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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부터 조선일보는 경찰청과 함께 '청룡봉사상' 수상자를 매년 선정했습니다. 이 상은 조선일보 편집국장과 사회부장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합니다. 지금까지 200명 넘는 현직 경찰이 조선일보가 주는 상을 받았습니다. 수상자는 1계급 특진 혜택을 받게 됩니다. 동아일보·채널A가 주최하는 '영예로운 제복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경찰 인사권을 조선·동아가 나누어 가진 셈입니다. 일개 언론사가 공무원 인사에 개입하는 것은 권언유착의 단초가 되는 후진적 관행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논평 <조선·동아에서 주는 경찰 1계급 특진상, 권언유착 도구일 뿐이다>(5/3)에서 이 같은 언론과의 유착 관행을 경찰청 스스로 차단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조선일보가 경찰청뿐 아니라 군인과 교사를 대상으로 비슷한 시상식을 열고 자회사인 TV조선을 통해 홍보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민언련은 조선일보를 비롯해 언론사가 주관·후원하는 시상 중에서 청룡봉사상과 유사한 경우가 있는지 추가로 살펴봤습니다.

군인도 선생님도 조선일보가 평가한다니

조선일보와 국방부는 매년 현직 군인에게 '위국헌신상'을 주고 있습니다. 이 상은 2010년 만들어져 작년까지 아홉 차례 시상됐습니다. 위국헌신상에는 청룡봉사상처럼 명시된 특진 혜택은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 군인의 직속 상관인 국방부 장관 명의로 상이 나가고, 국방부 장관이 직접 참석해 상을 수여합니다. 군인은 진급에 사활을 거는 조직 중 하나입니다. 특히 장성 인사를 앞두고는 군 전체가 긴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국헌신상'과 같은 상은 진급에 간접적으로나마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TV조선은 저녁종합뉴스 <마린온 순직자 등 위국헌신상 수상>(2018/11/13)에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수상자에게 상을 주는 모습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 2018년도 위국헌신상 시상식에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수상자에게 상을 주는 모습. TV조선 <뉴스9> 화면 갈무리. (2018/11/13)
 △ 2018년도 위국헌신상 시상식에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수상자에게 상을 주는 모습. TV조선 <뉴스9> 화면 갈무리. (2018/11/13)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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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교육부와 함께 '올해의 스승상'도 시상하고 있습니다. 이 상은 현직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하며 수상자는 연구 평정점수1.5점을 받습니다. 평정점수는 교육공무원승진규정에 따라 승진과 임용에 영향을 미치는데 1.5점은 전국단위 대회에 나가 최우수 성적을 거둬야 받을 수 있는 점수입니다. 직무 관련 석사학위 혹은 직무와 관련 없는 박사학위를 땄을 때도 1.5점을 받습니다. 이 또한 승진 효과가 있는 상이라는 의미입니다.

권언유착의 썩은 열매가 열리기 시작했다

지난 4월 2일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이 자사 기자를 배석한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한겨레 보도 <단독/ '장자연 사건 피의자' 조선일보 방상훈, 기자 배석 '황제 조사' 받았다>(4/2 최우리 정환봉 기자)가 나왔습니다. 이어서 청룡봉사상을 받은 경찰이 장자연 사건 조사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CBS·노컷뉴스 보도 <단독/장자연 수사 관여 경찰, 조선일보 사장이 준 '특진상' 받았다>(5/2 김태헌 기자)로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닙니다. 이는 '권언유착'의 고리가 수십 년간 유지된 결과입니다. 공직사회가 기어이 언론의 입김을 받은 정황이 드러난 것입니다. 조선일보로부터 큰 은혜를 입은 경찰이 조선일보에 수사의 칼날을 제대로 겨눌 수 있었을까요? 

'상'으로 유착된 언론과 공직사회

조선일보가 대표 사례로 언급했습니다만 이와 유사한 사례는 타 언론사에도 있었습니다. 민언련은 지난 언론 보도들을 중심으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언론사 주최 시상식들을 조사해 정리했습니다. '정부가 주는 상을 공영방송인 KBS나 준공영 언론인 서울신문이 심사하고 시상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 않느냐'고 보는 분도 있겠지만 우선 명단에 포함했습니다.
      
 △ 언론사가 공무원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시상 목록
 △ 언론사가 공무원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시상 목록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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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은 정부가 언론사들에 생각보다 많이 '곁을 내주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국방부·교육부·행정안전부·법무부 등 정부 핵심 부처부터 경찰청·소방청 등 일선 행정부처까지 고저(高低)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모두 언론사 후원으로 시상식을 열거나 언론사 주관 시상식에 공적 권위를 더했습니다. 일개 언론사 사주나 편집국장이 수상자 선정에 깊게 관여하거나 '조선일보 사장상' 같이 전적으로 권한을 위임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언론사들은 각종 상을 매개로 공무원 인사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대다수 상이 1계급 특진을 특전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진급 특전이 명시돼있지 않더라도 국방부 장관상, 교육부 장관상 등 최고 수준의 공적 권위를 담은 상들이 대부분입니다. 수상자가 각종 인사와 선발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는 사실은 쉬이 예상됩니다.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PD 저널 칼럼에서 "일개 민간 신문사의 상을 국가승진제도의 참고용이 아닌 즉각 승진제도로 시스템화한 것 자체가 권언유착의 잔재"라고 했습니다. 언론사가 주관하는 시상식에 공적 권위를 모두 배제해야 합니다. 정부 주관 행사에는 언론사들이 후원을 빌미로 시상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진정 국민을 위해 힘써 일한 공직자들을 치하하고자 한다면 정부 단독으로 상을 주면 될 일입니다. 나아가 언론사 문화사업의 경계 기준을 새롭게 정하고 엄격히 지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2019년 언론사 주관 공무원 시상식을 다룬 언론 보도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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