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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달> 매거진에서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ADHD) 특집편을 다루며 성현이와 부모를 만난 것은 부모의 간곡한 연락을 통해서였습니다. 보통 아이가 어떤 영역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 아이 상담을 원하면 주로 유능한 상담사나 치료사를 소개해주곤 하는데, 이번 경우는 좀 달랐습니다. 부모님이 아이의 치료나 상담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중학생 성현이는 이미 ADHD로 진단받아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는데, 특별히 거친 행동이나 튀는 행동을 하지 않음에도 친구가 단 한 명도 없었으며, 학교생활이나 일상생활에 전혀 흥미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 채 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 성현이를 유일하게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게임'이었습니다.

성현이가 게임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상황에서 부모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게임이 ADHD를 치료해가던 우리 아이를 병들게 했어요. 게임이 얼마나 위험한지 모든 아이들과 부모님이 알아야 합니다. 매거진에 저희 아이의 이야기가 실리길 바라며 편집장님을 만나고 싶었던 겁니다.

우리 아이는 ADHD 치료 약물을 성실히 복용하며, 학교에서도 얌전해지고, 문제도 더 이상 일으키지 않고 착석도 잘 되었어요. 모든 게 잘 되고 있었는데, 바로 게임 때문에 아이가 망가졌습니다. 게임을 하느라 밥 먹는 시간이 아깝다며 컴퓨터 앞에서 모든 반찬을 한 그릇에 넣고 비벼 먹거나, 그마저도 먹지 않고 수시로 끼니를 거릅니다. 자기 방에 틀어박혀 게임을 하느라 학교에 결석하는 일도 잦습니다."


성현이는 부모님의 말씀을 전해 듣고 이렇게 말합니다.

"게임을 하기 시작하면서 게임 속 가상현실에서 많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 속에서 저는 영웅입니다. '은따'(은근한 따돌림의 피해자)도 아니고요. 학교 수업은 지루하기만 하고, 의자에 앉아 있으려면 공상을 하며 버티는데, 게임은 게임 속 단계를 거듭 올라가며 성취감을 느껴요. 부모님은 제가 게임 때문에 잘 치료된 ADHD가 다시 시작됐다 생각하시지만, 오히려 부모님과 잦은 충돌로 집에 있는 것이 가시방석이고 괴로워 더 게임을 하게 됩니다."

부모는 성현이가 과도하게 게임을 하는 것이 ADHD 치료를 방해했고, 그래서 친구도 사귀지 못하고, 학업에도 흥미를 잃었다 생각했습니다. 정말 그런 것일까요? 모든 것이 게임 탓이었던 걸까요?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김남욱 정신건강의학과장님에게 게임 과몰입이 무엇인지 그 정체에 대해 물었습니다.

'게임 이용장애' 진단 기준은 일반적인 생각보다 훨씬 엄격

- 우선, 성현이는 게임 과몰입 즉, 게임중독인가요? 보통 중독이라 판단해 치료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2019년은 게임 과몰입 영역에 있어서 중요한 해였습니다. 5월 25일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게임 이용장애(Gaming disorder)가 포함된 ICD-11(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판)이 통과되었기 때문입니다. 술이나 약물, 담배 등 주로 물질에 해당되었던 '중독'에 대한 개념이 '행위 중독'으로 확장된 것이지요. 이에 따라 '우리 아이가 게임 중독인가'를 문의하는 부모님들의 문의도 많았고, '내가 바로 게임 중독 치료의 전문가'라며 홍보하는 곳도 많았습니다.

실제로 '게임 과몰입', 또는 '게임 이용장애'로 진단되는 기준은 일반적인 생각보다 훨씬 엄격합니다. 부모님이 생각하기에 게임을 너무 좋아한다거나, 밤을 새우고 게임을 하는 것만으로는 진단을 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게임을 하는 시간이 긴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게임에 대한 통제가 불가능하며(멈춰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멈출 수 없으며) 일상생활에 현저한 지장을 주고, 게임을 하는 것 때문에 자신에게 손해가 되는 결과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게임을 할 때 진단과 치료적 개입을 하게 되지요.

즉, '숙제를 하기 싫어하고 스마트폰 게임만 해요'로 치료를 하지는 않습니다. '왜 그렇게 게임에 몰두하게 되었는가'를 면밀하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지요. 만약 충동 조절의 어려움, 우울 및 불안감, 교우 관계의 문제 등 기저에 있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면 게임에 빠져있는 시간이 짧아도 치료적 개입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성현이의 경우, 단순히 게임을 길게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제어 능력이나 다른 우울, 교우관계 등 문제가 되는 부분이 많아 치료가 필요합니다."

- 게임 과몰입의 치료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앞서 말한 바대로, 단순히 게임을 오래 하는 것보다는 일상 생활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하는가가 더욱 중요합니다. 또한 왜 그렇게 게임에 빠지게 되었는지가 중요하지요. 성현이처럼 학교에서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데, 게임 세계에서는 잘한다고 인정을 받는 것이 좋아 게임을 한다면 먼저 교우 관계를 개선해 주는 것이 중요한 치료 방법입니다. 또는 일상생활에서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방법이 없어서 게임을 한다면 일상생활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 그렇다면 게임 과몰입에 '완치'라는 것은 있을까요?
"유감이지만 집중 치료가 끝날 수는 있으나 '완치'라는 개념은 없습니다. '관리'라는 개념은 있지요. 이것은 물질 중독과도 유사한 점입니다. 우리가 행복하게 잘 지내다가도 힘든 일이 생기면 가끔 도망치고 싶은 순간들이 있지 않습니까? 술을 마시거나 여행을 가거나 잠을 자거나… 우리 모두에게는 휴식을 취할 공간이 필요하지요. 게임에 과몰입한 아이들에게 휴식처는 게임입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게임보다 더 편안하고 즐거운 휴식처를 만들어주어야 게임의 세계로 도망가지 않을 겁니다. 그것이 바로 가정, 부모님이 되면 어떨까요?"

- 이번 성현이의 사례처럼 부모가 과도하게 게임을 하는 아이와 트러블을 겪다 도저히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관계가 나빠질대로 나빠지고 나서야 상담기관이나 전문기간의 도움을 청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 아이가 게임 과몰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게임 과몰입에 대한 걱정은 이미 국가적, 사회적인 부분이라서 공식적인 정보처가 꽤 있습니다. 그중 신뢰할만한 곳을 한 곳 소개해 드리면, 게임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권역별 게임과몰입힐링센터입니다.

각 힐링센터가 병원에서 운영되고 있어서 게임 과몰입의 전문가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료 및 상담, 심리 치료, 약물치료가 원스톱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왜 게임에 그토록 빠져들게 되었는지 그 원인부터 찾고, 가족과 학교에서도 개입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에서 상담을 받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게임 과몰입에 대해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여는 무료강연도 많습니다. 우선 오는 18일(금) 서울 수도권 게임 과몰입 힐링센터인 푸르메재단넥슨재활병원의 게임 과몰입 열린강좌가 있을 예정입니다. 게임 과몰입과 아이에 대해 알아야 아이를 바른 방향으로 지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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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주)발달 대표, 발달 매거진 발행인 및 편집인 우채윤입니다. 발달 매거진은 국내 최초 아동청소년 발달에 대해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하지 않고 통합을 지향하는 매거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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