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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른으로 버스로 출발하기 앞서 찍은 스트라스부르 시가지 모습
 루체른으로 버스로 출발하기 앞서 찍은 스트라스부르 시가지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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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스테이크와 빵으로 마지막 점심 식사를 했다. 유럽여행 와서 매일 주식처럼 먹는 빵이지만, 속이 더부룩하거나 거부감이 없다.

이번 3박 4일간 프랑스 여행에서 또 한 가지 보고 배운 것이 있다. 일정 내내 가이드 보조 역할을 해주었던 교포 여성이다. 이 분은 주로 파리의 일일 기상 상태와 관광지 정보를 입수해 알려 주었다. 도우미로 나선 교포 여성 덕분에 관광지에서 기다리지 않고 바로바로 입장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여행사도 동종업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객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패키지여행의 단점 중 하나인 물품 강매가 이번 유럽여행에서는 없어 좋았다. 앞으로는 패키지여행도 이런 트렌드로 가야 여행사도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스위스 국경검문소 주변 모습
 스위스 국경검문소 주변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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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스부르에서 스위스 루체른까지 여정

점심 식사를 마치고 스위스 루체른으로 가기 위해, 우리 일행들을 태우고 갈 버스가 출발을 서두른다. 이번 유럽여행에서 딱 한 번 파리에서 스트라스부르까지 고속 열차를 탔다. 이제 남은 유럽여행 기간은 전부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해야 한다.

스트라스부르에서 스위스 루체른까지는 버스로 3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짧은 여행 기간이라 서두르지 않으면 한 곳이라도 구경을 하지 못하는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스위스 루체른으로 가기 위해 고속도로에 진입하고 채 3분도 되지 않았다. 앞에 다리가 하나 보이고 바로 분기점 표지판이 보인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바로 독일 국경선이다.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국경선이라니 정말 가까워도 너무 가깝다.

앞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주택 구조가 독일과 비슷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독일 국경선을 지나 직진하여 가면 갈수록 스위스 풍의 모습이 나타난다. 우리가 평소 사진으로 많이 접하고, 동경의 대상이었던 푸른 초원과 전원주택들이 많이 보인다. 스트라스부르를 출발하여 버스로 1시간 30분 만에 스위스 국경 검문소에 도착을 했다.

동행한 가이드가 버스에서 내린다. 여기 국경 검문소에 통과세(입국과 관련한 경비)를 지불하려고 내려간다. 국경 검문소라 무장한 군인들이 버스에 올라 검문을 하는 줄 알았더니 그런 것은 없다. 차창으로 보이는데 자가용 승용차를 몰고 온 사람들만 뒤 트렁크 검사를 한다.

우리 일행들과 같이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단체 관광객들은 검사 없이 통과세만 내면 프리 패스이다. 국경 검문소 통과할 때 버스에서 내리거나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 한다. 만약 찍다가 적발되면 바로 카메라 몰수당하고 벌금을 물어야 한다. 그래서 하는 수없이 버스 안에서 국경선 주변의 모습만 찍어야 했다.
 
스위스 고속도로휴게소 화장실 모습
 스위스 고속도로휴게소 화장실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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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국경선을 무사히 통과하고 고속도로를 30분쯤 달리다 휴게소에 처음으로 들렸다. 다들 급한 볼 일과 음료수를 구입하려고 내렸는데, 우리나라와는 전혀 딴판이다. 화장실이 현금을 넣어야 움직이는 차단 구조로 되어 있다.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1유로를 지불하여야 한다. 화장실 이용치고는 너무 비싸다. 화장실 이용 후 영수증은 필히 버리지 말고 보관해야 한다. 휴게소에서 물품을 구입하고 난 후 화장실 이용 영수증을 제출하면 1유로를 환불해 주는 시스템이다.

고속도로 휴게소룰 출발하여 루체른으로 가는 도중, 중간중간 스위스의 아름다운 모습들이 차창 가로 보인다. 일행들 대부분이 차창 가의 모습에 매료되어 다들 한마디씩 한다. 갓길이라도 있으면 좀 세워 달라고 한다. 그러나 스위스는 중간에 휴게소 외에는 갓길이 보이질 않는다.

그래서 하는 수없이 주행 중이라도 버스 안에서 사진을 몇 군데 찍어 보았지만, 카메라가 흔들려 사진이 좋아 보이질 않는다. 그렇다고 차를 세울 수는 없다. 그냥 눈으로 호강하며 가는 수밖에 없다. 이런 멋진 풍경을 뒤로하고 버스는 계속 루체른으로 달린다.
 
스위스 루체른 시가지 모습
 스위스 루체른 시가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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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낭만적인 도시 루체른

최근 해외여행 붐을 타고 우리나라 및 중국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는 곳이 루체른이다. 루체른은 스위스의 중앙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루체른 호수의 서쪽에 있는 호반의 도시이다. 전 세계인들이 한 번쯤 가보고 싶어 하는 스위스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이다.

루체른의 주요 관광명소는 루체른 역을 중심으로 2Km거리 안에 옹기종기 모두 모여 있다. 주요 관광지로는 루체른 구시가지 거리 풍경과 스위스 용병들의 아픈 역사가 숨어있는 빈사의 사자상 그리고 유럽 최초의 목재 다리인 카펠교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보았던 '꽃보다 할배' 스위스편 방영 시, 짐꾼 이서진이 꽃할배들에게 자유시간을 준다고 한 곳이 바로 여기이다. 이순재, 백일섭 두 분이 배낭을 메고 자유여행을 온 것처럼 다녔던 곳이다. 관광지를 스스로 찾아다닐 정도로 서로 인접해 있는 곳이다.

언어는 '꽃보다 할배'에 등장하는 탤런트 이순재의 거침없는 독일어 실력이 방송의 재미를 더했던 장면이 생각난다. 스위스는 독일어와 프랑스어 그리고 이탈리아어, 로망스어를 공용으로 사용하고 영어를 사용해도 친절하게 바로 답해 준다.

또 하나의 관광명소로는 로이스 강을 가로지르며 다니는 유람선 관광이 있다. 루체른 역 앞에 유람선 선착장이 있다. 많은 관광객들이 유람선을 타고 로이스 강 주변의 경관을 즐기며 다닌다. 우리 일행들은 일정상 유람선은 타보지 못했다.

루체른은 병풍처럼 둘러싸인 리기, 필라투스, 티틀리스와 같은, 눈 덮인 알프스 산맥의 아름다운 모습을 멀리서라도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중세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로이스 강과 함께 하나가 되어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건물은 주변경관과 어울리게 신축 시 통제를 하는 것 같았다.
 
루체른 시가지 중심에 있는 유명시계상가 건물
 루체른 시가지 중심에 있는 유명시계상가 건물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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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펠교를 중심으로 주변 상가가 활기를 띠고 있는 모습도 보았다. 시계의 본 고장답게 롤렉스 시계 전문 상가 건물도 있었다. 가이드 전언에 의하면, 최근 급격히 늘어난 중국 관광객들이 상가에 몰려 고급 시계를 싹쓸이한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리고 인근 초콜릿 상점에는 선물용으로 여러 모양의 초콜릿을 많이 구입하고 있었다. 먹어보니 너무 달지도 않고 적당히 달콤한, 먹기 좋은 맛이다. 워낙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다 보니 계산대에서 4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진풍경도 연출하는 곳이 바로 여기이다.
 
스위스 용병들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빈사의 사자상
 스위스 용병들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빈사의 사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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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맹한 병사들의 상징 '빈사의 사자상'

스위스 국경 지점에서 루체른 시가지까지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도착을 했다. 바로 루체른 시내를 도보로 걸어서 스위스의 용맹한 병사들을 상징하는 '빈사의 사자상' 앞에 도착했다.

이 사자상은 1792년 프랑스 혁명 당시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의 거처인 튈리지 궁전을 사수하다 전멸한, 스위스 용병 786명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

스위스 루체른에 있는 '빈사의 사자상'은 덴마크의 조각가인 베르텔 토르발센이 설계한 작품으로, 독일 출신 카스아 호른에 의해 완성되었다.

스위스 용병들은 주로 프랑스에 많이 고용되어 활약을 하였다고 한다. 이들이 전쟁에서 떨친 용맹성은 실전에서 그대로 증명되어, 르네상스 시대에는 그들의 용맹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런 충성심과 용맹성으로 인해 스위스 용병들은 주로 인근 나라의 군주들을 지키는 근위대원으로 많이 고용되어 갔다. 물론 높은 임금을 준다는 호조건도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그러나 그때 당시에는 용병으로 나가지 않으면 가족의 생계마저 위협할 정도로 가난하였던 나라가 스위스였다. 스위스의 아픈 역사를 품은 곳이기도 하다. 미국 작가인 마크 트웨인은 루체른에 있는 빈사의 사자상을 보고 난후 "세계에서 가장 슬프고 감동적인 작품"이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루체른 빈사의 사자상 위에 있는 빙하공원 거울의 방 입구 모습
 루체른 빈사의 사자상 위에 있는 빙하공원 거울의 방 입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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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사의 사자상을 직접 현장에서 보니, 동물들이 죽기 직전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그렸다. 동물들은 임종이 임박하면 항문이 벌어지고 혀를 쭉 내민다. 항문은 꼬리에 가려 사실적인 표현을 할 수 없었겠지만, 혀의 모양은 죽기 직전과 똑같은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였다.

사자는 스위스 용병들을 상징한다고 한다. 등에 화살을 맞고 고통스러워하는 당시의 모습을 연상해 볼 수 있다. 사자 앞발 아래에 방패가 2개 보인다.

하나는 프랑스 왕조 부르봉 왕가의 문장인 흰 백합 모양의 방패이다. 방패 위에는 부러진 창을 맞고 쓰러진, 스위스 용병들의 용맹스러움이 묘사되어 있다. 또 하나는 스위스를 상징하는 방패로 조각되어 있다.

튈리지 궁전을 사수하던 786명의 용병들은 프랑스 대혁명 당시, 살아서 고국 스위스로 충분히 돌아갈 수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용병들은 용맹성과 후손들과의 신의를 지키지 위해 항복 대신 목숨을 바쳐 싸우는 길을 택하여 장렬히 전사한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듣고 나니, 여기 이 자리가 스위스의 민족혼이 뿌리 깊게 느껴지는 장소 같았다.
  
자연석 바위에 징으로 쪼아 만든 경주 불곡 마애여래좌상 모습, 유네스코 세계유산(경주역사유적지구)로 지정되어 있다.
 자연석 바위에 징으로 쪼아 만든 경주 불곡 마애여래좌상 모습, 유네스코 세계유산(경주역사유적지구)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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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여 년 앞선 조각기술, 경주 남산에 있다

빈사의 사자상은 거대한 자연석 바위 중간을 일일이 징으로 쪼아서 조각한 모습이다. 그래서 바위에 새긴 빈사의 사자상을 보고, 많은 관광객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그러나 이보다 800여 년 전인 우리나라 신라시대에도 자연석 바위를 징으로 쪼아 만든 훌륭한 작품이 있었다.

그게 바로 유네스코 세계유산(경주역사유적지구)에 등재되어 있는 경주 남산 불곡 마애여래좌상(관련기사 : http://omn.kr/18sgx)이다.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더 되새겨 보는 시간이다.
 
어둠이 밀려오는 루체른 카펠교 전경
 어둠이 밀려오는 루체른 카펠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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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초의 목조다리 카펠교

루체른 시내를 가로지르고, 로이스 강을 연결하고 있는 다리가 있다. 그것이 바로 유럽 최초의 목조다리인 카펠교다. 카펠교는 지붕이 덮인 특이한 형태로, 전체 길이는 204.7m이다. 다리 중간지점에 놓인 팔각형의 탑은 높이가 34m로 물의 탑(水塔)으로 불린다.

물의 탑은 1333년에 호수로 잠입하는 적들의 동태를 살피기 위해 성벽처럼 요새로 지어졌다. 그러나 나중에는 여기가 고문실과 감옥으로도 활용되었으며, 보물을 감추고 중요 문서를 보관하는 장소로도 이용되었다. 요즘은 1층을 기념품 판매소로 사용하고 있다.
   
카펠교는 루체른의 랜드마크로 일찌감치 관광객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다. 다리에는 112개의 나무판으로 된 지붕이 있다. 지붕 안쪽에는 삼각형 모양의 그림들이 그려져 있는데, 루체른이 합스 브루크 왕가로부터 독립한 14세기 말엽의 모습과 루체른 수호성인의 생애에 대한 그림이 그려졌다.
  
카펠교 지붕 삼각형 들보에 그려져 있는 판화 모습
 카펠교 지붕 삼각형 들보에 그려져 있는 판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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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펠교는 1993년 8월 화재로 인해 다리의 상당 부분이 소실되었으나 그해 바로 복원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판화 그림은 총 147점 중 30점 정도만 복구되었다고 한다.

카펠교 입구에 들어서면 어디서 로이스 강을 유영하여 왔는지 새하얀 백조가 관광객들을 반기며 몰려들기 시작한다. 강 위에서 내려다보면 강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강물이 맑다. 호수이지만 바다와 같은 파란 물의 색깔이 너무 아름다워 보인다.

루체른은 로이스 강을 중심으로 도시와 자연 그리고 주변 풍광이 가장 조화롭게 이루어진 곳이다. 한마디로 스위스의 낭만적인 풍경을 루체른이 제일 먼저 보여주는 것 같다.

최근 해외여행 붐을 타고 자유여행을 다니는 대학생 그리고 직장인들 사이에도 인기가 높은 지역이다. 유럽여행을 떠나면 반드시 한번 들러야 할 코스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지역이 루체른이다.

태그:#루체른 구시가지, #빈사의 사자상, #카펠교, #스위스국경검문소, #경주불곡마애여래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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