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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감옥 터에 남아 있는 우물과 왕버들나무
 대전 감옥 터에 남아 있는 우물과 왕버들나무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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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어느 날, 대전 감옥 터(대전 중구 중촌동) 근처 마을 엄마들이 모였다. 마을 역사를 듣기 위해서다. 5대째 마을에 거주하는 칠십이 넘은 마을 주민이 강사다.

"에이 이 동네가 뭘 보고 자랄 게 있어야지. 교도소 채소밭에 똥지게 지고 나와 일하고 있는 도둑놈들 보면서 뭘 배웠겠어?" 

뜻밖의 자조에 마을 엄마들이 뭉쳤다. 고향 마을에 대한 기억의 관점을 '도둑놈들이 갇힌 곳'에서 '독립운동가, 민주화운동가들이 옥고를 치른 역사 현장'으로 전환해 주고 싶어서다.

이후 엄마들은 '중촌마을역사 탐험대그루터기'를 조직하고 마을의 역사를 배우고 대전 감옥 터를 '평화공원'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후 마을 기행, 마을 평화 축제를 열었다. 행정의 무관심으로 방치된 땅을 마을에서는 물론 한국 역사 자원으로 탈바꿈 시키는 데 기여했다.

'3.1운동 100주년 기념 대전추진위원회'는 8일 오전 10시 30분 옛 충남도청 본관 2층 소회의실에서 '대전 감옥 100년 기념, 대전시 근현대역사문화사업에 대한 평가와 제언'(사회 황성미 대전인권센터 사무처장)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민양운 풀뿌리여성마을숲 공동대표는 "중촌마을역사탐험대 그루터기를 조직해 처음 한 일이 마을 역사에 대한 공부와 잘못 표기된 안내문 수정 요구"라며 대전 감옥을 대하는 대전시와 중구청의 인식을 되짚었다.

그는 특히 "평화공원안에 보기 드문 오래된 수령의 왕버드나무 한 그루가 늘 눈길을 끌어왔다"며 "대전 감옥의 모든 역사를 지켜보았다고 생각하며 평화의 염원을 담아 '평화의 나무 왕버들' 안내판을 설치했다"고 덧붙였다. 
 
민양운 풀뿌리여성마을숲 공동대표
 민양운 풀뿌리여성마을숲 공동대표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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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전시와 중구청에 ▲ 진행 중인 대전형무소터관광자원화 용역과 관련 민관협치로 종합 계획을 마련할 것 ▲ 마을(감옥) 안내소 설치와 마을 축제, 마을 기행 상설화 ▲ 산내 골령골 공원추진위원회 구성을 각각 요구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이 밖에도 ▲ 대전감옥 100년, 역사성과 제언(임재근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교육연구팀장) ▲ 대전 감옥 100년, 그 터에서 살아가는 생활자들의 기억 방법에 관하여(민양운 풀뿌리여성마을숲 공동대표) ▲ '옛 충남도청사 본관 활용 방안 놓고 무슨 일이 있었나'(안여종 대전문화유산울림 대표) 주제 발표가 함께 진행됐다.

'3.1운동 100주년 기념 대전추진위원회'는 이날 심포지엄 결과를 묶어 대전시에 '정책 제안'할 예정이다.

태그:#3.1운동, #100주년, #대전시, #'3.1운동 100주년 기념 대전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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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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