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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과 찰스 헤이 주한영국대사 등 내빈들이 덕수궁 돌담길 개방행사에서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찰스 헤이 주한영국대사 등 내빈들이 덕수궁 돌담길 개방행사에서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 서울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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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30일 오후 1시 27분]

"덕수궁 돌담길을 연인이 함께 걸으면 헤어지게 된다는 속설이 있다. 길이 끊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연결됐기 때문에 절대로 헤어지지 않는다. 오늘 아내와 함께 온 것도 바로 그 이유다."

30일 오전 덕수궁 돌담길 복원 기념식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말이다. 이날은 서울의 대표적 단풍 명소이자 데이트코스인 덕수궁 돌담길이 100m 더 길어진 날이다.

서울시는 약 60년간 철문으로 막혔던 덕수궁 돌담길 100m 구간(영국대사관 후문~대사관 직원 숙소앞)을 이날부터 개방했다.

과거 고종과 순종이 제례의식을 행할 때 주로 이용했고 덕수궁에서 선원전(경기여고 터)으로 들어가거나 러시아공사관과 경희궁으로 가기 위한 주요 길목이기도 했던 이 구간은 지난 1959년 영국대사관이 점용 허가를 얻어 철대문을 설치하는 바람에 관람객들이 발길을 멈춰야 했다.

서울시는 지난 2014년 10월 덕수궁 돌담길 회복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할 것을 영국대사관에 제안하고, 그해 11월 박원순 시장이 대사관을 직접 찾아 스콧 와이트먼(Scott Wightman) 전 주한영국대사와 돌담길 현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서울시와 영국대사관은 이듬해 10월 개방할 것을 합의한 뒤, 보행길 조성 공사를 진행해 왔다. 보행로를 정비하고 덕수궁과 영국대사관의 담장도 보수했다. 또, 야간 산책을 위해 가로등도 설치했다.

문화재청에서는 덕수궁에서 이 길로 바로 나갈 수 있는 덕수궁 후문을 새로 설치했으며, 영국대사관 역시 후문을 이곳으로 옮기고 경계담장을 새로 설치했다.

서울시는 이번에 개방하는 돌담길은 대한문에서 정동으로 이어지는 서소문 돌담길과는 달리, 담장이 낮고 곡선이 많으며 담장 기와지붕이 보는 사람의 시선 아래 펼쳐져 있어 도심 속에서 고궁의 정온함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방되는 구간은 단절됐던 돌담길 총 170m 가운데 시 소유 100m 구간에 한하며, 영국대사관 소유인 대사관 정문에서 대사관직원 숙소 앞까지 나머지 70m 구간은 여전히 통행이 제한돼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이 구간은 영국대사관 소유로 지난 1883년 4월 영국이 매입했다.

영국대사관은 이 지역이 한국 국민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보안문제 때문에 직원 숙소와 업무빌딩이 있는 70m 구간은 개방할 수 없다고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 나머지 구간에 대해서도 영국대사관과 지속 협의를 이어가 전체 돌담길을 일반에 개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시는 현재 문화재청에서 복원중인 '고종의 길'(덕수궁길~정동공원)이 연내 개방되면 덕수궁에서 덕수궁 돌담길을 거쳐 정동공원과 정동길까지 한 번에 보행길로 이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날 오전 10시 20분 영국대사관 신규 후문 앞에서 열린 개방행사에서 박원순 시장은 "60여 년 간 단절의 공간으로 남아 있었던 구간을 영국대사관과의 협의와 협력 끝에 시민 품으로 돌려주게 돼 의미가 크다"며 "덕수궁 돌담길이 온전히 연결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창식 중구청장도 나머지 70m 구간이 연결되지 못한 데 아쉬움을 표하며 "제일 좋은 것은 영국대사관과 협상이 잘 돼 기존의 길을 똑바로 복원하는 것이지만, 그 전이라도 이쪽에 문이 하나 생긴 만큼 돌담길의 반대쪽에 문을 하나 더 내 사람들이 오갈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찰스 헤이 주한영국대사는 "60년대의 전임 대사관 직원들이 도로 점유계약을 갱신하지 않아 지금까지 우리는 이 부지가 대사관 소유라고 생각해 왔다"며 "이제 이땅이 영국 소유가 아닌 것을 알게 됐고 서울시에 반환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철문으로 막혀있던 덕수궁 돌담길.
 철문으로 막혀있던 덕수궁 돌담길.
ⓒ 서울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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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후 복원된 덕수궁 돌담길 구간.
 공사후 복원된 덕수궁 돌담길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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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덕수궁 돌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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