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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강은미 당선자와 김영훈 노동본부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공동으로 '코로나-19를 빌미로 한 이스타항공, 아시아나KO 정리해고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의당 강은미 당선자와 김영훈 노동본부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공동으로 "코로나-19를 빌미로 한 이스타항공, 아시아나KO 정리해고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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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지난주 '하나의 일자리도 지키겠다'고 했지만, 사측은 고용유지지원 분담금 10%조차(정부 90%, 기업 10%) 부담이라며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자체를 외면하고 있다. 사측은 이렇듯 해고를 회피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코로나를 핑계로 노조를 해체시키려 한다. 마구잡이 해고를 단행하는 악덕업체들에 특별감독관을 파견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 (김정남 아시아나케이오지부장)

"이스타 항공 노동자들은 급여 없이 살아온 지 벌써 3개월이 지났다. 매일 일용직을 찾아 헤매는 동료들도 있다. 계약직 노동자들은 권고사직과 계약해지 등으로 일자리 잃은 상태고, 나머지 정규직도 곧 불어 닥칠 해고로 인해 형 집행을 기다리는 사람들처럼 밤잠 설치며 사측 명단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위원장)


6일 국회 소통관에 선 노동자들이 쏟아낸 발언들이다. '부당노동행위 처벌하라', '(기업은) 정리해고를 중단하라'는 손팻말을 든 이들은 굳은 표정으로 "코로나 사태를 핑계로 한 파렴치한 정리해고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 "재난 위기 고통의 무게가 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강요돼선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강은미 당선자와 김영훈 노동본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공동으로 '코로나-19를 빌미로 한 이스타항공, 아시아나KO 정리해고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케이오 소속 청소노동자 "사측, 지원금도 안 받은 채 코로나 핑계로 해고"

코로나 사태 뒤 경제위기가 본격화된 가운데, 이날 회견에서는 항공업계 사례가 발표됐다. 특히 금호아시아나 계열사인 ㈜케이오(KO) 소속 노동자 61세 김정남씨(케이오지부장)는 이날 "10년간 열심히 일했는데 이제 필요 없으니 집에 가라고 한다. 오는 5월 11일 자로 정리해고를 단행할 테니 짐 챙겨 집에 가라는 통지"라며 사측을 비판했다. '㈜케이오'는 인천공항·김포공항에서 아시아나비행기 기내 청소와 수하물 분류 등을 하는 서비스업체다.

김 지부장은 "고용노동부 법률원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수 있음에도, 사측은 몇몇 노조원이 낸 임금체불 소송을 근거로 들어 지원금 수령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이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해고를 피하려는 노력도 없이 임금체불 노동자들을 해고해 소송을 무마하려 한다. 징계를 받았어도 사측에 우호적이면 재고용하는 등 노동자를 길들이려 하고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케이오에서는 이미 코로나 사태 뒤 희망퇴직 120명, 정리해고 8명, 370명에게 '무기한 무급휴직 동의서'를 받는 등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김 지부장은 이날 "회사가 자의적 기준에 따라 노동자를 평가하고, 이에 따라 2차 해고를 하겠다고 한다. 필요할 땐 연차 사용은 고사하고 밥 먹을 시간도 주지 않더니, 이제는 헌신짝 취급하고 있다"며 정부가 해고금지 조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강은미 당선자와 김영훈 노동본부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공동으로 '코로나-19를 빌미로 한 이스타항공, 아시아나KO 정리해고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의당 강은미 당선자와 김영훈 노동본부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공동으로 "코로나-19를 빌미로 한 이스타항공, 아시아나KO 정리해고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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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박이삼 조종사 노조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은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기업의 배만 채워주는 격"이라며 "노동자들은 임금 체불 등으로 신용대출조차 받지 못하고 궁핍한 삶을 살고 있다. 정부에 간곡히 요청한다, 노동자들이 극단적 삶의 갈림길에 서지 않게 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 모든 상황이 지나고 나면 결국 산 자와 죽은 자만 남을 것이다.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들은 자신의 동료들을 사지로 내몰며 살기 위한 몸부림을 쳐야 할 것"이라며 "이게 진정 이 정부가 지향하는 노동자의 삶인가. 정부는 무너진 노동자들의 삶을 언제까지 방관할 건가. 기업 매각과 인수 과정에서 사각지대에 놓인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 읍소하다시피 외쳤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한 강은미 당선인과 김영훈 당 노동본부장은 "정부의 말뿐인 고용유지조치로는 해고를 막을 수 없다"면서 "코로나를 빌미로 해고하려는 원-하청 사용자를 정부가 감독해야 한다.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사용자들에 대한 정부의 근로감독과 현장 지도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의 고용유지지원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각종 고용유지 및 산업지원은 무엇보다 기업·사측의 '해고금지'를 전제로 지원해야 한다. 재난 위기가 지나고 난 자리에서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사회가 자리 잡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항공업계는 코로나 여파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대표적인 업종 가운데 하나다. 업계 1위로 꼽히는 대한항공은 지난달 7일 코로나 여파로 국제선 운항 횟수가 평시 대비 90% 가량 감소했다며 '최대 6개월 간 전 직원 순환 휴직(유급)'을 결정한 바 있다. 아시아나KO 역시 지난 2월 전 직원을 상대로 순환 휴직(무급)을 결정, 3월에는 노사 간 논의로 70% 휴업수당을 지급하기로 합의했으나, 경영악화를 이유로 희망퇴직 공고·무기한 무급휴직 시행을 발표했다고 노조는 주장하고 있다.

태그:#정의당, #아시아나KO, #민주노총, #이스타항공, #코로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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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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