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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문 제주도 교육감(오른쪽 세 번째)이 일본 문부과학성을 방문하여 다이치 하라다 국제협력기획실장에게 IB 교육과정 도입 배경과 교육 과정을 설명 듣고 있다.
▲ "일본 IB 교육과정 현황 파악" 이석문 제주도 교육감(오른쪽 세 번째)이 일본 문부과학성을 방문하여 다이치 하라다 국제협력기획실장에게 IB 교육과정 도입 배경과 교육 과정을 설명 듣고 있다.
ⓒ 제주도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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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보다 제주가 IB 교육과정에 관한 의미 있는 효과를 더 많이 낼 수 있겠다는 전망도 갖게 됐습니다."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B) 교육과정을 도입하여 제주도 공교육을 국제학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한 이석문 제주도 교육감이 26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하고 30일 귀국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일본 문부과학성과 IB 교육과정을 인정하는 학교를 방문해 운영 현황을 살펴봤다. 29일에는 문부과학성에서 IB 교육과정 담당 국장을 만나 일본 IB 교육과정 도입 배경과 현황, 교육정책을 살펴봤다. 이어 도쿄학예대학 부설 국제중등교육학교와 도쿄도립국제고등학교를 방문하여 IB 과정 운영현황을 조사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일본 상황을 살펴보니, 한국은 교육 자치의 권한을 충실히 활용하면, IB 교육과정의 공감대를 넓히고 IB를 통한 평가혁신과 수업혁신을 이룰 수 있다"면서 "IB 과정의 한국어 번역이 가능하다면 다른 시도교육청과 함께 IB 도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석문 교육감은 '일본에 견주어볼 때 한국은 교육부 승인 없이 시도교육청 수준에서 IB를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변했다. 이 교육감은 또 '한국은 대입전형이 일본보다 다양하고 수능최저등급 없이 수시로 지원하는 대입의 문도 이미 열려있지 않냐'는 질문에도 "맞다"면서 '시도교육청의 결단으로 자체 예산을 편성해 얼마든지 IB 교육과정을 시행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이 교육감은 특히 "IB 과정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교육 정책인 고교 학점제와 내신 절대평가, 과정 중심 평가 등의 구체적인 그림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IB는 스위스 비영리교육재단 IBO가 주관하는 교육과정으로 주입식 교육 대신 토론과 논술을 중심으로 학생의 창의력과 사고력,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서울시교육청과 부산시교육청, 경남도교육청은 IB 교육과정 도입방안을 검토 중이고, 충북도교육청은 지난 1월 19일에 이어 3월 9일에 IB를 포함한 내용으로 교장단 연수를 실시할 예정이다. 충북 청주에 있는 사립 대성초등학교는 국내 공교육 초등학교 단위로는 최초로  IB 교육과정을 도입하기로 잠정 결정하고 후속 작업에 착수했다.

이석문 제주도 교육감은 IB 교육과정을 도입하여 제주도 공교육을 국제학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제주 공교육을 국제학교 수준으로" 이석문 제주도 교육감은 IB 교육과정을 도입하여 제주도 공교육을 국제학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제주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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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석문 교육감과 나눈 이메일 일문일답 인터뷰.

- 문부과학성에 방문하여 일본 상황을 확인한 결과 IB 교육과정을 한국에 적용해도 괜찮겠다는 자신감이 드십니까?
"일본을 통해 제주 교육과 대한민국 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좋은 계기가 됐습니다. 제주와 일본의 상황이 달라서 일본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을 겁니다. 일본이 IB 교육과정을 도입한 배경과 그에 따른 국가적 미래 비전, 교육 프로그램 등은 충분히 참고할 가치가 있었습니다. 일본보다 제주가 IB 교육과정에 관한 의미 있는 효과를 더 많이 낼 수 있겠다는 전망도 갖게 됐습니다."

- 자신감을 확보한 이유를 알려 주시지요.
"한국은 일본보다 교육자치의 권한이 많이 보장돼 있기 때문입니다. 도쿄만 놓고 보더라도 일반 공립학교까지 IB 교육과정을 확산하려면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해 제주는 지역이 좁고, 교육자치 권한이 많이 보장돼 있어서 교육감이 의지를 갖고 체계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학교 현장을 충실히 지원한다면 충분히 공립학교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교육 자치 측면에서 한국과 일본을 비교해 주세요.
"제주는 제주특별법의 교육특례에 따라 교육감 직선제를 비롯해 교육위원회 설치, 제주형 자율학교 운영, 국제학교 설립 운영, 보통교부금 교부율 법정화 등 타 시도보다 높은 수준의 교육자치를 실현해 오고 있습니다. 제주형 혁신학교 '다혼디배움학교' 지정 운영, 전국 최초 도세 전출 비율 상향, 전국 최초 고교 무상교육 실시 등이 교육자치의 결실입니다.

- IB 교육과정도 교육자치와 관련이 있겠군요.
"IB 교육과정 도입을 추진하는 일은 교육 자치의 기반에서 진행됩니다. 그런 점에서 교육 자치의 권한을 충실히 활용하면, IB 교육과정의 공감대를 넓히고 IB를 통한 평가혁신과 수업혁신을 이룰 수 있습니다. 변화하는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실질적인 효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일본에 견주어볼 때 한국은 교육부 승인 없이 시도교육청 수준에서 IB를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나요? 오히려 일본보다 수월하지 않나요? 대입전형도 이미 일본보다 다양화하게 마련돼 있어서 수능최저등급 없는 수시로 대입에 입학하는 문도 열려있지 않나요? 시도교육청의 결단으로 자체 예산을 편성하여 얼마든지 IB 교육과정을 시행할 수 있지 않나요? 한국이 일본보다 이미 토양이 마련되어 있지 않나요? 결국 시도교육감의 의지 문제 아닌가요?
"맞습니다. IB 교육과정 적용을 위한 제도적 토양은 한국이 일본보다 좋다고 봅니다. 특히 IB 과정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교육 정책, 고교 학점제와 내신 절대평가, 과정 중심 평가 등의 구체적인 그림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IB는 오랜 역사 속에서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이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공교육에 IB를 도입한 것처럼, 우리 역시 정답을 맞추는 교육이 아닌, 자신만의 정답을 만들어가는 교육을 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IB는 한국 공교육 혁신의 방향과 방법의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거라 전망합니다."

- 다른 시도교육청과 같이 하면 좋지 않을까요?
"일본은 IB 전 과정을 일본어로 번역해 공교육에 도입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사례가 가능할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3월에 IBO 총회가 있는데, IB 과정의 한국어 번역이 가능할지 여부를 IBO 총재와 논의하려고 합니다. 만약 가능성이 있다면 다른 시도교육청과 함께 IB 도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태그:#이석문, #제주도교육청, #바칼로레아, #IB, #평가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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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글쓰기 전문가. 스포츠조선에서 체육부 기자 역임. 월간조선, 주간조선, 경향신문 등에 글을 씀. 경희대, 경인교대, 한성대, 서울시립대, 인덕대 등서 강의. 연세대 석사 졸업 때 우수논문상 받은 '신문 글의 구성과 단락전개 연구'가 서울대 국어교재 ‘대학국어’에 모범예문 게재. ‘미국처럼 쓰고 일본처럼 읽어라’ ‘논술신공’ 등 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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