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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 신창면에 위치한 순천향대학교 후문 상가에 불법으로 버려진 쓰레기들이다. 쓰레기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버린 것이다.
 아산시 신창면에 위치한 순천향대학교 후문 상가에 불법으로 버려진 쓰레기들이다. 쓰레기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버린 것이다.
ⓒ 나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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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 내 대학가 주변이 불법투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순천향대학교(아산시 신창면 읍내리) 후문 앞 거리. 가로등 아래 형형색색의 쓰레기봉투가 곳곳에 널려 있다. 상가에서 버린 박스들과 원룸촌에서 버린 쓰레기, 그리고 사람들이 지나가며 버린 크고 작은 쓰레기로 보인다. 부피가 큰 폐기물은 길을 막아 지나는 학생들과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음식물 쓰레기와 뒤섞인 시큼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길고양이들은 쓰레기봉투를 기웃거리며 먹을 것을 찾고 있다. 신창면 행정복지센터가 가로등에는 '쓰레기 불법투기 하지 마세요'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하지만 그 아래에 있는 6개의 쓰레기봉투 중 4개가 종량제 봉투가 아닌 일반 비닐 봉투다.

순천향대 후문 앞 원룸 '스마트빌'에 사는 박아무개씨(22, 학생)는 "원룸 건물 주변에 쓰레기들이 너무 많아 불편하다"며 "길고양이들이 헤집어놓은 쓰레기도 있다"고 말했다.

호서대학교에 다니는 김아무개씨(24)는 "사람들이 특정 장소에 쓰레기를 버리기 시작하면 점점 그 범위가 커져 거대한 쓰레기장이 된다"며 "학교 앞이 점점 더러워 지고 있다"고 말했다.

선문대학교에 다니는 조아무개씨(23)도 "점심을 먹으러 학교 앞으로 나오면 길거리에 도시락 쓰레기, 술병, 음식물 쓰레기 등이 버려져 있어 밥 먹기가 싫어질 정도"라고 말했다.

순천향대 후문 앞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이아무개씨(33)는 "사람들이 아파트 단지 내 지정된 쓰레기장에도 분리수거를 제대로 해놓지 않는다"며 "예를 들어, 음식물 쓰레기통에 음식물 쓰레기를 봉투째로 넣는 경우나 쓰레기통이 넘쳐 있으면 쓰레기를 아무 데나 던져놓는 경우도 봤다"고 말했다.

"불법투기, 대학가 주변이 가장 심각"

아산시의 폐기물 발생량은 하루 평균 147.38톤(2018년 기준)으로 매년 10톤 남짓 늘어나고 있다. 아산시 주민들의 1인당 생활폐기물 배출량도 하루 평균 1.48kg으로 전국 평균인 1.03kg의 1.5배에 육박한다.

아산시청에 접수된 불법 투기 민원 건수도 2016년 1279건에서 2017년 1624건, 지난해는 1696건으로 증가추세다.

서애란 아산시청 자원순환과 청소행정팀 담당은 "아산시 내에서 쓰레기 불법 투기가 가장 심한 곳은 신창면에 있는 순천향대학교, 배방읍에 있는 호서대학교, 탕정면에 있는 선문대 등 대학가와 신용화동, 아산 지중해마을"이라고 말했다.

황민수 신창면 행정복지센터 총무팀장과 아산시 쓰레기 수거업체인 우룡실업 연경선 부장은 "특히 신창면 순천향대 주변이 불법 투기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불법 투기 단속, '파봉' 형식이 유일"

아산시는 쓰레기 불법 투기를 꾸준히 단속하고 있다. 불법 투기 단속반 직원 3명이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아산시 내 전 지역을 단속한다. 매달 한 번씩은 의무적으로 아산시 자원순환과 공무원들이 단속반과 함께 불시검문을 다니기도 한다.

또 지역별로 무단투기를 예방하고 올바른 배출 방법을 알리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앞의 황민수 신창면 행정복지센터 총무팀장은 "신창면에서는 노인 일자리로 환경 정화를 담당하는 '읍내리 지킴이' 총 5명이 활동 중"이라며 "활동 중에 쓰레기 불법 투기를 제보해주시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법 투기에 비해 단속 실적은 낮은 편이다. 아산 시내 쓰레기 불법 투기 단속 건수 와 과태료 부과 금액은 2016년 625건에 1억 1340만원, 2017년 542건에 1억 1288만원, 2018년 715건에 1억 4160만원이다.

신창면 내 불법 투기 단속 전용 CCTV는 믿음빌 앞에 한 대만 설치돼 있다. 서애란 아산시청 청소행정팀 담당은 "아산시 내 불법 투기 감시 CCTV가 수가 적고 대부분 은 방범용 CCTV"라며 "CCTV를 활용해 쓰레기 불법 투기범을 잡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적발 방법도 쓰레기봉투를 직접 열어보는 '파봉' 형식이 유일하다.

서 씨는 "단속반이 직접 쓰레기봉투를 열어보고 불법 투기범의 개인정보가 담긴 증거물을 찾아야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보통 영수증이나 우편물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미리 증거물을 없앤 뒤 쓰레기를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대학가 원룸촌, 분리수거함이 부족하다

대학가 원룸촌의 불법 투기가 심한 이유에는 쓰레기 분리배출 장소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탓도 있다.

순천향대 앞 원룸촌에 사는 이아무개씨(25 학생)는 지난 3월 자신이 먹었던 치킨의 박스 사진과 함께 과태료 20만원이 부과된 고지서를 받았다. 이 씨는 "이 일을 계기로 처음으로 종량제 봉투를 샀다"면서도 "지금 사는 원룸에는 분리수거함이 없다"고 말했다.

후문 앞 경희학성아파트에 사는 김아무개씨(24)는 "아파트 단지 내에는 쓰레기를 배출할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다른 곳은 그렇지 않다"며 "모든 건물에 의무적으로 쓰레기 배출 시설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산시청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모든 아파트 단지의 경우 쓰레기 분리배출 시설이 있다. 원룸도 건물주가 건축신고를 할 때 집하장소를 지정해야 허가를 받지만 완공 후 배출 장소가 있는 지에 대한 검사는 따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폐기물협회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처럼 지속적인 관리 시설이나 인력을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한다"며 "지자체 차원에서 더욱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환경 관련 협회들에서 올바른 폐기물 배출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니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불법 투기 단속에 적발된 이씨는 "종량제 봉투는 100원(5L기준)밖에 하지 않는다.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고 쓰레기를 신경 써서 버려 올바른 생활문화가 형성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태그:#쓰레기, #불법투기, #문제, #순천향대학교, #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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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언제 어디서나 빛나는 보석같은 존재, 나진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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