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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을 풀다'는 말을 아시는지요?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106
▲ "논을 풀다"는 말을 아시는지요?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106
ⓒ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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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4284해(1951년) 펴낸 '우리나라의 발달 6-1'의 31, 32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31쪽 다섯째 줄에 '농사에 힘쓰고'라는 말이 나옵니다. '농업에 종사하고'와 같은 말을 쓰지 않아서 좋고 그 뒤에 이어서 나오는 '나라'도 '국가'라는 말을 쓰지 않아 반가웠습니다.

일곱째 줄 끝부터 쉬운 말이 이어서 나옵니다. '땅이 기름지므로'라는 말이 먼저 보입니다. 요즘 책에도 '토양이 비옥하고'와 같은 말을 쓰는 것을 자주 보기 때문에 더 반가운 말이었습니다. '기름지다'는 '땅이 매우 걸다'는 뜻인데 '걸다'와 '기름지다'를 함께 떠올릴 수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여덟째 줄에 나오는 '둑을 쌓고, 못을 막고'라는 말도 쉬운 말입니다. 흔히 '제방', '저수지'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그런 말보다는 쉬운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집 사전에서 '제방'을 찾으면 '둑'으로 쓰라고 하는데 굳이 그 말을 쓰는 까닭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쌓다'와 '막다'를 잘 가리지 못하고 쓰는 것을 보는데 '둑'과 '쌓다', '못'과 '막다'가 이어지는 것도 아이들에게 알려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덟째 줄과 아홉째 줄에 걸쳐 나오는 '논을 풀다'는 말은 참으로 오랜 만에 보는 말이라 더 반가웠습니다. '풀다'라는 말을 이런 뜻으로 쓰는 것을 본 적이 없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분들에게는 아주 낯설게 느껴지겠지요. 하지만 '풀다'에 '생땅이나 밭을 논으로 만들다'는 뜻이 있다는 것도 알아두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나오는 '쌀이 많이 났다'는 말도 쉬운 말이고 '누에를 쳐서'도 참 반가운 말입니다. 무엇보다 '치다'는 말이 참 자주 쓰던 말인데 요즘에는 잘 쓰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열째 줄에 나오는 '명주를 낳고'에서 '낳고'라는 말이 더 반가웠습니다. 흔히 '생산'이라는 말을 많이 쓰기 때문에 요즘에는 더 만나기 어려운 말입니다. 그리고 어디에서 낳은 것인지를 할 때 한자말 '산(産)'을 많이 쓰는데 옛날에는 '00낳이'라는 말을 많이 썼다고 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살려서 쓰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열넷째 줄에 '돈이 나지 않아서'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 말도 '화폐를 발행하지 않아서'를 쉽게 풀어 쓴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어서 나온 '쇠붙이'라는 말도 '금속'이라는 한자말을 갈음한 쉬운 말이고 마지막 줄에 나오는 '사고 팔았다'도 '매매하였다'를 쉽게 풀어 쓴 말입니다.

32쪽 셋째 줄에 있는 '알맞는 넓고 곧은 길'이 다 쉬운 말이지만 '곧은 길'이 '직선 도로'라고 하지 않아서 더 좋았니다.이어서 나오는 '가로세로'도 좋고 다섯째 줄부터 일곱째 줄까지 이어지는 "배가 끊일 새 없이 떠서, 오고 가는 사람이 많았다."와 열째 줄에 있는 "옛날과 조금도 다름 없었다."가 모두 쉬운 말이라 참 좋았습니다. 열한째 줄에 나온 '다음 줄에 나온 '해, 달, 별'도 반가운 토박이말이었습니다.

이렇게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알려드리는 것을 보고 새로 갈말(학술용어)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말씀을 해 주신 분이 계셨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보다 있던 것을 찾아 그것을 바탕으로 삼으면 훨씬 쉬울 것입니다. 더 많은 분들이 옛날 배움책에서 썼던 쉬운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주시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경남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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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으뜸 글자인 한글을 낳은 토박이말, 참우리말인 토박이말을 일으키고 북돋우는 일에 뜻을 두고 있는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 맡음빛(상임이사)입니다. 토박이말 살리기에 힘과 슬기를 보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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