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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강남역 사거리 철탑에서 고공농성 중인 삼성 해고 노동자 김용희 씨와 대화를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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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5일 오후 7시 25분]

"IMF 때는 GDP의 3분의 1 규모인 168조7천 억 원을 쏟아 붓고도 실업자가 150만 명으로 폭증했다. 이로 인해 크게 늘어난 영세 자영업과 비정규직은 지난 20여 년 동안 우리 사회의 큰 과제가 됐다. IMF 때의 고통분담은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분담이었다.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5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 긴급재정경제명령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의 사유에 따른 해고를 한시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면서 한 말이다.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오히려 1997년 IMF 외환위기 때처럼 기업들의 대규모 정리해고 등으로 인해 서민들의 경제적 피해가 막심해질 것이란 우려였다.

코로나19로 운항률이 급감한 항공업계가 대표적 사례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30일 1~2년 차 수습 부기장 80여명을 대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한 바 있고, 희망퇴직 및 정리해고 계획을 통해 약 750명의 직원을 내보낼 계획이다. 대한항공 역시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희망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지상조업사나 하청업체는 이미 정리해고가 진행중이다.

총선을 앞두고 정리해고 요건을 완화해 달라는 재계의 요구도 노골화 됐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아래 경총)는 지난달 23일 '경제활력 제고와 고용·노동시장 선진화를 위한 경영계 건의'를 국회에 제출했다. 이 안에는 경영상 해고요건을 현행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서 '(인원조정 등) 경영합리화 조치가 필요한 경우'로 완화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대해 심 대표가 '국회의 사전 동의 없이 최소한으로 필요한 재정·경제상 처분을 할 수 있는' 헌법상의 권한, 대통령의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을 사용해서라도 선을 확실히 그어놔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대량실업의 쓰나미가 오고 있다... 100조 지원금에 '해고 금지' 조건 달아야"

심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량실업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강력한 거리두기가 3달째 접어들면서 타격이 큰 항공·여행·숙박·유통산업들부터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들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구조조정과 해고·감원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는 지난달 100조 원을 투입해 자금난을 겪는 기업들을 지원하겠다고 해놓고 (자금 지원에 대한) 아무런 명시적 조건을 달지 않고 있다"며 "지금 IMF조차도 기업지원을 할 때에는 단서조항으로 해고금지와 배당금지, 자사주 매입금지를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는 기업들에게 정부가 확실한 지원을 하되 일단 올해 말까지 '한시적 해고금지와 고용유지'를 대통령 긴급재정명령으로 조치해야 한다"면서 "그 대신, 정부는 현재의 고용유지지원금 한도에 구애받지 말고, 기업의 경영유지가 가능하도록 노동자 임금지원 폭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한시적 해고금지 조치는 기업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19 재난이 지나간 이후 경영활동 정상화를 위해서는 고용이 유지돼야 한다"며 "고용유지는 빠른 경제 회복을 위해서도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슈퍼부자 50만 명에게 1% 초부유세 걷으면 38조8천억 원 마련 가능해"

심 대표는 이와 함께 ▲ 상위 1%에 대한 1%의 초부유세 도입 ▲ 최고임금제 실현 ▲ 임대상가 및 집세 동결 등 '방빼' 금지도 대통령 긴급재정명령으로 조치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IMF 때 100만 명이 넘는 실업자가 발생하고 수많은 서민가정에서 파산과 고통을 겪었다. 이번엔 부자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면서 초부유세 도입을 주장했다. 구체적으론 "2018년 기준 국내 순자산의 4분의 1을 상위 1% 자산가가 갖고 있다"며 "이들 '슈퍼부자 50만 명'에게 초부유세 1%를 걷는다면 약 38조8천억 원으로서 현재 종합부동산세 3조5천억 원을 차감해주더라도 재난극복 비상재원에 중요하게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고임금제는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실현이었다. 심 대표는 "국회의원은 최저임금의 5배로 세비를 제한하고, 공공기관의 임원은 7배, 그리고 민간 대기업 임원 급여는 최저임금의 30배 이내로 제한하자"며 "고위공직자들이 솔선수범하고 나아가 경영자가 위기극복을 위해 직원들과 노동자들에 앞서 고통을 감당하는 모범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빼' 금지도 '한시적 해고 조치'와 같은 개념이었다. 심 대표는 "코로나19 재난이 물러갈 때까지 한시적으로, 임대기간이 만료된 집세를 동결하고 임대 기간을 자동 연장하며, 퇴거금지를 해야 한다. 이는 임대상가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며 "이 역시 대통령의 긴급재정경제명령으로 당장 실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심 대표는 "민생위기가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지금이야말로 정의당의 시간"이라며 당에 대한 지지도 호소했다. 그는 "정의당은 오로지 의석수만 목표로 하는 '1회용 떴다방 정당'이 아니다. 지난 20년 동안 사회적 약자들 편에서 차별과 불평등에 맞서 싸워온 정당"이라며 "정의당은 언제나 그랬듯 노동자와 서민, 청년, 여성의 삶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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