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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현애 마트산업노조 이마트지부 성수지회장이 6월 2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마트 노동자 근골격계 질환 현황과 개선을 위한 방향찾기' 토론회에서 마트 노동자 실태를 발표하고 있다.
 홍현애 마트산업노조 이마트지부 성수지회장이 6월 2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마트 노동자 근골격계 질환 현황과 개선을 위한 방향찾기" 토론회에서 마트 노동자 실태를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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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노동자가 서서 일하는 시간이 하루 평균 6.5시간에 이르고, 근골격계 질환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노동자도 7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마트산업노조는 6월 2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 '마트 노동자 근골격계 질환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지난 5월 한 달 동안 대형마트 노동자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근골격계 질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의자에 앉아 일하면 건방져 보인다? 고객 70%는 괜찮다고 해"

이번 조사를 진행한 이윤근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은 "화려해 보이는 대형마트 커튼 뒤편에서 일하는 노동자 상황은 심각했다"면서 "의자가 제대로 비치돼 있지 않거나 보급된 의자마저 상태가 열악해 하루 6시간 이상 서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79%에 달했다"고 밝혔다.

대형마트 의자 보급률은 계산대의 경우 98.2%로 거의 100%에 가깝지만 정작 계산 노동자들은 의자에 앉아 일하면 고객들에게 건방져 보인다고 생각하는 사업자들 눈치를 보느라 대부분 서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동안 서서 일하는 시간은 평균 6.5시간이었고, 연속해서 서있는 시간도 평균 2.8시간이었다. 특히 6시간 이상 서서 일하는 응답자는 79%로 80%에 육박했고, 3시간 이상 연속해서 서서 일한다고 응답한 노동자도 59.7%에 달했다.

하지만 이 소장은 "지난 2007년 실태조사 때 대형마트 고객 대상으로, 계산원이 의자에 앉아 있으면 건방지다고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더니 70% 이상이 괜찮다고 응답했다"면서 "앉아서 일하면 고객들이 건방지게 받아들일 거라는 사업자들 생각과는 달랐다"고 지적했다.

근골격계 질환 병원 치료 경험 70%, 하지정맥류-족저근막염 25%
 
 이윤근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이 6월 2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마트산업노조 주최 토론회에서 마트 노동자 근골격계 질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윤근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이 6월 2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마트산업노조 주최 토론회에서 마트 노동자 근골격계 질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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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량물 작업 실태를 확인하려 현장 조사까지 벌인 이 소장은 "10kg 이상 물체를 하루 25회 이상 드는 중량물 작업 위험 요인에 노출된 노동자가 45.7%였다"면서 "근골격계 질환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본 노동자가 69.3%였고, 하지정맥류나 족저근막염으로 치료받은 노동자도 25.4%였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0월 마트 노동자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마트작업장 노동환경 실태조사에서도 과중한 육체노동 때문에 입고물품 상자 중량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39.3%로 가장 많았고 '앉아서 일할 권리'(27.5%), 적정 높이의 진열대로 교체(14.4%) 등의 의견이 나왔다.(관련 기사: [2019년 1월 29일 오마이뉴스] "마트 수산물 포장 1분에 20회, 기계도 이렇게 못해요" http://omn.kr/1h2ql )

이윤근 소장은 "이 같은 실태가 여태 드러나지 않은 건 마트 노동자는 고객이 최우선이라고 교육받은 서비스 노동자여서 감히 본인들 건강 문제를 꺼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응답자 가운데 지난 1년 동안 작업과 관련해 4일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이나 질병을 경험한 산업재해(산재) 추정 노동자가 37%였지만 이 가운데 산재 신청한 경우는 4% 정도에 그쳤다"고 밝혔다.

"포장상자에 손잡이만 부착해도 무게 10% 감소 효과" 
 
 대형마트 노동자들은 무거운 상품을 운반하고 진열하는 작업에 큰 어려움을 호소했다. 대형마트 노동자 40%는 입고물품 박스에 중량 제한을 두고 소포장을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형마트 노동자들은 무거운 상품을 운반하고 진열하는 작업에 큰 어려움을 호소했다. 대형마트 노동자 40%는 입고물품 박스에 중량 제한을 두고 소포장을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 마트산업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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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노동자들의 현장 증언도 이번 조사 결과를 뒷받침했다. 홍현애 마트산업노조 이마트지부 성수지회장은 "유·아동 매장 노동자는 개당 20~25kg 정도 되는 물티슈 상자 6~7개를 L카에 싣고 옮기는 작업을 주말이면 하루 3번 정도하는데, 허리도 심하게 아프고 물티슈 진열 작업을 몇 년째 반복하다 보니 아침마다 손이 저리고 아프고 퉁퉁 붓는다고 호소했다"고 밝혔다.

홍 지회장은 "속옷 매장도 손이 많이 필요해 4명 정도 필요한데 인원 감축으로 2명 밖에 없어 제대로 쉴 수도 없다"면서 "매장 노동자가 다리에 하지정맥류가 생겨 병원 치료까지 받았는데, 회사에서 치료비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자신의 실비보험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윤근 소장은 "단기적으로 포장상자에 손잡이만 부착해도 중량물 무게를 9.7%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고, 작업 자세까지 개선하면 최대 38.7%까지 감소 효과가 있어 그만큼 요추부 부담이 줄어든다"면서 "산업안전보건법에 중량물에 손잡이를 부착하도록 돼 있지만 사업주는 상자에 손잡이를 뚫으면 틈새로 벌레가 들어가고 제작단가가 든다는 이유로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소장은 "미국의 경우 중량물을 들 때 최대 높이를 175cm로 권고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최대 280cm 높이에 상자를 쌓고 있어 요추부에 부담이 많다"면서 "무거운 물건일수록 쌓는 높이는 팔꿈치 높이를 중심으로 배치하고 무릎 아래나 어깨 높이 이상으로 쌓는 건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계산대 생활 4년 5개월, 목디스크에 테니스엘보까지
 
 롯데마트 킨텐스점에서 일하는 최송자씨가 6월 2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마트 노동자 근골격계 질환 현황과 개선을 위한 방향찾기' 토론회에서 마트 노동자 실태를 발표하고 있다.
 롯데마트 킨텐스점에서 일하는 최송자씨가 6월 2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마트 노동자 근골격계 질환 현황과 개선을 위한 방향찾기" 토론회에서 마트 노동자 실태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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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제 창고형 대형마트인 롯데마트 빅마켓 계산대 모습. 일반 대형마트와 달리 고객 카트를 계산 노동자쪽에서 끌어와 계산하다보니 의자가 제대로 비치되지 않은 곳도 있다.
 회원제 창고형 대형마트인 롯데마트 빅마켓 계산대 모습. 일반 대형마트와 달리 고객 카트를 계산 노동자쪽에서 끌어와 계산하다보니 의자가 제대로 비치되지 않은 곳도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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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 자신을 열심히 일하는 개미라고 그래요."

회원제 창고형 대형매장인 '빅마켓'에서 계산 노동자로 4년 5개월 근무한 최송자씨는 "창고형 매장은 상품을 대량 구매하는 고객들이 많은데, 무거운 카트를 계산원들이 직접 옮기는 구조여서 앉아서 일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서 "목디스크 초기 증상이 있고 테니스엘보(팔꿈치 통증) 진단을 받아 계속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금은 피자 코너로 발령받아서 일하는데, 하루 종일 피자를 커팅하면 손목이 남아나질 않는다"면서 "주말에 연장 근무하면 5시간 동안 서서 일하는데, 후방 작업(매장과 창고에 물건을 운반하거나 진열하는 일)은 앉아서 쉴 수 있다는 사실도 몰라 돌아가면 의자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윤근 소장은 중장기적으로 계산 노동자의 작업 동선과 의자 조건 등을 감안해 계산대 표준 설계안을 만들고, 물건을 옮길 때 자동으로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대차'를 보급해 중량물 작업에 따른 위험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국회 일정으로 불참한 이근규 고용노동부 산업예방보상정책국 산업보건과 사무관은 서면으로 대신한 토론문에서 "주최 쪽에서 제기한 박스에 손잡이를 뚫거나 포장 단위를 개선하는 등의 제안은 현실적이며 합당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문제해결을 위해 노사간 필요한 면담 등을 추진"하고 "사업장 점검시 유해한 환경은 즉시 시정 조치할 수 있도록 계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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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