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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예방한 록밴드인 'U2'의 보컬이자 사회운동가 보노와 인사하고 있다. 1976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결성된 U2는 전 세계에서 1억 8천만여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리고 그래미상을 총 22회 수상한 유명 밴드다. 리더인 보노는 빈곤·질병 종식을 위한 기구인 '원'(ONE)을 공동 설립하고 빈곤 퇴치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과거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한 인물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예방한 록밴드인 "U2"의 보컬이자 사회운동가 보노와 인사하고 있다. 1976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결성된 U2는 전 세계에서 1억 8천만여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리고 그래미상을 총 22회 수상한 유명 밴드다. 리더인 보노는 빈곤·질병 종식을 위한 기구인 "원"(ONE)을 공동 설립하고 빈곤 퇴치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과거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한 인물이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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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록그룹 U2의 리드보컬인 보노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코로나 지원'을 요청했다.

12일 청와대에 따르면, 보노는 최근 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개인보호장비나 여타 의료장비, 진단키트 등의 구매를 요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관계당국과 협의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보노는 지난 2019년 12월 8일 첫 내한공연을 펼쳤고, 다음날(12월 9일) 청와대를 방문해 문 대통령을 만나 환담을 나눈 바 있다.

보노 "한국의 통찰력, 지식, 장비를 나눠 달라"

먼저 보노는 편지에서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대통령과 한국의 선도적인 역할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라며 "매우 중요한 시기에 한국이 보여주고 있는, 생명을 구하는 리더십에 전 세계가 감사하면서, 또 감명을 받으면서 지켜보고 있다"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어 "한국에서 생산되거나 재고가 있는 개인보호장비 또는 여타 의료장비, 진단키트 등이 있다면 제가 직접 구입해서 아일랜드에 기증하고 싶다"면서 아일랜드에 코로나19 관련 의료장비 등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매체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U2는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아일랜드 의료진을 지원하기 위해 1000만 유로(한화 132억 원)를 기부했다. 보노는 지난 3월 19일 코로나19 사태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이들을 위로하는 곡 '렛 유어 러브 비 노운(Let Your Love Be Known)'을 발표한 바 있다.

보노는 "현재 아일랜드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하고 있다"라며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통찰력과 지식, 무엇보다 가용한 장비를 나눠 줄 것을 정중하게 요청드리고 싶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다만 위기상황에서의 한국의 경험과 리더십을 감안, 최선의 방법에 대한 대통령의 고견을 매우 소중하게 받아들일 것이다"라고 덧붙인 뒤 "저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대통령의 팬이다"라는 찬사로 편지를 마무리했다.  

문 대통령 "관계 당국과 협의하도록 조치하겠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보노에게 보낸 답장에서 "우리 정부는 수준높은 방역 역량과 높은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라며 "한국은 코로나 대응과정에서 축적된 방역 및 치료경험과 임상데이터를 국제사회와 적극 공유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지역 등 보건취약국가 지원을 위한 글로벌 협력에도 기여하고 있다"라고 한국의 코로나 대응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간 수많은 위기와 도전을 극복한 국민들의 저력을 바탕으로 아일랜드가 이번 코로나19 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라고 격려했다.

보노가 코로나19 의료장비와 진단키트 등의 지원을 요청한 것과 관련, 문 대통령은 "요청한 의료장비 구입 건에 대해서는 우리 관계 당국과 협의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라고 화답했다.
 
43년만에 첫 내한 공연을 펼치는 아일랜드 밴드 U2
 43년만에 첫 내한 공연을 펼치는 아일랜드 밴드 U2
ⓒ 라이브네이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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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의 추신 "대화를 노래가사로 시작한 유일한 분"

특히 보노는 편지의 추신에서 "대통령은 지난 20년 간 제가 만난 정상 중 당면한 업무가 아닌 노래 가사에 대한 언급으로 대화를 시작한 유일한 분이다"라며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라고 썼다.

이는 보노가 지난 2019년 12월 9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만났을 때를 염두에 두고 쓴 내용이다(관련기사 : U2 보노 만난 문 대통령 "평화, 인권... 사회운동에 경의 표한다"). 당시 문 대통령은 전날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U2의 첫 내한공연과 공연에서 연주한 노래들에 관한 이야기로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U2가 내한공연에서 오프닝곡과 엔딩곡으로 각각 'Sunday Bloody Sunday'와 'One'를 부른 것을 언급하면서 "음악적으로도 아주 훌륭하지만 우리 한국인들로서는 아주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담긴 노래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Sunday Bloody Sunday'는 아일랜드 상황을 노래했던 것이지만 우리 한국전쟁이 발발한 날도 일요일이었다"라며 "독일의 통일 이후 우리 한국 국민들도 남북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그런 열망이 더욱 강해졌다"라고 공감을 나타냈다.

U2가 지난 1983년에 발표한 'Sunday Bloody Sunday'는 아일랜드에서 일어난 두 번(1920년과 1972년)의 '피의 일요일' 사건을 담고 있다. 두 번에 걸쳐 일어난 '피의 일요일 사건'은 아일랜드의 분단과 독립전쟁 등에 대한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또다른 노래 'One'은 베를린 장벽 붕괴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곡이다. U2가 첫 내한공연을 하기 전인 지난 2019년 11월 19일 열린 문 대통령의 '2019 국민과의 대화, 국민이 묻는다'의 배경음악으로도 사용됐다.

보노는 내한공연에서 이 노래를 부르기 전에 "북쪽으로 사랑의 메시지, 평화의 기도를 보낸다"라고 외치고, 아일랜드의 분단과 전쟁의 아픔을 언급하면서 "남북으로 나뉜 우리 땅으로부터, 역시 남북으로 나뉜 여러분의 땅으로"라는 '평화'의 메시지를 발신했다.

문 대통령의 답장 "앞으로도 평화의 메신저로 활약해 달라"

문 대통령은 보노에게 보낸 답장에서 "우리 내외가 U2의 열성팬이기 때문에 지난해 12월 청와대의 만남은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고, 특히 국제빈곤과 질병퇴치를 위해 애쓰는 따뜻한 마음에 무척 깊은 인상을 받았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전 세계적인 평화의 메신저로서 큰 활약을 해주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아일랜드 더불린에서 태어난 보노는 지난 1976년에 결성된 U2에서 노래와 가사를 맡고 있다. 보노는 평소 "음악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왜냐하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Music can change the world because it can change people)"라고 말할 정도로 '음악의 사회성'에 큰 의미를 부여해왔다. 노래와 발언을 통해 평화와 인권, 평등, 사랑, 민주주의 등의 메시지를 설파해온 덕분에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여러 번 이름을 올렸다.

태그:#보노, #U2, #문재인, #아일랜드,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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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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