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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6일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낙동강하구에서 큰고니 무리가 폭주하는 보트(원안)에 쫓겨 황급히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1월 6일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낙동강하구에서 큰고니 무리가 폭주하는 보트(원안)에 쫓겨 황급히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 습지와새들의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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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6일 낙동강 하구 하늘에 큰고니 무리가 날아가고 있다.
 1월 6일 낙동강 하구 하늘에 큰고니 무리가 날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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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구역에서도 보호받지 못하는 보호종, 쫓겨 다니는 낙동강하구 큰고니."
 
8일 (사)습지와새들의친구는 세계적 철새도래지인 낙동강 하구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낙동강 하구는 문화재보호구역이고, 천연기념물(제179호)로 지정되어 있지만, 이곳을 찾아온 철새들은 쫓겨 다니는 신세라는 것이다.
 
이 단체는 지난 6일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낙동강하구에서 큰고니 무리가 폭주하는 보트에 쫓겨 황급히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큰고니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II급 야생생물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위 같은 상황은 습지와새들의친구 조류조사팀이 문화재보호구역인 대저둔치 남쪽의 동편 수면부에서 먹이를 찾아 천천히 헤엄치고 있던 큰고니 무리를 관찰하고 있을 때 벌어졌다. 
 
인근 삼락둔치(삼락생태공원) 보트 계류장에서 출발한 레저용 보트 한 대가 방향을 바꿔가며 큰고니 무리를 향해 돌진했고, 큰고니 무리는 급하게 날아올라 남쪽으로 피신했다. 

"4대강사업 일환으로 보트 계류장 건설... 서식 환경 악화"

이 단체는 "새들이 나는 모습을 즐기기 위한 행동이었으나 큰고니는 날개 편 길이가 220~240cm에 이르는 대형조류로 수면부를 한참 달려 추진력을 얻어야 날 수 있어 충돌로도 이어질 수 있었고, 겨울철 먹이를 구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한정된 상황에서 이렇게 도망가는데 에너지를 써버리게 되면 추위를 견딜 열을 만들 에너지가 모자라 그만큼 치사율도 높아지게 된다"고 했다.
 
또 이 단체는 "보트가 폭주한 지역은 주변의 도로에서 멀리 떨어져 교란이 적은 지역으로 평소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500마리가 넘는 큰고니와 큰기러기들이 늘 휴식을 취하거나 채식하는 장소로 이용하는 낙동강하구 문화재보호구역의 핵심 지역 중 하나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보호구역 내에 4대강사업의 하나로 레저용 보트계류장이 건설되고 수변부까지 산책길이 조성되면서 철새들의 서식 환경이 크게 악화됐다. 새들을 쫓은 보트는 보호구역 내를 40~50분 유유히 선회하다 다시 삼락둔치의 보트계류장으로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임에도 무분별한 개발이 쉽게 허용되고, 일반 새들은 물론 보호종으로 지정된 새들조차 보호받지 못하는 우리나라 보호제도의 허점이 그대로 드러나는 일로 관계 기관의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낙동강하구에는 매년 겨울철 평균 3000마리 정도의 큰고니와 고니가 찾아오는 우리나라 최대의 고니류 월동지다. 그런데 최근 신항만과 을숙도대교 등 각종 개발 사업이 이어지면서 이곳을 찾는 고니류는 최근 1000마리대로 급감했다.
 
습지와새들의친구는 "고니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 마리도 관찰되지 않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부산시가 보호구역 내에 대저대교, 엄궁대교 등 10개 교량과 3개 내수면 마리나 건설을 본격 추진하고 있어 낙동강 하구는 유사 이래 가장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했다.

태그:#낙동강 하구, #큰고니, #습지와새들의친구, #보트, #문화재보호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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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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