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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인이 당선 후 첫 언론 인터뷰를 시사인천과 진행했다.
▲ 박남춘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인이 당선 후 첫 언론 인터뷰를 시사인천과 진행했다.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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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춘 민선 7기 인천시장 당선자는 시종 여유 있는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박 당선인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57.7%의 득표율로, 자유한국당 유정복 후보(35.4%), 바른미래당 문병호 후보(4.1%), 정의당 김응호 후보(2.8%)를 큰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박 당선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람으로 통한다. 인천 출신으로 제물포고를 나와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합격 후 주로 해양수산부에서 일했다. 그러다 노 전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일할 때 인연을 맺었고, 참여정부에서 국정상황실장과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으로 일하며 당시 문재인 비서실장과 호흡을 맞춘 경험도 있다.

박 당선인은 현재 인수위원회를 통해 민선 7기 시정부가 나아갈 방향을 잡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인수위 구성 후 진행한 첫 기자간담회 때 '노무현 대통령처럼' 격식을 없애고 당과 시민사회와의 협치를 강조했다.

박 당선인이 시민들의 아픈 곳을 보듬어 주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삶의 질 개선을 이루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시사인천>은 22일 인천교통공사에 마련된 인수위 사무실에서 박 당선인을 만나 첫 언론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자 말>

-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됐다. 예상했던 결과인가.
"시민들이 나라다운 나라, 새로운 인천을 선택해 주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오직 시민만 바라보고 선거에 임했다. 민주당이 아니라 인천시민 모두의 승리라고 생각한다.

특히 수도권 광역단체장 중 최다 득표율을 거둔 것보다 우리 민주당 소속 구청장과 군수, 시·군·구의회 의원 후보 대부분이 승리했다는 점에서 시민 분들께 더욱 감사하다.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이번 선거는 우리 인천이 박근혜 정부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과거에 머무를지, 아니면 문재인 정부와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의 든든한 지방정부로 거듭날지 결정짓는 선거였다. 결국 시민들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인천의 더 나은 미래를 원했고, 그것이 민주당을 믿고 선택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본다."

박남춘 인천시장 인수위원회 사무실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있다. 박 당선인은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스승이라고 했다.
▲ 박남춘 박남춘 인천시장 인수위원회 사무실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있다. 박 당선인은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스승이라고 했다.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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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임을 친 박근혜와 친 노무현 후보의 대결로 짰다. 통했다고 보나.
"(유정복 후보와) 선거 초반 같은 고등학교를 나오고 행정고시에 합격해 고위관료를 지내다 정치에 입문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비슷하게 살아온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때마다 정치적 스승이 박근혜인 정치인과 노무현인 정치인은 다르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래서 대통령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권력까지 교체를 해야 진정한 정권 교체가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선거기간 동안 '뼈노(뼛속까지 친 노무현)'라고 했다. 이번 선거는 친노무현 박남춘과 친박근혜 유정복의 대결이었다. 인천에 남은 마지막 국정농단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노력했다.

결과적으로 인천시민들이 진솔하게 판단했다고 본다. 촛불을 밝혀 문재인 정부를 세워주셨던 것처럼, 인천에도 박근혜 정권의 마지막 그림자를 걷어내고, 문재인 정부처럼 유능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정직한 민주 시정부를 세우고 싶다는 열망이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선택을 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지난 선거 때 공약 대결, 정책 대결은 실종된 느낌이다. 즉, 시민들은 이번 선거에 정책과 공약을 기억하는 이는 드문 것 같다.<기자 말>

- 대표적인 공약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면.
"문재인 대통령 후광으로 큰 표 차이로 이길 수 있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겠다. 오늘날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조성한 데 대해 국민들이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줬다. 시민들이 과거에 비추어 한반도의 미래를 가늠하며, 약속을 지켜가는 문재인 정부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이 연장선에서 인천 시정부를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정책 대결이 실종됐다고는 생각하진 않는다.

저는 이미 선거 초반에 분야별 4대 핵심공약을 밝힌 바 있다. 먼저 인천만의 복지 기준과 종합적인 복지 대책을 수립하는 '인천 복지기준선'을 마련하고 계층별 맞춤형 복지수당을 지급하는 등 '복지특별시 인천'을 만들 것이다.

또 서울지하철 2호선을 서구 청라지구까지 연장하고, 송도에서 남동구와 광명을 거쳐 구로까지 연결하는 제2경인선 건설과 GTX-B노선 추진 등으로 '교통특별시 인천'을 열고, 남측 송도와 강화, 북한 해주와 개성을 묶어 남북공동경제자유구역을 만들고 서해5도 해역에 해상파시도 추진해 '평화특별시 인천'으로 거듭날 것이다.

중소기업 육성자금 1조원 시대를 열고, 노후산단 개편과 중소기업 근로환경 개선으로 '경제특별시 인천'을 이루어 갈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공약의 기반은 반드시 시민 중심의 소통으로 추진해 갈 것이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힘입어 선거가 초반부터 워낙 유리하게 시작됐다. 게다가 선거 후반쯤 터진 정태옥 한국당 전 대변인의 '이부망천'은 야당에 악재로 작용했다.

- 선거운동을 하면서 체감한 민심이 있을 것 같다. 현장에서 느끼는 인천시민들의 가장 큰 바람은 무엇인가.
"유정복 후보는 '인천이 부자도시다', '시민의 삶이 나아졌다'고 말했지만 정작 시민은 그렇게 느끼지 못했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삶의 질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부망천' 발언은 인천시민의 자긍심에 찬물을 끼얹었다.

유세 도중 만난 한 아이 엄마는 "나중에 우리 아들이 '엄마, 이부망천이 뭐야?'라고 물으면 '우리는 망해서 인천에서 사는 거야'라고 설명해야 하는 거냐"며 울분을 토했다. 그 말에 너무나도 가슴이 아팠다. 결국 시민이 느낄 만큼 삶의 질을 높이고 인천에 산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본다."

- 인수위 구성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얼마전 기자간담회 때 강조한 당정 협의와 협치(=각종 위원회) 역할과 기능은 무엇이고, 향후 민선7기 시정 운영 방향과 어떻게 연결되는 것인지 설명해 달라.
"답변에 앞서 인수위의 정확한 명칭은 '새로운 인천 준비위원회'임을 밝힌다. 선거기간 동안 '시민이 주인이 되는 인천'을 강조하며 소통과 혁신을 최우선에 뒀다. 그 첫걸음으로 권위를 탈피하고 일방통행을 지양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 시작으로 각 부서별 업무보고가 아니라 각 부서와 업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시민들께서는 민주당에 큰 힘을 몰아주셨다. 이는 대립과 갈등보다는 정부 여당과의 협치, 자치단체와 자치의회 간의 소통과 협업을 주문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서해 해상파시와 남북공동경제자유구역 등은 서해평화시대를 열어가는 사업으로 정부와의 협업이 필수적이고, 경제자유구역의 수도권정비계획법 규제완화 등은 여당과 협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당정 협의를 정례적으로 추진해 인천발전을 위한 공감대를 쌓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안이 있을 때 당정 협의를 하는 게 아니라 매월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시민의 의견을 시정 운영의 중심에 두기 위해서 협치를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다양한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다. 유명무실한 위원회를 정리하고, 의견을 모으고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실질적인 위원회로 재편해야 한다. 또한 시민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온-오프라인 시스템도 함께 준비해 갈 것이다. 시민의 의견을 담지 않은 정책과 시정은 무의미하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다."

박남춘 당선인은 청와대 인사수석 경험을 살려 인사 검증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인 박남춘 당선인은 청와대 인사수석 경험을 살려 인사 검증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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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선7기 첫 인사는 언제, 어떻게 할 것인가. 청와대 인사수석 경험을 살려 시 행정에 적용할 수 있는 사례가 있다면 설명해 달라. 아울러 인천도시공사와 교통공사, 관광공사, 인천경제청장 등도 정무부시장 처럼 인사간담회를 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인사는 서두르지 않겠다. 우선 인사수석의 경험을 살려 인사에 대한 검증 시스템부터 만들 것이다. 우선 인사를 할 수 있는 인사라인(행정관리국장, 인사과 등)부터 인사를 하고, 그런 뒤 그 시스템 통해 인사를 할 수 있게 하겠다.

또 민선 7기 시 행정은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되 변화를 열망하는 시민의 바람도 잘 반영하려고 한다. 당장의 대대적인 개편보다는 안정적인 시정을 이끌어 가기 위해 인재를 중용·발굴하고, 균형‧능력 인사의 조화가 훼손되지 않도록 차근차근 변화시켜 가겠다.

인사 간담회 확대 취지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공감한다. 기관장의 도덕성과 업무수행 능력, 해당분야에 대한 전문성 등 자질과 능력을 사전에 충분히 검증하고, 임원추천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시키는 등 제도를 보완해 공정성을 높여가겠다."

- 남북 또는 북미 고위급회담을 송도에 유치하자는 의견도 많다.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가장 큰 혜택을 받는 곳이 인천이다. 지리적으로 접경지역이면서 항만·항공·해양 자원의 이점을 살리면 추진할 수 있는 남북협력 사업이 많다.

그 중 하나가 남북공동경제자유구역이다. 기본적인 구상은 강화 교동에 평화산단을 추진하는 것인데, 북한의 노동력과 남한의 자본·토지·기술을 활용한 제2개성공단 개념이다. 남한에 조성하기 때문에 개성공단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는 수출제약이 풀리게 되고, 여기서 생산한 고부가가치 상품을 전 세계에 수출할 경우 엄청난 경제효과를 볼 수 있다.

이미 당정에서 통일경제특구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었고, 여기에 강화 교동산단이 포함될 수 있도록 우선 추진하겠다.

또 송도국제도시는 숙박과 행사시설 같은 인프라, 접근성과 보안 등을 고려한다면, 고위급 회담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한다. 시정부와 협의해서 유치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

- 인천의 여권이 박 당선인 중심으로 재편된 것 아닌가.
"새로운 인천을 만들어 달라는 인천시민들의 명령을 받은 지 이제 한 달도 되지 않았다. 지금 정치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하루라도 빨리 시정을 완벽히 파악하고 공약을 이행해 나가는 데에만 집중할 것이다. 정치는 민심을 따르고 시장은 오직 시민만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시장선거, #박남춘, #인천시, #민주당,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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