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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된 지 20여일을 넘겼다. 기사를 쓸 때의 내 마음은 기대와 미안함이 반반이다. 기사가 채택되었다는 문자를 처음 받았을 때의 흥분과 떨림은, 기사가 채택되었다는 알림을 몇 번 받은 지금 시점에서도 맨 처음의 감동은 여전하다.

기사 채택 알림을 받으면 나도 모르게 어깨를 들썩이며 기분 좋은 제스처를 취한다. 지켜보는 가족들은 "좋은 일 있어?" 혹은 "기사 올랐어?" 하고 물어온다. 나도 모르는 흥이 저절로 솟는 오마이뉴스의 알림을 다시 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희망을 기사를 쓸 때마다 갖는다.

반면, 수십 번 들락날락 들여다보다 마침내 검토완료를 통해 채택되지 않은 기사임을 확인하는 순간, 민망한 마음이 크다. 또 그와 함께 허접한 내용을 읽고 기사로서의 적격 여부를 검토하느라 누군가의 바쁜 시간을 빼앗았다는 송구함과 미안한 마음으로 얼굴이 화끈거린다.

글쓰기 강좌를 통해 시민기자가 된 건 우연한 행운이었다. 지금 이렇게 기사까지 쓸 수 있게 된 것이 어쩌면 운명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욕심은 자꾸 커진다. 기사의 외연도 확장하고 싶고 사고의 깊이도 깊어지고 싶다. 다른 사람들이 쓴 기사도 열심히 본다.

어떻게 썼기에 채택되었을까, 수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할까, 살펴본다. 흐름도 파악해보고 편집도 살피지만 막상 내가 쓰려고 하면 잘 되지 않는다. 실패가 잦아지니 자신감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주저앉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불끈 용기를 낸다고 해도 글 솜씨가 저절로 따라와 주는 것은 아니다. 이쯤 되면 누군가의 도움이라도 받고 싶다. 

칼럼을 묶어 펴낸 권석천에 의하면 "문장력을 뒷받침하는 생각의 질은, 얼마나 자신의 삶에 진지하고 솔직했느냐, 다른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느냐,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했느냐에 따라 생각의 질이 달라진다"라고 말한다.

늘 나를 들여다보지만, 아직 나는 삶에 솔직함도, 다른 이들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이나 치열한 고민도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오마이뉴스를 만나고 바뀐 것이 많다. 어디를 가든 만나는 것들의 사진을 찍는다. 그냥 보거나 찍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알릴까, 어떤 문제의식을 포착할까, 어떤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그냥 사라지는 것들은 한 번 더 붙잡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무엇일까도 고민한다. 내가 느끼는 감동을 다른 사람들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것을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면 세상에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것은 아무것도 없구나, 싶다. 가치 없는 삶은 없고, 의미 없이 그냥 보여지는 것은 없다는 생각이다. 

요즘 기사는 온통 코로나 19 관련이다. 그 가운데 총선 관련 이슈가 간간히 등장한다. 나도 끼어들고 싶은데 끼어들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다. 처음 기사를 쓰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 아직까지는 매일 일어나는 일들 중 내게 특별한 일상을 소개하거나, 읽은 책들을 가지고 생각을 만들고 글로 옮기며 누군가는 그래도 공감하며 읽고 뭔가를 얻어갈 수 있으면, 혹은 작은 즐거움이라도 느낄 수 있다면, 하는 마음으로 기사를 적었다.

아직은 오마이뉴스의 기사에 완벽하게 일치하는 기사를 작성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지만, 그래서 누군가에게 읽는 수고만 하는 기사를 쓰고 있지만, 이런 수많은 시행착오 혹은 과정을 너그럽게 허락한다면, 열심히 뭔가를 생각하고 나눌 수 있는 글을 줄기차게 열심히 적어보고 싶다.

태그:#시민기자, #오마이뉴스, #기사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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