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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습을 마친 후 한자리에 모인 수요밴드 회원들.
 연습을 마친 후 한자리에 모인 수요밴드 회원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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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는 양완석 회장이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는 양완석 회장이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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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 기타에 푹 빠져 있을 때가 있었다. 어깨에 기타를 멘 사람을 보면 멋있어 보일 정도였다. 특히, 긴 머리와 찢어진 청바지, 파워풀한 보컬 그리고 화려한 무대 매너와 뛰어난 연주로 관객을 사로잡는 그룹 사운드는 가장 인기가 있었다.

그래서일까. 필자도 한동안 밴드에서 드럼을 치기도 했다. 한때 전국에서는 아마추어 그룹사운드 공연이 봇물이 터지듯 했다. 하지만, 대중들의 음악 취향이 변해서인지, 그룹사운드 인기가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충남 서산에는 그 이름만 들어도 설레게 하는 직장인밴드가 있다. 창단 20년째 활동하고 있는 '수요밴드(WEDNESDAY)'가 그 주인공.

매주 수요일 모여 연습을 하기 때문에 '수요밴드'라는 이름을 지었다. 멤버 모두 50대로, 대학을 졸업하고 꾸준히 서산 지역에서 활동해 온 실력 있는 동호회다. 이들의 실력은 서산에서는 손에 꼽을 정도다.

하지만 이같은 '수요밴드'도 고충이 있다. 특히 연습실 임대료와 공연에 들어가는 비용을 회비로만 운영하다 보니, 공연하고 싶어도 재정적으로 힘들어 시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다.

또 다른 고충은 6명의 멤버가 소방건축 설계, 버스운전, 택시기사, 학원 강사, 회사원 등 다양한 직업의 직장인으로 매번 연습 때마다 시간을 맞추기 힘들다는 점이다. 필자가 지난 20일 한 건물 지하에 있는 '수요밴드' 연습실을 찾았을 때도 5명의 멤버들이 아직 오지 않은 드러머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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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회원이 개인 연습중이다.
 한 회원이 개인 연습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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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은 이런 일들이 한두 번이 아니었던 듯 누구 하나 짜증내거나 원망하지 않았다.

한 회원은 "먹고사는 것이 우선이다 보니 멤버들 모두 이해한다"면서 "기다리는 회원들 생각하면 아직 오지 못한 멤버도 얼마나 힘들겠냐"며 전화를 걸어 과속하지 말라는 당부를 하기도 했다.

드러머를 기다리는 동안 수요밴드 양완석 회장은 "현재 같이 연주하는 멤버들이 (음악) 전공자는 아니다"라면서도, "모두 학창시절 때부터 30년 이상 음악을 사랑해온 친구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젊었을 때는 연습 후 뒤풀이 시간이 더 오래였다"는 말과 함께, "술을 많이 먹어 '술뺀'이라고 부르기도 했다"는 우스갯소리도 건넸다.

이같이 오랜 우정과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수요밴드'에는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가 있다. 다름 아니라 기타를 치는 장광훈씨와 보컬인 이재란씨가 부부라는 점이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만 되면 연습실로 출근한다. 심지어 장씨는 근무와 연습일이 겹치기라도 하면 근무를 바꿔서라도 참석하는 열정남이다. 이들 부부는 집에서 다툰 일이 있어도 연습실에서만큼은 서로를 격려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들의 음악은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잔잔하게 지난 20년의 내공이 느껴지는 50대만의 감성으로 듣는이의 귀를 사로잡았다.
 이들의 음악은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잔잔하게 지난 20년의 내공이 느껴지는 50대만의 감성으로 듣는이의 귀를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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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밴드 연습 장면
 수요밴드 연습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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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연습 시간 1시간 20여 분이 지나자, 마지막으로 드러머가 도착하고 연습이 시작됐다.

연습을 지켜보면서 필자는 이들의 실력에 감탄했다. 좀 전까지 필자와 웃어가면서 대화를 나눴던 이들. 연습이 시작되자 이들에게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모두 6곡이 이어지는 동안 이들은 음악에 집중했다.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잔잔하게 지난 20년의 내공이 느껴지는 50대만의 감성으로 듣는 이의 귀를 사로잡았다. 연습을 실전처럼 마치자 이들은 가쁜 숨과 함께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수요밴드'의 계획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이에 대해 양 회장은 "예전보다 공연 할 수 있는 무대가 많이 없어졌다"고 아쉬워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는 좀더 많은 시민에게 우리 음악을 보여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악은 영원한 벗으로 이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면서 "지금처럼 이 친구들과 늙어서까지도 함께 연주하고 노래하면서 즐기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50대의 열정을 음악과 함께하는 직장인 밴드. 오늘도 그들은 음악에 열정을 쏟고 있다. '수요밴드' 그들을 응원한다.

한편, '수요밴드'는 다음 달 1일 서산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하는 '서산시밴드연합공연'에 참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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