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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도시공사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영종도 미단시티개발 투자유치 건으로 싱가포르 부동산기업 '랑룬그룹'을 만나는 자리에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 인천시소방본부 예방안전과장이 참석한 것으로 드러나 참석 배경과 역할에 의혹이 일고 있다.

인천도시공사는 지난달 14일 영종도 미단시티 내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한 랑룬그룹이 계약금 43억원을 제때 입금하지 않아 '다이아몬드 시티' 사업계획이 물거품이 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4년과 2017년에 이어 세 번째 거래 불발이었다. 랑룬의 투자 의지와 실체가 의심스러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또 투자유치사업을 추진했다가 실패로 이어진 일로, 국제적인 망신살만 뻗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앞서 인천도시공사와 인천경제청은 지난 2월 8일 싱가포르에서 랑룬과 세 번째 '랑룬 다이아몬드 시티' 사업부지 토지 매매계약(871억원)을 체결했다. 랑룬은 계약서에 미단시티 7만 6000㎡에 약 1조원을 투자해 특급 호텔ㆍ레지던스 호텔ㆍ콘도ㆍ대형 쇼핑시설 등을 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계약금 납부 기간은 3월 2일까지였다.

그러나 랑룬그룹은 해당 기일까지 계약금을 납부하지 않았고, 며칠간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인천도시공사는 13일까지 기간을 연장해줬으나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3월 14일 랑룬그룹 쪽에 계약 효력이 상실됐음을 전달했다.

그 뒤 랑룬 측의 에이전트 역할을 했던 E개발이 인천도시공사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협약이 무산됐다며 무산 책임을 도시공사에 전가하는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이에 맞서 인천도시공사가 랑룬과 에이전트 측을 반박하는 자료를 발표하는 등 여전히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천소방본부 예방안전과장이 당시 싱가포르 투자유치 협상 현장에 참석했던 것으로 드러나, 소방본부 과장의 역할에 대한 궁금증이 확산되고 있다.

인천경제청과 인천도시공사는 싱가포르 방문계획에 인천소방본부 과장이 없었고 현지에서 처음 만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지에서도 '왜 참석했는지' 의아하게 여겼다는 것이다. 인천경제청과 인천도시공사는 여전히 왜 참석했는지가 의문이다.

인천소방본부 예방안전과장 A씨는 휴가차 당시 싱가포르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개인적으로 휴가를 내고 놀러갔다. 공무원은 휴가를 내고 놀러 가면 안 되냐? 아는 후배가 있다고 해서 인사만 하고 일찍 나왔다. 투자에 관여한 것은 아니다"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개인적인 휴가라고 해도 인천시의 투자유치 업무가 이뤄지는 공적인 자리에 참석한 게 쉽게 납득되질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휴가 내고 놀러 간 것뿐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런 자리(=투자유치)라는 것을 알고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아는 후배가 누구냐는 물음에는 "취재해서 알아보면 될 것 아니냐"고 언성을 높였다.

그러나 A씨의 해명과 달리 그는 투자유치 조인식 이후 이어진 공식 만찬도 함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도시공사와 랑룬은 8일 오후 4시 계약서에 서명한 뒤, 순조로운 사업 진행을 위해 다음날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기관 간 공식만찬을 가졌다.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공사와 랑룬이 계약을 축하하며 잘해보자고 만나는 공식 만찬이었다. 우리가 (소방본부 과장을) 초대한 것은 아니지만 만찬장에 와보니 참석해 있었다. 왜 왔는지는 우리도 모른다. 저녁을 같이 하긴 했다"고 말했다.

인천소방본부 예방안전 A과장은 지난달 19일부터 공로 연수중이다. 당시 싱가포르에 있을 때는 현직 과장이었다. 인천시 감사관실은 "우선 소방본부에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갔는지 등을 파악한 뒤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미단시티, #인천시, #인천도시공사, #랑룬, #인천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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