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박정호의 세로직캠] '갑질 폭로' 임태훈 "박찬주 부부 의혹 미제로 남을 뻔"
ⓒ 박소영

관련영상보기


지난달 31일 군인권센터는 '[긴급보도자료] 육군 대장 가족의 노예로 전락한 공관병'이라는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이 자료에는 "육군제2작전사령부 사령관 박찬주(대장, 육사 37기)의 가족이 관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관병, 조리병 등을 갑질을 넘어 노예 수준의 취급을 하였다"는 제보 내용이 자세히 담겨 있었다. 제보 내용에 따르면 공관병은 박찬주 대장 부부로부터 '갑질'을 당하며 군 생활이 아닌 감옥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후에도 8월 7일까지 5건의 보도자료가 더 배포됐다. 보도자료가 공개될 때마다 '호출용 전자팔찌' '얼굴에 전 집어던짐' '내 부인은 여단장급' '부대 비품 절도 의혹' 등 새로운 내용이 알려졌다.

군인권센터는 박찬주 대장 부부의 '갑질 의혹'을 어떻게 폭로하게 됐을까. 10일 오후 '박정호의 세로직캠'은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사무실에서 임태훈 소장을 만나 전후사정을 들어봤다.

인터뷰 직전까지 상담 전화를 받고 온 임 소장은 "저희가 이 사건을 파악한 건 작년 3월쯤인데 가해자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고, 피해자도 익명으로 상담했다"며 첫 제보에 대해 설명했다. 박찬주 대장의 의혹이라고 특정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대장이라고 얘기하지도 않고 장군이라고만 했다. (제보가) 작년에 서너차례 들어왔고 올해 초에 좀 더 들어왔다. 그런데 저희가 미제 상담을 모아서 검토하다 보니까 이게 왠지 한 사람이 제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촉이 들었다."

그는 "이 촉을 과학적으로 검증해야 했기 때문에 저희가 팠다, 어떻게 팠냐면 그 상담 중에서 둘째 아들이 (군) 현역인데 태워줬다는 얘기를 했다"며 "둘째 아들이 현역인 장성을 찾아야 했다"고 당시 기억을 더듬었다.

"그런데 430명이나 되는 장성 중에서 어떻게 찾나. 생각해보니 저희가 판단했을 때는 이 정도 나이의 첫째 아들이 있고 둘째 아들이 있으면 3성급 이상일 거라고 판단했다. 다 뒤지기 시작했다. 거기서 4성장군일 거라는 추론이 나왔다."

서서히 안개가 걷히자 박찬주 대장이 보였다. 임 소장은 "추가로 저희들의 정보원들에게 전화해서 확인 절차를 거쳤고, 공관에서 시끄러운 일이 있다는 정황을 확인했다"고 쐐기를 박았다.

이어 그는 "군 인사가 7월 중순에 단행될 거라는 생각을 해서 이걸 저희가 공개하지 않고 있었는데 인사가 단행되지 않았다"며 "그 사이 제보가 또 들어와서 '아, 이 사람이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정신 못 차렸구나'라고 생각하고 공개를 했다"고 덧붙였다.

군인권센터는 처음 '갑질 의혹'을 공개했을 때 피해자가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자회견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보도자료만 배포했던 것이다. 그 보도자료 이후 제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왔고, 추가 보도자료를 계속 낼 수밖에 없었다. 피해자들의 용기와 시민들의 관심과 응원으로 지금까지 온 셈이다. 임 소장은 정권이 바뀌고 장관이 바뀌어도 해결해야 할 적폐가 남아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의 관심을 부탁했다.

지난 8일 피의자 신분으로 군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박찬주 대장에 대해 임 소장은 구속영장 청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범죄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증거인멸의 소지가 다분하다"며 "작전사령관 보직은 떼였지만, 4성 장군이기 때문에 영향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 검찰이 영장 청구를 하고 군사법원이 영장을 발부할 텐데 이런 일련의 사건을 봐주기 식으로 처리한다면 많은 분이 군사법제도를 폐지하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임 소장은 지난 7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에 군 개혁을 명분으로 좌파단체가 중심이 된 고발사건이 난무하면서 군 장성들을 여론몰이로 내쫓고 있다"며 박찬주 대장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과 관련, "공당의 대표가 품위가 떨어지는 발언을 하는 것 자체가 그 당의 수준을 얘기해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태그:#박찬주 대장, #공관병 갑질, #군인권센터, #임태훈, #박정호의세로직캠
댓글1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누군가는 진실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 일을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