할을 한다. 문제는 현재 대다수의 대학교가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있어 반수생이 크게 증가한다는 거다. 보통 반수생은 1학기 학사 일정을 소화하고 6월부터 수능을 준비했다.

그러나 올해는 온라인 강의 덕에 학교를 가지 않게 되고 수능이 2주 연기되면서 반수생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었다. 반수생의 유입이 많아질수록 고3 수험생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은 수시와 정시에서 모두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세번째는 고3의 학생부 관리다. 코로나 19로 인한 등교 연기는 수시 지원을 노리는 고3 수험생들에게 치명적이다. 고3 내신 성적 산출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없었다면 4월에 중간고사는 이미 진행됐다. 그러나 온라인 강의로 연기되면서 중간고사를 치루지 못하였다.

'그깟 시험 하나쯤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고3들에게는 그렇지 못하다. 수시 원서에서 학생부의 내신 성적은 3학년 1학기 성적까지 포함된다(재수생의 경우 3학년 2학기까지 전부 포함). 게다가 고등학교 성적 반영 비율에서 3학년 성적이 50%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1학년 20%, 2학년 30%). 현재 중간고사를 보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3학년 1학기 기말고사와 수행평가에 50%나 되는 비율을 할당해야 한다. 이것은 수능 공부도 동시에 해야 하는 고3 수험생들에게 큰 부담이다.

또한 단 한 번의 시험이 대입 결과에 결정적이기 때문에 과거 숙명여고 답안지 유출 같은 비리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한학기동안 해야 할 활동들을 짧은 기간 내에 진행하면서 교사들의 업무 과중으로 인해 학생들의 학생부 내용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네번째 문제는 대입 전략의 부재다. 일반적으로 대입전형은 크게 정시와 수시로 나뉘어지고 수시는 학생부 종합, 교과, 논술로 나뉜다. 고3 수험생들은 자신들이 유리한 전형을 파악하고 주력으로 내세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3월, 4월, 6월 학력평가다. 수능에서의 자신의 위치와 경쟁력을 대충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여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전형을 선택한다.

특히 3, 4월 학력평가는 1학기 중간고사 이전에 응시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전형 선택에 있어 기초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올해는 3월 학력평가는 4월 24일로 연기되고 자율적으로 시행되었다. 자율적인 시험으로 진행되니 공정성을 우려해 성적처리를 하지 않았다. 4월 학력평가는 5월 21일에 시행되었다. 하지만 등교 후 다음날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응시해야 했던 시험이라 객관적인 판단이 어렵다. 게다가 담임교사와의 입시 관련 상담도 부족해 입시 전략을 세우는 것이 힘들다.

이태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후에도 교육부는 등교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학생들의 안전을 이유로 등교 반대를 외치는 글이 많이 보였다. 고3 학생들에게는 대학 입시라는 3년동안의 목표를 포기하라고 할 순 없지만 확산이 심해진다면 안전을 위해 등교를 중단해야 한다.

그러나 만일 등교 중지를 한다고 하더라도 6월 평가원 모의고사는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 평가원 모의고사는 수험생에게 있어서 필수적인 시험이다. 평가원이 직접 제작한다는 점이 첫번째다. 평가원 모의고사 문제의 퀄리티는 사설 모의고사나 교육청 모의고사의 퀄리티보다 우수하다. 또한 수능 문제를 평가원에서 제작하기 때문에 문제 유형이 수능과 가장 유사하다.

두번째는 처음으로 N수생과 동시에 응시하는 시험이라는 점이다. 3, 4월 교육청 학력평가는 오로지 고3 수험생들만 치룬다. 반면 6월 모의고사는 고3과 N수생이 함께 보는 시험으로 자신의 현재 성적이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공부 방식과 실력을 점검한다.

세번째는 출제자들에게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모의고사는 학생들에게 수능과 유사한 역할을 하며 수능을 연습하게 도와주지만 출제자들에게는 응시생들의 성향, 난이도, 출제 포인트 같은 데이터를 제공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등교가 연기되어 취소되거나 원격으로 시험을 응시한다면 수험생은 경험을, 출제자는 데이터를 얻지 못한다. 게다가 현재 3,4월 학력평가로는 서로에 대한 객관성이 있는 정보를 얻지 못했다. 그러므로 6월 평가원 모의고사는 제대로 된 관리 하에 시행되어야 한다.

현재 고3들도 등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학생들의 경우 독서실이나 집에서 1타 강사의 인강을 듣는 등교 연기가 좋을 것이다. 반면 일부 수시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수능이 6개월 정도 남은 이 시기에 얼른 내신 관리를 끝내야 한다는 생각에 등교가 좋을 것이다.

만약 코로나로 인해 학생들의 안전에 위협이 된다면 등교중지를 하는 것이 옳다. 입시보다는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등교를 중지해도 대학을 목표로 공부했던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기 위한 대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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