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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공원 새총나무와의 이별

새총나무를 보내며
18.06.22 11:03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올림픽공원안 몽촌토성을 걷다 보면 나홀로나무 뒤에 새총나무가 있었어요. 오랜세월 그 자리에 있었죠. 그래도 작년까지는 꽃을 피웠는데. 겨우내내 씨앗과 이파리가 매달려 있었는데. 5월이 지나도록 새싹은 올라오지 않고 점점 말라가며 껍데기가 벗겨지고 속살은 드러나고 수명을 다한 나무의 모습이었어요. 그래서 5월말에 사진을 정리하고 글을 썼어요.

새총나무를 보내며

새총나무 새총나무의 여름겨울그리고 봄 ⓒ 정태화

오랜세월 그자 리에 서 있었어.

가지가 잘리고 잘려나가 두 개만 남았지.

지나가던 사람들이 새총나무라 부르더라구.

노때따워를 향해 많이도 겨누었지.

지난 해는 그래도 꽃이 피고 씨앗도 맺었지.

이제는 새순이 나질 않네

초록이끼가 내 몸을 두르고

두꺼운 껍데기는 떨어져 가고

숨겨두었던 속살마저 들떠지네.

오랜만에 찾아온 산비둘기 두 마리

구구~ 쿠구~ 구구~ 쿠구~

나는 죽어서도 천년가는 주목이 아니지.

언제 잘려 나갈줄 모르며 그 자리에

오늘도 아침마다 해를 겨누고 있어.

그런데 이상하게도 주변 아는 사람 어르신들이 세분이나 일주일 안에 돌아 가셨어요. 그리고  꿈을 꾸었어요. 새총나무 가지마다 새순이 돋아 활짝 웃는 꿈을.
새총나무 그자리 잘리어 나간 새총나무 그자리 ⓒ 정태화

새벽에 서둘러서 그 자리에 갔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없어요. 그저 그 자리에 흙만 보여요.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새총나무는 떠나갔어요. 새총나무야 잘가라. 사진과 추억으로 영원히...

덧붙이는 글 | 새총나무를 보내고 한동안 올림픽공원을 못갔습니다. 사진도 못찍었어요. 취미가 천천히 산책하며 사진찍기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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