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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링이 꽃처럼 피어난 쇠고기의 꽃, 꽃등심이다.
 마블링이 꽃처럼 피어난 쇠고기의 꽃, 꽃등심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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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하다. 불판에 구워낸 고기 한 조각에 이렇듯 행복한 느낌이라니. 마블링이 꽃처럼 피어난 쇠고기의 꽃, 꽃등심구이다. 몇 번 씹을 새도 없이 그냥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린다. 꽃등심으로 불리는 그 고운 이름처럼 맛도 곱다. 국민고기 암퇘지삼겹살도 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큰 즐거움은 먹거리다. 그 먹거리 중에서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즐겨먹는다. 고기는 센불에서 순간에 구워내야 맛있다. 꽃등심은 핏기가 살짝 가실 때 먹어야 감칠맛이 최고조에 이른다. 삼겹살은 충분히 달군 불판에서 딱 두 번만 뒤집어줘야 육즙이 풍부하고 맛있다. 또한 먹기 직전에 잘라 자신이 좋아하는 소스나 묵은지와 함께 먹으면 아주 딱이다.

남도의 맛이 한껏 느껴지는 음식들

 꽃처럼 고운 꽃등심의 고소함이 입안을 적신다.
 꽃처럼 고운 꽃등심의 고소함이 입안을 적신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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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고 했던가. 쇠고기 꽃등심은 선홍색 살코기 사이사이로 지방이 꽃인 듯 곱게 촘촘히 내려앉았다. 그저 보고만 있어도 맛깔지다. 헌데 불판에 구워 특제소스에 살포시 적셔 먹으면 이내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만다. 이 야들한 부드러움에 환상적인 식감을 그 어느 누가 마다할까.

이번에 소개할 곳은 빛고을 광주의 한 식당이다. 대나무의 고장 전남 담양 금성에서 나고 자란 주인장이 22년째 이 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가게 이름도 죽향골이다. 쇠고기와 돼지고기가 주 메뉴인데 최고 품질의 고기를 선보인다. 반찬 역시 고향에서 직접 재배한 채소로 담갔다. 착한 마음의 소유자인 두 부부의 심성을 들여다보면 이 집 음식이 훤히 보인다. 

죽향골의 주인장은 22년 세월 가게를 지켜온 원동력은 착하고 진실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22년을 이곳에서 버텨온 이유는 고기든 반찬이든 착하고 진실 되게 만들어요."

콩나물냉국이다. 여름철에 이집에서 선보이는 특별한 음식이다.
 콩나물냉국이다. 여름철에 이집에서 선보이는 특별한 음식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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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흥골의 삼겹살구이 기본 상차림이다.
 문흥골의 삼겹살구이 기본 상차림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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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차림에서 유난히 눈길을 끄는 항아리가 있다. 콩나물냉국이다. 여름철에 이집에서 선보이는 특별한 음식이다. 겨울철이 되면 선지국으로 바뀐다. 시원한 감칠맛의 콩나물냉국은 다진 마늘과 소금 청양초 참깨 등의 천연조미료만으로 맛을 냈다. 지인은 콩나물냉국이 너무 맛있어서 이집에 올 때 마다 몇 사발을 들이킨다고 했다.

콩나물냉국과 곁들이 음식이 맛있다고 하자 주인아주머니(55. 김양순) 는 집에서 자신의 가족들이 먹는 음식처럼 그렇게 내놓는다고 했다.

" 엄마가 집에서 하대끼만 해요. 조미료(MSG) 안 치고.... 콩나물냉국에는 멸치하고 다시마하고 우려 갖고 콩나물을 넣어 끓였어요. 소금 간을 해요."

대표메뉴는 쇠고기와 삼겹살이다. 쇠고기 꽃등심이 정말 맛있다. 죽향골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대나무로 요리한 반찬도 내놓는다. 아삭한 죽순회와 독특한 향이 담긴 방아잎 부침개도 맛깔지다. 청포묵을 넣은 샐러드도 먹을 만하다.

꽃등심, 꽃처럼 고운 꽃등심의 고소함이 입안을 적셔

노릇하게 구워낸 삼겹살은 도톰해서 식감이 좋고 먹음직하다.
 노릇하게 구워낸 삼겹살은 도톰해서 식감이 좋고 먹음직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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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등심을 불판에 굽는다. 꽃처럼 고운 꽃등심의 고소함이 입안을 적신다. 이내 특제 소스의 새콤 달달한 향기가 느껴진다. 고급스런 풍미가 압권이다. 1인분 130그램에 3만원이다.

생삽겹살도 이집의 별미다. 1인분 200그램에 12000원으로 고기 인심이 후한 편이다. 노릇하게 구워낸 삼겹살은 도톰해서 식감이 좋고 먹음직하다. 매실간장소스나 들깨가루에 먹으면 고소한 풍미가 더해진다. 삼겹살에 들깨가루 내주는 집은 아마도 이집뿐일 것이다.

여느 집과 달리 상큼한 맛이 느껴지는 묵은지에 먹어도 별미다. 새콤달콤한 매실간장소스에 먹으면 삼겹살이 이내 고급 음식으로 돌변한다. 고급진 풍미가 너무 좋다.

반찬이 하나같이 순수하고 맛깔지다.
 반찬이 하나같이 순수하고 맛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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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지와 삼겹살은 찰떡궁합이다.
 묵은지와 삼겹살은 찰떡궁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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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는 부드럽고 고소한 누룽지가 좋다.
 마무리는 부드럽고 고소한 누룽지가 좋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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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는 부드럽고 고소한 누룽지가 좋다. 직접 눌러 만들었다. 누룽지(2000원)를 주문하면 오이미역냉국과 더불어 여섯 가지 반찬이 더 나온다. 아삭한 식감의 죽순나물, 여름철 최고의 반찬인 열무김치, 예쁘게 부쳐낸 애호박전, 된장의 구수함이 느껴지는 고구마줄기볶음, 건강에 좋은 가지볶음, 기 보충에 좋은 부추김치다.

반찬이 하나같이 순수하고 맛깔지다. 자극적이지 않고 삼삼한 맛의 반찬에서는 남도의 맛이 한껏 느껴진다. 전라도 특유의 게미가 담겨 있다. 지인은 죽향골에서 음식과 고기를 먹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생각난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 문흥동 죽향골 차림표다.
 광주광역시 문흥동 죽향골 차림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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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복달임, #광주 문흥동 죽향골, #꽃등심, #삼겹살, #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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