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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실(자료사진).
 교실(자료사진).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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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시간. 추석 명절을 앞두고 즐거워해야 할 아이들 표정이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았다. 내심 어제(9월 10일) 마감한 수시모집의 높은 경쟁률 탓이라 여겼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경쟁률에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말 것을 당부하며 수시모집 접수 이후의 일정에 관해 이야기해줬다.

바로 그때였다. 앞자리에 앉아 있던 한 남학생이 손을 번쩍 들며 말했다.

"선생님, 추석 연휴 중에 학교 개방하나요?"

뜬금없는 그 학생의 말에 긴장감이 감돌았던 교실이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든 아이의 시선이 그 남학생에게로 집중됐다. 처음에는 그 아이의 말이 장난처럼 들렸다. 그런데 표정이 워낙 진지해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봐도 되겠니?"

그러자 녀석은 자신의 속내를 허심탄회 털어놓았다.

"집에 있으면 답답하고 친척들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일이 많아요. 차라리 학교에 나와 공부하는 것이 마음 편해요."

그 아이의 말에 교실은 갑자기 어수선해졌다. 일부 아이들은 그 아이의 말에 공감한다는 뜻으로 환호했다. 그리고 그 아이와 학교에 나와 공부하겠다는 아이들도 일부 있었다. 순간,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추석 명절 연휴 아이들이 무엇을 할 것인지가 궁금해졌다.

예전과는 다른 추석의 현주소

한 여학생은 앞으로 있을 수시 전형(면접, 적성 고사, 논술 등) 준비에 집중하겠다며 추석 명절에 별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리고 앞으로 있을 면접 준비를 위해 수도권에 소재한 유명 학원의 특강을 예약해 둔 상태라 하였다.

특히 미대와 체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아이들은 9월 말에 있을 대학 실기시험을 위해 연휴 기간 내내 학원에서 연습해야 한다면서 명절 그 자체를 달갑지 않게 생각했다. 사실 수시모집에서 예·체능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과 인원이 제한적이어서 아이들은 시간을 최대한 아껴 연습에 매진하지 않으면 합격하기 힘들다.

한편, 잠시나마 입시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가족과 함께 여행 계획을 세워 둔 아이들도 여럿 있었다. 그리고 다소 성급한 감도 있지만, 이 기간을 이용하여 자신이 지원한 대학을 미리 방문해 보겠다는 여학생도 있었다.

아이들 모두는 명절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빨리 이 시기가 지나가기를 바랐다. 그리고 아이들의 공통적인 생각은 집에 머물면서 얼마 남지 않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위해 수능 공부에 전념하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워야 할 추석이 대학 입시로 얼룩져야 한다는 사실에 씁쓸한 생각이 든다. 그러나 자신의 목표를 향해 모든 것을 절제하고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큰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덧붙이는 글 | 한교닷컴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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