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언제나 분주하고 복잡한 사회, 바쁜 게 자랑거리인 이 사회에서 나는 다른 삶을 외치며 산다. 나는 단순한 삶이 좋다. 언제나 단순하게 살고 싶다. 단순하게 산다는 것은 생활이 심플하다는 것이다. 심플해지려면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매일 아침, 기상하면 라떼를 만들어 책상 앞에 앉아 가장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 아침루틴 매일 아침, 기상하면 라떼를 만들어 책상 앞에 앉아 가장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 이혜림

관련사진보기

 
매일 아침, 기상하면 카페라떼를 만들어 책상 앞에 앉아 가장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매일 아침 7시에 말끔한 정신으로 읽고 싶은 책 읽으며 커피 한 잔 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는, 늦은 밤 지인과의 술자리와 예능 프로와 함께하는 야식을, 하릴 없이 빈둥거리며 잠 못자고 보내는 늦은 밤의 분위기를 포기해야 한다.

둘 다 가질 수는 없다. 일찍 자야 일찍 일어날 수 있고, 지난 밤을 고요하게 보낼수록 오늘 아침 기상 시간이 상쾌해진다. '오늘은 조금만 더 늦게 잘까?'라든가, '친구 생일인데 오늘만 밤 늦게까지 놀다 들어갈까?'와 같이 내부적으로 겪는 혼자만의 갈등이나 고민도 없다.

아침 7시에 갖는 독서시간은 내게 가장 귀중한 우선 가치니까. 이 시간을 얼마나 탄탄하게 보내느냐에 하루의 질이 달라짐을 이제는 알고 있으니까. 알람 없이 아침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방해하는 모든 것들을 단호하게 거절한다.

나 자신과 겨루는 밀당에서 언제나 이길 수 있는 이런 단호한 습관은 나만의 규칙적인 루틴을 만들어준다. 루틴에 따라 움직이는 하루들이 모이면 군더더기 없는 단순한 삶이 된다. 그렇다면 나만의 단호한 습관을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앞뒤 재지 않고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 힘이다. 그리고 그 힘은 나 자신을 바로 아는 데에서 나온다. 나를 제대로 알아야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갖고 싶은 하루는 어떤 것인지 알게 된다.

아침 일찍 일어나고 싶으면 밤 생활을 포기하고 일찍 자면 되고 책을 더 많이 읽고 싶으면 TV 보는 시간을 포기하고 매일 같은 시간에 앉아 책을 읽으면 된다. 내게는 세계여행도 마찬가지였다. 
 
평일 오전에는 귀찮아도, 졸려도, 비가 와도 반드시 오전살림을 마치면 운동하러 나간다.
▲ 아침운동 평일 오전에는 귀찮아도, 졸려도, 비가 와도 반드시 오전살림을 마치면 운동하러 나간다.
ⓒ 이혜림

관련사진보기

 
세계여행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옷, 화장품, 국내여행, 아파트, 차, 값비싼 문화 생활을 포기하고 여행 경비를 모았고 여행기간 동안 벌 수 있는 수입과 직업을 잠시 포기하기로 했다(2019년 3월, 부부가 함께 세계여행을 떠난다).

크고 작은 생활의 모든 형태가 그렇게 이루어진다. 갈림길, 고민, 선택, 결정.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돈과 에너지. 그리고 삶은 유한하기에 모든 것을 완벽하게 행하고, 갖고, 이루고, 경험하며 살 순 없다.

그것을 언제나 인지하고 살면 조금이나마 포기가 쉽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가장 원하는 것 딱 하나는 두 손으로 꽉 쥐고 있되, 그 외에는 잘 안 되면 포기도 하고, 내려놓기도 하면서 살았다.

여기서 핵심은 억지로 포기하는 게 아니라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을 제대로 인지하고 그 외의 것을 비운다는 마음으로 행하는 것이다. 그러면 괴롭지 않다. 내가 원했던 일상을 사는 매일이 축복이고, 선물이 된다.

그렇게 포기하는 것을 반복하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남았고 삶과 내 마음이, 저절로 단순해졌다... 그리고 꼭 누리고 싶은 것들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삶이 되었다. 처음 그 기준을 세우는 것이 오래 걸렸을 뿐. 지금은 스스로 내 기준과 취향을 너무 잘 알기에 주변과 비교해서 초라하지도 않고 우월하지도 않다.

남들이 보기엔 복사+붙여넣기 한 것처럼 매일 똑같아 보이는 단조로운 하루하루를 살지만 내가 원하는 하루를 살고 있으니 매일 매일이 새롭고 감사하고, 기쁨이 넘친다! 늘 기분 좋은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 누구에게도 피해주지 않으니, 행복하고 또 마음이 편안하다. 이것이야말로 나에겐 진정한 욜로! 단순하게 사는 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저의 개인블로그에도 기재됩니다.


태그:#단순한삶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즐거운 일상을 매만지며 정돈하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