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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더불어민주당에 악재가 끝없이 터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악재가 근래에만 터져나오고 있는 것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승리 이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수행비서 성폭행 사건,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드루킹' 논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여러 의혹 등 악재가 지속적으로 발생해왔다.

그러나 반사이익을 보아야 할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20~25%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0~35%를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마디로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지지율 반등의 호재가 연이어 발생했지만, 이를 자신들의 지지율 상승으로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목포 원도심 투기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23일 오후 전남 목포 역사문화거리 박물관 건립 희망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목포 원도심 투기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23일 오후 전남 목포 역사문화거리 박물관 건립 희망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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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몇가지 분석이 가능하다. 2016년부터 시작된 탄핵 정국 이후 자유한국당의 이미지 손실이 막대했기에 자유한국당이 어떤 주장을 펼쳐도 유권자들에게 와닿지 않는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한 마디로 자유한국당은 많은 유권자들로부터 현 정부를 비판할 자격이 여전히 박탈당한 상태라는 것이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에서 발생한 몇가지 논란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공세를 펼쳤지만 대부분 무위에 그쳤으며 공세 기간 역시 매우 짧았다. 더 나아가 자유한국당 역시 유사한 논란에 휩싸이면서 논란을 확대시키는 것마저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

탄핵 이후 시간이 많이 흘렀으며, 더불어민주당의 악재가 계속되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지지율을 크게 상승시키지 못하는 근본적 원인에는 자유한국당 내 '새로운 정파의 부재'가 있다.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거리가 있기 때문에 정부와 여당에 비판을 가해도 "너도 똑같다"라는 역공으로부터 벗어나 있기에 현 정부와 여당의 실책을 비판함으로써 떠나간 보수 유권자의 지지를 되찾아 올 새로운 정파가 자유한국당에 부재하는 것이다. 어떤 요인으로 인해 현재 자유한국당의 새로운 정파 탄생이 요원한 것일까.

1. 사라진 친박

현재 자유한국당은 친박 외의 정파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자유한국당은 친박 소수 의원들을 제외하면 정파 자체가 없다고도 볼 수 있다. 탄핵 정국 이후 친박이라는 이미지는 금기시 돼 왔다. 많은 의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었으며 태극기 집회 세력과도 거리를 두었다.

물론 이번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정국에는 태극기 집회 세력이 자유한국당 입장에서 협력해야 할 세력으로 분류되는 추세다. 그러나 여전히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친박이라는 단어는 금기시 되고 있는 듯하다. 전당대회 주요 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서울-수도권 승리를 위해 자신이 당대표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위 정서를 대변한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에 도전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한 콘서트홀에서 북콘서트에 앞서 지지자들에게 싸인회를 열고 있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에 도전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한 콘서트홀에서 북콘서트에 앞서 지지자들에게 싸인회를 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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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세력화 될 수 없는, 바른정당 복당파

박근혜 정권 말미에 유승민 의원은 대권주자로 급부상했다. 이명박 정권과 거리도 있으며, 친박 출신이지만 박근혜 정권과의 갈등으로 인해 당시 정권과도 거리가 있던 유승민은 유권자들로 하여금 대체 세력으로 인정받았다. 결국 탄핵 정국 이후 유승민계 의원들과 김무성계 의원들은 탈당했고. 당시 만든 정당이 바른정당이었다.

그러나 몇 가지 요인들로 인해 바른정당은 분열되었고 자유한국당 복당, 바른미래당 창당으로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복당파는 친박 세력과 거리를 두고 있으나 자기세력화를 할 수가 없었다. 배신자, 위기일 때 떠났다는 당내 정서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향후 바른미래당 내 의원들이 자유한국당에 복당한다고 해도 이런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3. 새로운 인물의 부재

친박의 소극적 행보, 비박의 세력화 불능도 자유한국당의 문제지만, 새로운 정파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새로운 인물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다. 새로운 정파는 대권주자를 중심으로 만들어진다. 국민적 지지가 높은 대표적 인물을 앞에 두고 세력화를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에는 새로운 인물이 없다. 지금 자유한국당에서 거물급 정치인이거나 대권을 바라보는 정치인을 꼽으라면 상상되는 인물들은 대개 매우 오랜 시간 대중에게 노출된 인물들이다. 이들은 직간접적으로 이명박, 박근혜 정권과 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정파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다가오는 2020년 21대 총선. 자유한국당의 미래는?

탄핵정국 이후 자유한국당은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극심한 반대 정서를 마주하고 있다. 과거 정권의 실책으로부터 자유로운 중진 정치인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을 대체할만한 새로운 얼굴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는 새로운 정파의 탄생 불능으로 이어진다.

이번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이후에 정계 개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계 개편에서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은 분명 그 조직 구성이 변화될 것이다. 정계 개편이 끝나면 바로 2020년 21대 총선 정국으로 접어든다.

그러나 여전히 자유한국당에서 이명박-박근혜 정권 책임론에서 벗어나 더불어민주당 악재를 비판하면서 자신의 세력을 모으고 서울-수도권 유권자의 지지를 얻어낼 새로운 인물과 정파가 나타날 가능성은 요원해 보인다.

과거에도 존재했던 '새 정파의 부재'... 2013~2014년 민주당을 보라

이런 상황은 과거에도 존재했다. 2013~2014년의 민주당이 그러했다. 2012년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은 정파가 붕괴됐다. 총선과 대선 패배 책임론이 있었던 친노-친문 정파는 당의 전면에 나설 수 없었다. 비문 정파 역시 새로이 내세운 인물이 없었기에 각자 도생하고 있었다.

안철수 의원이 입당하기는 했지만 대선 정국에서 기존 민주당 지지자들 일부와 친노-친문 지지자들과 정서적 골이 깊었기에 온전한 정파를 만들어 내지 못했으며, 재보궐 선거에서의 대패로 이들 역시 당의 전면에 나설 수가 없었다.

위와 같은 상황 속에 민주당은 20~25% 내외의 지지율에 갇혔었다. 당시 정부 여당의 연이은 실책에도 민주당의 지지율은 상승하지 않았다. 지금 자유한국당의 모습과 유사하다. 추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지도부는 당시 민주당이 어떤 모습이었으며, 이를 어떻게 타개해나갔는지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태그:#자유한국당, #지지율 , #정파 , #친박 , #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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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사회복지학 학사 졸업. 사회학 석사 졸업. 사회학 박사 수료. 현직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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