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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코리아낭트가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이미지. "한국 정부에서 한국계 입양인들에게 마스크를 보냅니다."
 지난 24일 코리아낭트가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이미지. "한국 정부에서 한국계 입양인들에게 마스크를 보냅니다."
ⓒ 코리아낭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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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gouvernement Sud-Coréen mène actuellement une opération d'envoi de masques aux adopté.e.s d'origine coréenne du monde entier. La France n'a pas été oubliée!"(한국 정부는 현재 전 세계에 있는 한국 출신 입양인들에게 마스크를 보내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도 잊지 않았네요!)

지난 24일, 프랑스의 코리아낭트(KoreaNantes) 페이스북 페이지에 불어로 공지가 올라왔다. 프랑스에서 여섯 번째로 큰 도시 낭트의 한국 관련 단체에서 코로나19용 마스크를 나눠주겠다는 안내였다. 무엇보다 큰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마스크가 한국계 입양인을 대상으로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에서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공지 후 불과 하루 만에 애초 목표했던 100명에 도달해 조기 마감되었다.

코리아낭트의 에스텔 전(Estelle Cheon) 회장은 "주프랑스대사관에서 입양인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주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면서 "일반인들은 한국에 있는 가족이 마스크를 보내줄 수 있으나 입양인 같은 경우 가족을 찾지 못한 경우도 있으니 정부가 가족을 대신해서 챙겨주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파리와 리옹에 있는 입양인 단체들에서도 명단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에스텔 전 회장에 따르면 프랑스는 의료진도 마스크가 모자란 상황이다. 그는 뉴스에서 한 프랑스 의사가 '병원에도 마스크가 부족한데 거리에서 일반인이 쓰고 다니는 걸 보면 화난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마스크 구입을 포기했다고 했다. 프랑스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들긴 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27일 오전 9시 기준, 프랑스의 누적 확진자는 12만4575명, 누적 사망자는 2만2856명으로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누적 확진자수 대비 누적 사망자수를 뜻하는 치명률은 18.3%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한국이 입양인들 잊지 않고 있다는 것에 감동 받았다"
 
 2018년 11월 24일 중앙입양원의 지원으로 코리아낭트가 주최한 ‘한국 입양 행사’(Korean Adoption Gala) 모습이다. 프랑스 낭트지역 및 다른 도시에 거주하는 한국 출신 입양인을 대상으로 교류와 친목을 위한 만남의 자리다.
 2018년 11월 24일 중앙입양원의 지원으로 코리아낭트가 주최한 ‘한국 입양 행사’(Korean Adoption Gala) 모습이다. 프랑스 낭트지역 및 다른 도시에 거주하는 한국 출신 입양인을 대상으로 교류와 친목을 위한 만남의 자리다.
ⓒ 자니 오드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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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낭트의 입양인 담당이자 자신도 입양인인 자니 오드랭(Jany Audrain)은 "코로나바이러스로 힘든 상태에 있는데 한국 정부에서 입양인에게 마스크를 보내준다는 연락을 받고 감동해 울컥했다"고 했다.

한국 정부와 파리 주재 한국대사관에 감사를 표한 그는 "한국이 입양인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것에 많은 입양인이 감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에스텔 전 회장도 "외국에 있는 입양인들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그 디테일에 감동했다"고 입을 모았다.

주프랑스대사관의 송진화 참사관은 "대사관에서는 프랑스에 있는 입양인 단체에 연락해서 수요를 파악해 외교부에 보고하고 본부에서 마스크를 보내주면 그것을 단체들에게 나누어주는 집행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대사관 자체 사업이 아니라 외교부 본부, 구체적으로 재외동포재단 사업"이라고 밝혔다.

재외동포재단 연구소통부에서는 "재외동포재단의 예산을 사용하지만 외교부 주도로 진행중인 사업"이라고 밝혔고 외교부 재외동포과에서는 현재 대상자를 선정하는 단계라며 자세한 진행과정에 대해서는 차후 보도자료를 내겠다며 말을 아꼈다.

[인터뷰] 에스텔 전 코리아낭트 회장 
"외국 입양인들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디테일에 감동"

  
 2019년 9월부터 12월까지 한국어 교육 과정을 끝낸 참석자들이 수료증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입양인을 위한 맞춤형 한국어 수업으로 한국을 더 잘 이해하고 입양인의 정체성 정립을 위해 마련된 강좌였다. 앞줄 왼쪽에서 첫 번째가 코리아낭트의 에스텔 전 회장이고 네 번째가 입양인 담당을 맡고 있는 자니 오드랭이다.
 2019년 9월부터 12월까지 한국어 교육 과정을 끝낸 참석자들이 수료증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입양인을 위한 맞춤형 한국어 수업으로 한국을 더 잘 이해하고 입양인의 정체성 정립을 위해 마련된 강좌였다. 앞줄 왼쪽에서 첫 번째가 코리아낭트의 에스텔 전 회장이고 네 번째가 입양인 담당을 맡고 있는 자니 오드랭이다.
ⓒ 자니 오드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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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낭트와 본인을 소개해달라.
"코리아낭트는 프랑스 낭트에 사는 한국계 입양인들이 중심이 되어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협회다. 회원 대부분이 한국에서 입양된 이들이며 해마다 입양인 모임과 한국을 알리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저는 입양인은 아니고 이 단체의 회장을 맡고 있다. 1990년도에 프랑스로 공부하러 와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낭트대학교와 생나제르 보자르(미술대학)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 예술을 강의하고 있다."

- 마스크 지원 활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주프랑스대사관에서 입양인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주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우리 단체에 입양인이 많고 지난해에도 입양인 관련 행사를 많이 했기 때문에 연락한 것 같았다. 여기 프랑스는 의료진도 마스크가 모자라는 상황인데 대사관에서 마스크를 보내주겠다고 해서 반가웠다. 무엇보다도 외국에 있는 입양인들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그 디테일에 감동했다. 거의 감금 수준으로 다들 집에 있고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데 모국에서 마스크를 보내준다는 그 자체가 뭉클하더라."

- 대상은 입양인으로 한정되어 있나?
"사실 나도 개인적으로 마스크가 한 장도 없다. 그래서 누구나 신청 가능한지 물어봤더니 일단 입양인들을 위해 하는 거라고 했다. 일반분들은 한국에 있는 가족이 보내줄 수 있으나 입양인 같은 경우 가족을 찾지 못한 경우도 있으니 정부가 가족을 대신해서 챙겨주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제가 알기로는 파리와 리옹에 있는 입양인 단체들에서도 명단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우리 단체를 통해서는 100명분을 주기로 했다."

- 100명은 어떻게 모았나?
"24일 오전에 우리 단체 페이스북에 공지로 올렸다. 26일까지 접수를 받겠다고 했는데 24시간도 못 되어 110여 명이 신청해 조기 마감했다."

- 프랑스에서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가?
"여기는 의료진도 마스크가 모자란다. 나도 초기에 마스크를 구해보려고 찾아봤으나 없더라. 뉴스에 나온 한 프랑스 의사가 '병원에도 마스크가 부족한데 거리에서 일반인이 쓰고 다니는 걸 보면 화난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 같은 일반인들이 쓰는 건 포기했다. 그 이후론 구입 생각도 안 하고 단지 조심하는 상황이다."

- 프랑스의 코로나19 상황은 어떠한가?
"지난 3월 16일 프랑스의 모든 교육기관에 휴교령이 내려졌다. 생각도 못 하고 학교에 갔더니 다 집으로 가라고 하더라. 현재는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고 있고 5월 11일부터 탁아시설, 유치원, 초 중고등학교가 지역마다 점차적으로 다시 문을 열 계획으로 알고 있다.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상황이라 자가 격리된 상태로 집에 갇혀 지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밖에 나가기 위해 이동목적을 증명하는 증명서를 지참해야 한다. 코로나19 초기에는 슈퍼마켓에 쌀이나 파스타 등이 동나 물량이 부족했으나 지금은 다시 채워져 평시 수준으로 돌아왔고 개인적으로 일반적인 식료품을 구입하는 것은 문제없을 정도다. 프랑스 정부도 투명하게 잘하고 있으나 몸이 안 좋다고 해도 코로나19 진단을 쉽게 받을 수 없어 아쉬움이 든다."

- 이번 일을 계기로 감회가 있다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세계적으로 불안하고 힘든 상황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한국에 대해 가장 자부심이 든 시기였던 듯하다. 사실 한국이 케이팝이라든가 봉준호 감독 덕분에 문화적 위상은 올라갔으나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다들 잘 몰랐는데 이번에 프랑스 친구들이 한국의 선진 의료기술에 놀라고 있다. 내가 있는 대학의 프랑스 학생 6명이 한국에 가 있는데 프랑스 대사관에 연락했다가 한국 의료진이 뛰어나고 잘 대처하고 있으니 큰 걱정 안 해도 된다는 말을 들었다. 프랑스 학생들도 자신들은 한국에 남아있겠다고 하더라.

얼마 전에는 프랑스 보건부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왜 한국 사례를 프랑스에 적용 못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한국은 전세계에서 그렇게 대처할 수 있는 유니크한 나라'라고 답하더라. 프랑스도 수준 있는 의사들이 많고 의료진의 실력이 높아 진단이나 대처가 앞서 있다고 생각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은 상당히 높다. 한국의 낮은 사망률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대처가 굉장히 빠르고 한국인의 시민의식, 단결하는 힘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작지만 강한 한국, 어려운 위기 속에서도 역동성이 항상 살아있는 나라, 그 뒤에 사람 사이의 따뜻한 인간미가 살아있기에 모든 게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멀리 사니까 더 와닿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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