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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란이 된 수학강사의 강의
 논란이 된 수학강사가 강의하는 장면
ⓒ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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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유명 수학 강사의 생방송 도중 한 시청자가 "가형 7등급=나형 1등급"이란 댓글을 달았다. 고난도 영역이 포함된 수리 가형의 7등급이 그렇지 않은 수리 나형의 1등급과 같다는 의미였다. 이에 강사는 이렇게 답했다.

"가형 학생들이 나형 학생들을 심각하게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가형 7등급이 나형 공부한다고 1등급 안 된다. 7등급은 공부 안 한 거다. 그렇게 할 거면 지이잉 용접 배워가지고 호주 가야 한다."

"용접 배워가지고 호주 가야 한다"는 이 강사의 발언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실제로 그를 향해 엄청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그런데 이 강사를 이렇게 맘 놓고 비난해도 되는 걸까?

학벌 운운하며 '직업 비하' 비판하는 사람들

과거 내 학창시절에도 "그 정도 공부할 바에는 기술이나 배워라"라는 말을 어른들, 선생들이 많이 했다. 우리나라는 교육이 신분상승의 사다리로 여겨지는 전통적 인식과 군사정권시절 권력에 빌붙은 서울대 학벌의 모델을 갖고 있다. 또한 공교육이 아닌 사립대학의 난립으로 대학 진학률 80%에 사교육 시장이 기형적으로 발달한 학벌·입시지옥이다.

실업계 고등학교 진학은 '꼴통'들이나 하는 것이고, 전문계 대학으로 진학은 입시에서 패배한 것으로 여겨졌다. 따라서 선의를 가지고 공부에 의욕이나 뜻이 없는 이들에게 대학생이 아닌 노동자로 살아가라고 충고하는 이들의 말에서도, 저학력과 노동자는 낮은 계급이라는 인식을 배제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내가 나온 고등학교는 바로 옆에 같은 재단의 전문대학이 존재했다. 그리고 그곳은 안경광학과가 유명한 곳이었다. 선생들은 종종 대학교 가서 4년 등록금 낭비하고 공무원 도전할 바에 옆에 있는 전문대를 가라는 말을 내뱉었고, 듣는 이들은 모두 자조의 웃음을 흘릴 뿐이었다.

이 강사의 발언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사회에 여전히 존재하는 편견을 나타내는 것에 불과하다. 해당 강사의 말이 조금만 세련되었다면 논란이 일어났을까? 혹은 널리 알려진 강사가 아니었다면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문제의 발언을 한 강사의 잘못에는 사회 평균의 시선이 함께한다.

그런데 마치 모두가 그런 인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것처럼 용접노동자는 산업역군이라든지, 우리 사회의 근간은 제조업이라든지, 노동자를 천대하면 안 된다든지 하는 식으로 비판하는 것은 웃긴 일이다.

당장에 해당 강사를 비난하는 댓글들만 봐도 "A대 출신 주제에 외모로 뜬 강사"라는 비난이 적잖다. 노동자 비하를 비판하면서 학벌을 들먹이는 일은 자가당착임에도 큰 문제 없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일어났을 때 본인들은 마치 그러한 인식이 없었다는 것처럼 비난의 돌을 던지는 것은 본인들의 감정 해소에 그칠 뿐이다.

'짱깨'와 '흑형'은 괜찮은가    
  
 BBC News 코리아의 영상 <조나단, 한현민, 라비 '흑형'이란 말에 상처 받는 이유>에서 캡처. 라비씨가 흑형이란 말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BBC News 코리아의 영상 <조나단, 한현민, 라비 "흑형"이란 말에 상처 받는 이유>에서 캡처. 라비씨가 흑형이란 말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 B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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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과 비슷한 시기에 어느 인터넷 스트리머가 '블랙페이스' 분장을 해서 논란이 일어났다. 블랙페이스 분장은 흑인 인종차별의 대표적인 사례다. 과거 개그 프로그램에서도 블랙페이스 분장을 하고 흑인을 희화화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이와 같은 행태가 사라져 인종차별에 대한 시민들의 감수성이 올라간 것으로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 개선 또한 관념적인 선에서만 일어난다는 것을 '블랙페이스' 사례가 보여주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선 흑인들보다는 재중동포(조선족), 동남아 이주민 등이 혐오의 대상이 된다. 1분 전에 '착짱죽짱(착한 짱깨는 죽은 짱깨뿐)'이란 댓글을 단 사람이 다음 댓글에서는 '블랙페이스' 분장에 대해 분개하고 있다. 현실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과 혐오를 감각하지 않으니 책이나 인터넷에 언급된 인종차별의 사례 이외의 인종차별에 대해서는 인식하지 못한다. 본인은 인종차별을 전혀 해본 적 없는 도덕적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 다른 예시는 '흑형'이 있다. 흑형이란 단어는 흑인들의 운동능력, R&B와 힙합과 같은 음악적 감성에 대한 칭찬의 의미를 담아 친근하게 부르는 말처럼 인터넷에서 유통되었다. 그러나 나는 그때마다 아무리 선의와 친근함을 담아 부르더라도 인종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인 이상 인종차별이 될 수 있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그때마다 돌아온 것은 수많은 조롱과 비추천이었다. 한국의 방송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예능인들이 용기를 내어 흑형이란 언사가 불편하다고 해도 반발하는 이들도 있었다.

따라서 해당 강사의 발언이 인터넷상의 화제와 비난으로 소비되지 않고 우리 사회의 노동자 인식에 대한 경종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한 논의의 장이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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