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경희대학교 총장 선출, 이대로 가도 되나

19.12.03 12:25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2019년 11월 8일부터 11월 13일까지 경희대학교는 온라인으로 제 16대 경희대학교 총장후보선거를 실시하였다. 선거의 결과로 기호 3번 황주호, 기호 6번 한균태, 기호 7번 장성구 후보가 총장후보 3인으로 확정되었다. 일반적인 총장 선거와는 달리, '총장후보선거'라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선거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2019년 3월 25일 경희대학교 총학생회는 '총장선출제를 왜 학교본부가 주도합니까?' 와 '법인에게 드릴 신뢰는 이제 없습니다.' 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게시했다. 주된 내용은 '총장선출규정'을 만들겠다고 한 공영일 전 이사장의 말과는 달리, '총장후보추천규정'을 만드는 것으로 대신하고자 한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그리고 4월 24일, '교수님들께 이제 뭘 배워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라는 제목으로 대자보를 게시했다. 이의 주된 내용은 2018년 전체 구성원이 동의했던 총장선출제 투표비율을 제대로 된 소통 없이 최종 선출안을 대학평의원회가 통과시킨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4월 30일, '학생 합의 없이 졸속 처리된 총장선출제 투표반영비율을 주도한 교수의회를 규탄한다.' 라는 제목으로 대자보를 게시했다. 이는 작년에 합의된 투표 반영비율인 15.38%에서 7.5%로 합의 없이 바꿨다는 것에 대한 규탄이었다. 이 비율안에 대해 투표할 때, 교수들이 대다수인 대학평의원회에서 한 의결은 민주적이지 않다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5월 30일, '구성원들의 내분은 누가 조장하고 있습니까?' 라는 제목으로 교수의회 8호 소식지 내용에 대한 반박문을 내걸었다. 교수 의회 소식지의 내용은 학생대표들이 왜 간선제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고 교수들의 투표비율을 낮추는 것만을 고집하는지 알 수 없다, 기성 정치판 같은 혼란 상황이 간선제에서는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타 대학에서도 교원 투표반영비율을 80%이상으로 유지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학생회는 이사회가 간선제로 못을 박은 것에 대해 대학평의원 명의로 공식적으로 이에 대해 건의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교수 측이 듣지 않았다, 그렇다면 간선제를 유지하고 싶었다는 것인데, 결국 '자신들의 투표 비율을 과반수이상으로 유지해 교수님들만을 위한 후보자를 등장시키고자 하는 것이 아니냐.'하는 반박을 내걸었다.
 이렇게 혼선을 겪던 대학평의원회, 교수의회, 총학생회는 결국 총장후보선출규정에 최종으로 합의했다. 총장후보추천위원회 학생위원의 이름으로 11월 10일에 게시된 대자보를 보면, '총추위 학생위원은 회의에 참석한 일원으로서 올바른 절차로의 진행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에 책임을 통감하며 학우 여러분들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라며 총장의 부재보다는 이러한 방식으로라도 총장을 선출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더욱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대자보를 게시했다. 총장후보선출규정의 내용은 이사와 교수, 교직원과 학생, 직원, 동문 등으로 구성된 총추위가 투표를 통해 총장 후보 3명을 추천한 뒤 법인이 이 가운데 1명을 선임하는 방식이다. 이후 총학생회는 설문조사를 실시, 새로운 총장에게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조사를 거쳐 박영국 총장직무대행에게 넘겼고 빠른 선출을 촉구하였다.

 
 
 11월 8일부터 11월 13일까지의 총장선출이 끝나고, 기자 본인을 포함한 경희대학교 세계와 시민 수업 '달콤'조에서는 16일부터 19일까지 경희대학교 학생 52명을 대상으로 총장후보선출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선거 참여율이 전체 구성원 중 50%가 넘지 않았다는 것에 주목하면서, 선거에 참여하였는지, 하지 않았다면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이번 총장선거방식이 자신의 투표에 영향을 주었는지, 앞으로 더 민주적인 총장선출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지 이렇게 4가지의 질문을 던졌다.
설문조사 후 결과 분석, 다음과 같은 6개의 문제점이 도출되었다.
 
 1. 총장 후보자의 공약 정보 제공 부족
선거 참여의 여부를 떠나 대다수의 학생들은 총장 후보자의 공약 및 정보 제공의 부족을 이번 총장 선거 참여 시 불편 사항으로 꼽았다. 학교 측은 모바일 문자를 통해 각 후보자의 정보와 공약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였지만 이런 일방적 문자 수신은 투표자들의 명확한 이해는 물론이거니와 후보자 간 공약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정보 제공의 명확성이 떨어졌다는 점을 불편사항으로 지적하였다.
 
 2. 총장 선거에 대한 학교 측 홍보 빈약
전반적으로 선거유세 기간과 홍보, 전달사항들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총장 선거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했다. 대체적으로 총장 선거가 진행되고 있는지도 몰랐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학생들은 적극적인 총장 선거 홍보와 총장 선거 과정의 투명성에 대한 홍보를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3. 잦은 투표 권유 문자
학교 측은 학생들의 참여율을 위해 문자 발신으로 투표를 권유하고 총장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였는데 이는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 잦은 투표 문자는 오히려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었고 명확하지 않고 깔끔하지 않은 구구절절식의 내용을 담은 문자는 더욱 더 사람들의 가독성을 떨어지게 만들면서 오히려 투표로부터 멀어지도록 했다.
 
 4. 선거 비율
앞으로 총장 선거의 선거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학생들은 선거 비율을 지목하였다. 학생들의 인원 수에 비해 선거에 반영되는 실제 비율이 매우 낮았기 때문에 학생 선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생의 목소리를 직접 담을 수 있도록 학생 투표 반영률이 높아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제시되었다. '폐쇄적으로 선거가 진행된 것 같다. 어차피 지들 맘대로니까. 갑자기 화나네' 라는 반응을 보인 학생도 있었다. 참여를 해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정치적 무력감이 드러났다.
 
 5. 총장 후보자의 공약에 대한 괴리감
총장 후보자의 공약에 대해 괴리감을 느낀 사람이 많았다. 총장 후보자의 공약이 확실히 전달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학교 측에서 보낸 문자만을 보고 공약을 이해하기에는 너무 정보가 부족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심리적으로 자신의 생활에 크게 와 닿지 않는 공약들로 인해 거리감을 느꼈다는 의견도 있었다.
 
 6. 학생들의 인식 개선 및 제고
총장 선거의 중요성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 선거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제는 학생들의 총장 선거 참여 저조로 이어지고 이러한 결과가 결국 학생과 학교의 운영으로 되돌아온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인식을 바꿔나가야 한다.
 
 많은 진통 끝에 결정된 총장선출방식이었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어찌되었건 합의된 방식이니 내년에 새롭게 부임하는 총장이 학교를 이끌어나가겠지만, 이번 선거의 위와 같은 문제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다음 총장 선거 시에 총학생회, 대학평의원회, 이사회는 민주적인 소통을 통해 총력을 다하여 더 나은 총장 선출방식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