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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오후 대구문화에술회관 앞에서 열린 한국당 주최 집회에서 당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는 모습.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은 지난 11일 오후 대구문화에술회관 앞에서 열린 한국당 주최 집회에서 당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는 모습.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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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오후 5시 52분께 '전국언론노조KBS본부'는 <'망언'을 '망언'이라 말하지 못하는 KBS뉴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대구에서 열린 집회에서 '문빠'와 '달창'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상당수 언론이 발언 내용을 보도했지만, "KBS는 발언 당일인 11일은 물론 논란이 커진 그 다음날(12일)에도 관련 내용을 9시 뉴스에 다루지 않았고, 13일 아침광장에서도 리포트를 찾아볼 수 없었다"라는 내부 비판 목소리였습니다.

KBS 내부의 비판 목소리, 왜 나왔나

전국언론노조KBS본부 성명에 따르면 KBS 주요 보도 책임자는 '정치인 막말에 대해서는 무시하거나 비판하거나 두 가지 보도방식이 있는데, 해당 건은 무시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전국언론노조KBS본부는 이와 같은 해명에 "제1야당 원내대표가 대중연설에서 쏟아낸 막말이 무시할 일이라는 말인가"라먀 "여당은 물론 다른 야당도 공식 논평을 통해 비판했고, 인터넷과 SNS에서 관련 뉴스가 쏟아졌다, 온 국민이 다 알게 된 '주요 뉴스'를 애써 무시한 것이 올바른 판단이었던 말인가"라고 비판했습니다.

전국언론노조KBS본부의 성명이 나온 그날 밤, KBS는 9시뉴스 '[뉴스줌인] 홍준표가 나경원에게, 유시민이 홍준표에게'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을 다뤘습니다.

KBS 보도 책임자는 정치인의 막말을 비판하거나 무시하는 등 두 가지 보도 방식을 선택한다고 했지만, 기존 KBS 보도를 보면 좀 차이가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 발언에 대해 <이해찬 '장애인 폄하' 발언 논란… "폄하 의도 없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낸 바 있습니다.

KBS가 정치인의 문제적 발언 주요하게 보도했던 것과 비교하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발언을 무시하는 게 과연 적절했는지 의문입니다.  
 
 지난해 12월,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 논란'이 일자 이를 보도한 KBS.
 지난해 12월,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 논란"이 일자 이를 보도한 KBS.
ⓒ KB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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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보도 이후에 기자들에게 문자 보낸 나경원

나경원 원내대표의 '문빠' '달창' 발언이 나온 시각은 5월 11일 오후 4시 30분쯤이었습니다. 지상파에서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처음으로 보도한 것은 SBS 8시 뉴스였습니다.

SBS는 <보수 텃밭 보란 듯 '일베 비속어' 언사… 회담 형식 기싸움>이라며 '달창'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일베 비속어'라고 지칭했습니다. SBS의 보도가 있은 지 20분 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출입기자단에게 문자를 보냅니다.

"저는 오늘 문재인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를 지칭하는 과정에서 그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쓴 바 있습니다. 저는 결코 세부적인 그 뜻을 의미하기 위한 의도로 쓴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인터넷상 표현을 무심코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8시 40분께 출입기자단에게 배포한 문자

이후 <연합뉴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언론이 <나경원 사과... 의미 유래 몰랐다> 등의 제목으로 보도를 했습니다. 직접 나경원 원내대표로부터 사과를 들은 것도 아니고, 누구에게 사과를 하는지 주어조차 명확하지 않은 문자 하나에 언론사들이 사과를 했다고 보도한 것입니다.

만약 SBS 가 8시뉴스에서 보도하지 않았다면, 나경원 원내대표의 사과는 더 늦어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지상파, 특히 공영방송의 보도가 누락된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언론노조 KBS본부 "특별대담 문제 때문에 침묵?"
 
취임2주년 문 대통령, '대통령에게 뭄는다' 대담 프로그램 출연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KBS 특집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송현정 KBS 정치 전문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취임2주년 문 대통령, "대통령에게 뭄는다" 대담 프로그램 출연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뒀던 5월 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KBS 특집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송현정 KBS 정치 전문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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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KBS본부는 성명을 통해 "일부에서는 KBS 9시뉴스의 외면을 두고 KBS가 진행한 특별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와 연결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라며 "특별대담에서 불거진 문제를 더 확산시키지 않기 위해 그런 것 아니냐는 의혹"이라고 주장했습니다.

KBS 내부에서 이런 주장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 속에 'KBS 기자가 문빠, 달창에게 공격받고 있다'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KBS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막말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대담을 진행했던 송현정 기자 논란이 다시 한번 언급되는 게 불편했을 수도 있습니다.

언론은 정치인의 막말을 보도하거나 혹은 무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언론이 선택의 기준을 어디에 두는지가 중요합니다. 언론의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내부의 판단을 있는 그대로 믿기도 힘듭니다.

정치인의 막말 보도 때문에 정치 혐오가 커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언론이 정치인의 막말을 보도할 때는 단순히 받아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는 막말을 하지 않도록 제대로 비판해야 합니다.

앞으로 KBS가 정치인의 막말을 어떻게 보도할지 유심히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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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미디어 '아이엠피터TV'를 운영하는 정치블로거, 진보나 좌파보다는 상식적인 사회를 꿈꾸며 제주도에서 에순양과 요돌군의 아빠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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