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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롭게 쓰는 코너입니다.[편집자말]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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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은 안정이 되는 것 같다."(1월 14일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2018년의 9.13 대책 때는 그 강남 3구의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데 한 달 반, 6주가 걸렸습니다. 이번에는 한 달 정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요."(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1월 23일 JTBC인터뷰)


과연 그럴까요?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줄곧 내놓는 얘기는 "지난해 12월 대책 이후 부동산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입니다. 대책을 발표하고 한 달 남짓 지났을 뿐인데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집값 안정세'를 뒷받침해주는 통계는 한국감정원의 주간 주택가격 동향입니다. 이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16일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주춤해지는 것 같습니다.

12.16 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해 12월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의 주간 시세는 0.20% 올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대책 발표 다음 주인 12월 23일에는 상승률이 0.10%로 줄어든 데 이어 12월 30일에는 0.08%, 1월 6일 0.07%, 1월 13일 0.03%로 감소했습니다. 지난 1월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03%였습니다.

12.16 대책 이후 '시세'가 안정됐다고 하지만

집값 상승의 진원지였던 강남3구는 올해 들어 처음 시세가 하락했습니다. 지난 20일 기준 서울 서초구는 -0.01%, 강남 -0.02%, 송파 -0.01%를 기록했습니다. 이대로라면 문재인 대통령의 말처럼 '집값이 원상회복'되는 장밋빛 미래도 그려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 통계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습니다. 한국감정원이 주간 단위로 조사하는 것은 '시세'입니다. 실제 아파트 계약서에 서명하고 도장 찍혀서 나오는 실거래가격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시세 통계를 작성할 때는, 집주인들이 부르는 가격, 이른바 '호가'도 포함됩니다.
  
 아파트 단지(자료사진)
 아파트 단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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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호가'는 미확정 가격입니다. 호가대로 거래가 될 수도 있고, 팔리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집주인이 마음이 바뀌어 호가를 올리거나 내릴 수도 있습니다. 한 마디로 변수가 많은 수치입니다.

한국감정원이 주간 시세 통계를 작성할 때 조사하는 아파트 수는 9400호 정도입니다. 지난 2018년 기준 전국 공동주택(아파트) 수는 989만 5733세대. 한국감정원의 조사 대상 아파트 비율은 전체 공동주택의 0.0949%에 불과합니다. 전체 아파트 시세를 대표한다고 하기엔 조사 대상 아파트 수가 너무나도 적습니다.

당연히 실제 거래되는 가격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죠. 이 부분은 한국감정원 측도 일정 부분 인정합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시세 통계가 실거래가 지수와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보정치와 조사대상 확대 등을 통해 정확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런 것들을 종합하면, 한국감정원의 주간 통계를 '전적으로' 믿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시세와 실거래가의 괴리

강남 아파트에서 실제 거래된 아파트 사례만 몇 개 추려볼까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164㎡형은 지난해 11월 43억 원에 팔렸습니다.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뒤(12월 25일)에도 직전 거래가격보다 8000만 원 오른 43억 8000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50.38㎡형)는 12월 12일 22억 3000만 원에 거래됐는데, 대책 발표 이후인 12월 29일 25억 5000만 원에 팔렸습니다. 2주일 만에 3억 2000만 원이 오른 겁니다. 한국감정원의 시세 통계와는 온도차가 분명합니다.

지금은 절대 안심하고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지난 2017년 8.2 부동산 대책, 2018년 9.13 부동산 대책 때 어땠나요? 모두 대책 발표 직후에는 시세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했습니다.

정부는 그걸 보고 안심하다가 가격이 다시 급등하니까 추가 대책을 내놓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러면서 급등한 서울 아파트 가격은 하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형태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벌써 3년째 반복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 급등세가 잠시 주춤할 때 좀 더 강력한 대책이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집값도 '원상회복' 될 수 있습니다. 부동산 정책 담당자들이 이번에는 시세 통계의 착시 현상에 빠지지 않길 바랍니다.

더이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말아야

의심하고 봐야 할 정보는 또 있습니다.
 
강남 재건축  2억∼3억원 내린 급매 등장
수억원 내린 강남 재건축 급매
 

요즘 신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제목인데요. 기사 내용은 매한가지입니다. 12.16 부동산 대책 때문에 급매물이 나왔다는 겁니다. 여기서 부동산 급매물의 특징을 정의해봐야 합니다. 급매물은 말 그대로로 급하게 파는 매물을 뜻합니다.

급매물은 언제 어디서나 등장합니다. 급매가 등장하는 원인은 반드시 부동산 대책 때문만은 아닙니다. 집주인이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도 있고, 빚을 갚아야 할 때도 있을 겁니다.

말 그대로 당장 돈이 급해서 내놓는 건데, 이걸 반드시 부동산 대책 영향이라고 보긴 힘듭니다. 그런 내용이 나오려면, 급매를 내놓은 집주인 취재가 뒤따라야 할텐데, 그런 내용은 기사에서 찾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주식 투자하는 사람들처럼 그렇게 쉽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런 말을 하더군요. "주식과 달리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최소 5년 정도를 보고 투자하는 사람들이다, 정책 하나하나에 따라 쉽게 움직이지 않고 끈기 있게 버틴다"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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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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