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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후 2시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왼쪽부터) 윤종오 전 울산 북구청장, 차선열 울산수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 윤한섭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10일 오후 2시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왼쪽부터) 윤종오 전 울산 북구청장, 차선열 울산수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 윤한섭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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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 기간(2010년~2014년) 중소상인의 생존권을 위해 미국계 대형마트 코스트코 건립 허가를 반려한 일로 4억 6백만 원을 물게 된 노동자 출신 윤종오 전 울산북구청장.

이 일을 두고 연일 울산은 물론 전국의 중소상인들이 들썩이고 있는 것은 최근 진행된 일들이 드라마틱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관련기사 : "촛불 거론 말라"... '윤종오 구상금 청원 거부' 울산북구청장 역풍)

그 과정은 이렇다. 지역 중소상인들은 거액의 구상금을 물게 된 윤 전 구청장을 위해 코스트코 구상금 청산을 위한 '을'들의 연대와 북구대책위원회를 꾸려 구명운동을 벌여 북구 주민 등 총 1만1257명의 열망을 모았고, 북구의회에 구상금 면제 청원을 하기에 이른다.

지속되는 호소에 여론이 모아지면서 결국 북구의회는 지난해 12월 21일 구상금 면제 청원을 가결시켰다. 하지만 지난 9일 북구청이 북구청장의 결재로 북구의회가 가결시킨 윤종오 전 북구청장에 대한 4억 6백만원의 '구상금 면제 청원'을 거부한 것.

이미 8년 전부터 시작된 윤종오 전 구청장의 대형마트 건축허가 반려 사건은 전국적으로 이슈화돼 이후 '대형마트 의무휴업 도입'과 '입점거리 제한' 등 유통산업발전법 개정까지 이끌어낸 바 있다.

하지만 정작 중소상인의 호소로 고뇌 끝에 그들의 생존권을 위해 대형마트 허가를 일시 보류한 구청장은 오는 19일부터 자신의 집이 경매 절차에 넘어가는 등 고통이 절정에 달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처럼 친서민 정책을 펼친 일로 거액을 물게 된 전 울산 북구청장에게 돈을 청구한 이는 다름 아니 후임 북구청장이다. 또한 이 돈을 빨리 받기 위해 그의 전 재산인 아파트를 경매에 부친 이는 그 후임 구청장이다.

윤종오 전 구청장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이같은 흐름은 울산 북구지역의 정치 지형과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같은 일들이 각종 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 헤게모니 싸움이 그 배경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친서민 정책' 전임 구청장에 돈 청구하고 집 압류한 이는 '후임 구청장들'

울산 북구는 지난 1997년 울산이 광역시가 되면서 신설된 신생구 지역이다. 현대자동차와 수많은 자동차협력업체가 있어 노동자의 도시로 불린다.

그동안 울산 북구에서는 윤종오 전 구청장이 속한 진보정당과 후임 박천동 구청장이 속한 자유한국당이 선거 때면 구청장과 국회의원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승패를 나눠 가져왔다. 하지만 그동안 구의원 한 석 없던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바람에 힘입어 국회의원(재선거)과 구청장, 구의원 과반수를 석권하면서 정치지형이 바뀌게 됐다.

따라서 각 정당들의 의중이 다가오는 총선과 지방선거, 더 먼 미래의 선거까지 이 문제와 연결돼 이어지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임 윤종오 구청장(56)은 노동자 출신으로 구의원, 시의원을 거쳐 구청장에 이어 이 지역 국회의원에까지 당선되는 인기를 누려왔지만 그 반대급부로 구청장 재임시절부터 국회의원 중도 낙마까지 보수 정치권의 끊임 없는 비토에 시달려 왔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코스트코 구상금 청구와 국회의원 낙마도 그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과연 윤종오 구청장이 4억이나 되는 구상금을 물어야 하는 것이 정당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

윤종오 전 구청장은 대형마트를 반려한 일로 재판을 받거나 혹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면서 일관되게 "지자체장의 주요 임무는 지역의 주민, 사회적 약자를 돕는 데 우선 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법원은 잇따라 '대형마트 측이 늦은 허가로 인해 손해를 봤으니 돈을 물라'는 판결을 내렸다. 더 문제는 후임 구청장들이 집요하게 이 돈을 빈털털이로 알려진 전임 구청장에게 받아 내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진보정치권 일각에서는 "북구에서 인기가 높은 윤종오는 물론 진보정치의 싹을 자르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의 배경은 무엇일까?

전임 구청장, 코스트코 측 독촉 없는데 지체보상금 5억원 입금
 
 임수필 울산 북구의원(오른쪽)이 윤종오 전 구청장 구상금 면제청원을 북구의회가 의결할 것을 요구하며 울산 북구청 로비에서 12월 17일부터 4일째 단식중이다.
 임수필 울산 북구의원(오른쪽)이 윤종오 전 구청장 구상금 면제청원을 북구의회가 의결할 것을 요구하며 울산 북구청 로비에서 12월 17일부터 4일째 단식중이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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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대형마트 코스트코를 유치한 쪽은 해당 지역의 지주 등으로 구성된 진장유통단지조합. 이들은 윤종오 당시 구청장이 허가를 지연해 손해를 봤다며 북구청과 윤종오 전 구청장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 대법원에서 승소했다.

이에 후임 박천동 전 북구청장(자유한국당)은 조합측에 5억 7백만원을 물어준 후 전임 윤 전 구청장에게 이 금액에 상응하는 구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결국 4억 6백만원 지급 판결로 승소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을'들의 연대와 대책위가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주요한 증언이 나왔다. 기자회견문 낭독한 후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에서다.

윤 전 구청장과 대책위는 기자들의 질문에 "구상금 청구 주체였던 진장유통단지조합의 지분이 모 유통 대기업으로 넘어갔고, 그 대기업이 북구청에 구상금을 달라고 먼저 독촉하지도 않았는데 전임 구청장이 서둘러 5억원을 입금했다"는 것을 알린 것.

대책위는 "당시 이 대기업과 구상금을 면제하는 협상을 진행중이었고, 대기업 쪽도 긍정적이었는데 북구청에서 먼저 5억원의 구상금을 입금함으로써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들은 "왜 전임 구청장이 서둘러 구상금을 미리 줘버리고 윤종오 전 구청장에게 거액을 청구했을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더 큰 의문점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촛불 민심으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이동권 북구청장이 왜 당선되자마자 서둘러 전임 윤종오 전 구청장의 집과 통장을 가압류 하고 숨통을 옥죄나 하는 점이다. 그것도 민주당과 자신이 청산을 외치던 자유한국당 소속 구청장이 청구한 금액을 두고서다.

윤종오 전 구청장은 "주민 청원 거부는 지방자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으로, 이동권 구청장이 '북구청이 공동책임지겠다'고 약속까지 하고도 어겼다, 행안부까지 가능하다고 하는 등 전혀 불법이 아닌데도 왜 저의 전재산 아파트까지 경매로 날아가게 할까"고 말했다.

이에 이동권 구청장은 10일 입장문을 내고 "윤종오 전 구청장의 구상금 채권은 사법부인 대법원에서 행정부인 구청장의 직권남용을 심판한 사안으로 입법부인 지방의회에서 사법부의 판결을 거스르는 의결을 한 셈"이라며 "현 구청장이 정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자신의 입장만 고집해 정치 이슈화로 지역사회 분열을 심화시켜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있는 점이 심히 유감스럽다"며 오히려 윤종오 전 구청장을 비판했다. 

하지만 이동권 구청장이 속한 민주당의 중앙당이나 행정안전부가 법률검토를 거쳐 '북구의회 의결로 구상금 면제가 가능하다'고 한 것과는 배치되는 것이라 보다 더 근본 배경이 있다는 시각이 많다.

일각에서는 그가 민주당의 공천을 받을때 역할을 한 이가 현 민주당 울산시당 위원장이자 북구지역위원장인 이상헌 의원이라는 점에서 여러 가지 정치적 추측이 나온다.

하지만 이상헌 의원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북구청의 반대는 전혀 모르는 일로, 사실 시당에서도 윤종오 전 구청장을 돕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의 경우 자당 북구의원들이 지난 9일 북구청의 구상금 청원을 두고 "법치주의가 강직하게 살아있도록 판단해 준 북구청에 감사한다"며 "대법원이 판결한 사항을 기초의회에서 재의결 청구를 가결한 의원들은 주민들께 머리숙여 사과해야 한다"며 중소상인들과는 정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공무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울산본부는 "국민은 국가로부터 보호 받아야 할 권리가 있고 국가는 사회적 약자에 대하여 우선 보호해야 할 책무가 있다"면서 "당시 구청장이 이러한 법률적 미비로 생존권의 위협이 코앞에 닥친 서민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법률 위반 외에 무엇이 있었을까"고 반문했다.

이어 후임 구청장들이 윤종오 전 구청장에게 구상금 청구를 한 것을 두고 "혹자는 법령의 테두리 안에서 제도 개선 등을 요구했어야 한다고 하지만 당장 목구멍이 포도청인 서민들의 입장에서 이러한 말이 귀에 들어오기나 했을까"면서 "사회 약자를 보호하는 정의로운 결정이었지만 반칙을 했으니 반칙을 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것은 가혹한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상인들은 자신들을 돕다 곤경에 처한 윤종오 전 구청장을 구명하기 위한 방법에 골몰하고 있다. 더불어서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울산슈퍼마켓조합 고남순 부장은 "서민을 위한 일이라 민주당 중앙당도 돕겠다 했는데 울산시당이 윤 전 구청장을 압박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지방선거 때 민주당 울산시당 을지로위원회가 '울산의 신세계 쇼핑몰 입점을 막겠다'는 기자회견을 한 사실을 잊었나"면서 "만일 민주당이 입점을 막으면 윤 전 구청장처럼 구상금을 물게 되는데도"라고 반문했다.

이처럼 여러 갈래로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서도 중소상인 서민을 돕기 위한 정책을 펴다 오히려 곤경에 처한 구청장의 유일한 재산인 아파트의 경매 날짜는 다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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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사관과 같은 역사의 기록자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