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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진학자수를 대학별로 올려놓은 민사고 민사고 홈페이지에서 갈무리
▲ 대학 진학자수를 대학별로 올려놓은 민사고 민사고 홈페이지에서 갈무리
ⓒ 김홍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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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별 합격자수를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강원외고 강원외고 홈페이지에서 갈무리
▲ 대학별 합격자수를 학교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강원외고 강원외고 홈페이지에서 갈무리
ⓒ 김홍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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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강원도에서 대학별 진학자수를 홈페이지에 버젓이 올려놓는 학교들이 있다. 바로 자사고인 민족사관고등학교와 특목고인 강원외국어고등학교다. 

과거 한때 거의 모든 고등학교 교문 안과 밖에는 대학별 진학자수가 걸려 있었다. 플래카드에 언급된 숫자보다 훨씬 더 많은 다수의 학생들은 단지 특정 대학에 입학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좌절해야 했다.

하지만 공교육 정상화, 경쟁교육 완화를 내건 진보교육감들이 등장하면서 특정 대학 합격자들을 공개하는 부끄러운 장면은 최소한 공교육 현장에서는 대부분 사라졌다. 강원도에서도 2010년 '모두를 위한 교육'을 내세운 교육감이 등장한 이후 이러한 장면은 일반 학교에서 없어졌다.

최근 조국 장관 자녀 논란을 통해 자사고와 특목고에 대한 문제제기가 다시 불거진 것을 계기로, 강원도의 유일한 자사고인 민족사관고와 외국어고인 강원외국어고 홈페이지를 살펴봤다. 그런데 두 학교 홈페이지에는 대학별 진학자수가 버젓이 게재돼 있었다.

민족사관고의 경우 '교육성과'라는 이름으로 국내대학 진학자수와 해외대학 진학자수를 학교 이름과 함께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었다. 국내대학의 경우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학교 순서로 진학자수를 올려놓았다.

강원외국어고도 대학 이름과 합격자수 등 대학합격현황을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있다. 민족사관고와 마찬가지로 이른바 SKY 대학이 맨 위 칸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순서다. 이들 세 개 학교에 대해서는 졸업생 대비 합격자수 비율도 친절하게 적어두었다.

이는 민사고와 강원외고가 공교육의 본질적 측면인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에 초점을 두지 않고 대학입학에만 몰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강원도교육청은 지난 7월 1일 민족사관고를 자사고로 재지정한다고 발표했다. 보도자료에서 도교육청은 "평가는 정치, 이념적 입장과 관계없이 객관적인 평가지표에 의해 엄정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 "객관적 평가지표"에 대학입시 경쟁교육을 부추기며 공교육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 '교육적 측면의 부정적 파급 효과'는 들어있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정치, 이념적 입장과 관계없이" 진행됐는지는 모르겠으나 '교육적'인 면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민족사관고 자사고 재지정에 대해 도내 대표적 교육단체 가운데 하나인 전교조 강원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었다. 또한, "자사고의 폐해를 외면한 채 교육적 관점이 아니라 형식과 명분에 얽매어 스스로 기본 정책 방향인 '모두를 위한 교육'을 흔들고 있지는 않은지, 이제라도 자사고 문제 전반을 돌아볼 때"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은 비단 민족사관고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강원외고와 같은 특목고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것을 학교 홈페이지 서울대 진학자 수 공개를 통해 엿볼 수 있다. 하루빨리 자사고와 특목고를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 자사고와 특목고는 강원도교육청의 교육적 지향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강원도교육청의 지향인 '모두를 위한 교육'은 엘리트 중심의 '수월성 교육'이 아닌 그야말로 '모두를 위한' 평등교육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강원도교육청은 최근 평준화 지역 '선지원 후추첨제' 도입을 선언하며 학교 선택 강화 정책을 펴고 있다. 지금은 학교 선택제 도입에 신경 쓸 것이 아니라 특권 학교들의 비교육적 행태를 없애기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더 노력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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