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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는 아이. '예술의 섬' 고흥 연홍도 바닷가에 설치된 미술작품이다. 배경으로 보이는 섬이 완도 금당도 병풍바위다.
 자전거를 타는 아이. '예술의 섬' 고흥 연홍도 바닷가에 설치된 미술작품이다. 배경으로 보이는 섬이 완도 금당도 병풍바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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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홍도(連洪島)는 예술의 섬이다. 예술의 섬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일본의 나오시마를 떠올리게 한다. 고흥 거금도와 완도 금당도 사이에 있다. 행정구역은 전라남도 고흥군 금산면 신전리에 속한다.

연홍도는 고흥의 끝자락, 우리나라의 섬 가운데 일곱 번째로 큰 거금도에 딸린 섬 속의 섬이다. 고흥 녹동에서 소록대교와 거금대교를 차례로 건너 만나는 거금도의 신양선착장에서 배를 탄다. 배 타고 5분이면 닿는,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에 있는 작은 섬이다.

연홍도의 면적은 55만㎡ 남짓, 17만평이 못된다. 해안선은 4㎞에 불과하다. 197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김 양식이 잘 됐다. 130여 가구가 살았다. 지금은 노인들을 중심으로 50여 가구 80여 명이 살고 있다.

'예술의 섬' 고흥 연홍도 풍경. 연홍도를 떠난 배가 신양선착장으로 오고 있다. 연홍도는 배를 타고 5분이면 닿는 섬이다.
 '예술의 섬' 고흥 연홍도 풍경. 연홍도를 떠난 배가 신양선착장으로 오고 있다. 연홍도는 배를 타고 5분이면 닿는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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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연홍도의 마을 담장에 설치돼 있는 미술작품. 바닷가의 돌을 이용해 고기를 굽는 석쇠 모양을 만들었다.
 고흥 연홍도의 마을 담장에 설치돼 있는 미술작품. 바닷가의 돌을 이용해 고기를 굽는 석쇠 모양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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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홍도가 예술의 섬으로 탈바꿈한 건, 전라남도가 재작년에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하고 사업을 추진한 덕분이다. 폐교된 금산초등학교 연홍분교장에 2006년 개설한 미술관이 태풍 볼라벤(2012년)으로 큰 피해를 입어 방치되고 있는 사실을 감안해 우리나라 최초의 예술의 섬으로 꾸민 것이다.

연홍미술관이 새단장을 해 다시 문을 열었다. 바닷가에서 안 쓰는 부표나 로프, 노, 폐목 같은 어구와 조개·소라껍질 등을 활용한 정크아트 작품 60여 점이 바닷가와 골목길에 설치됐다.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불리는 고흥을 대표하는 예술의 섬이다.

'예술의 섬' 연홍도의 상징 조형물. 방파제 위에 하얀색 뿔소라 조형물 두 개가 세워져 있다. 그 뒤로 자전거를 타고, 바람개비를 돌리고, 굴렁쇠를 굴리는 아이들을 형상화한 철제 조형물이 줄지어 있다.
 '예술의 섬' 연홍도의 상징 조형물. 방파제 위에 하얀색 뿔소라 조형물 두 개가 세워져 있다. 그 뒤로 자전거를 타고, 바람개비를 돌리고, 굴렁쇠를 굴리는 아이들을 형상화한 철제 조형물이 줄지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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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홍도 바닷가에 설치된 미술작품들. 고흥 연홍도는 작은 섬이지만, 섬 여기저기에 많은 미술작품이 설치돼 있다. 예술의 섬이고, 지붕 없는 미술관이다.
 연홍도 바닷가에 설치된 미술작품들. 고흥 연홍도는 작은 섬이지만, 섬 여기저기에 많은 미술작품이 설치돼 있다. 예술의 섬이고, 지붕 없는 미술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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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홍도 마을 풍광도 멋스럽다. 파랑과 빨강 계열의 지붕이 시선을 사로잡는 마을 풍경이 예술작품으로 손색이 없다. 배가 닿는 선착장의 방파제 위에는 하얀색 뿔소라 조형물 두 개가 세워져 있다. 사람보다도 훨씬 큰, 쌍둥이 소라 작품이다. 연홍도의 상징 조형물이다.

그 옆으로 자전거를 타고, 바람개비를 돌리고, 굴렁쇠를 굴리는 아이들, 그 뒤를 따르는 강아지의 모습을 형상화한 철제 조형물이 줄지어 서 있다.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조형물이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예술작품이 반겨주는 섬이다.

마을 담벼락에는 주민들의 졸업과 여행, 결혼 등 특별한 순간을 담은 옛 사진 200여 점이 타일로 붙여져 있다. 섬 주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연홍사진박물관이다.

고흥 연홍도의 담장 벽화. 연홍도를 품은 고흥 거금도 출신의 프로레슬러 ‘박치기왕’ 김일이 먼저 반겨준다.
 고흥 연홍도의 담장 벽화. 연홍도를 품은 고흥 거금도 출신의 프로레슬러 ‘박치기왕’ 김일이 먼저 반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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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섬' 연홍도의 골목을 장식한 예술작품들. 바닷가에 쓰레기로 나뒹굴던 어구를 활용한 정크아트 작품이 많이 설치돼 있다.
 '예술의 섬' 연홍도의 골목을 장식한 예술작품들. 바닷가에 쓰레기로 나뒹굴던 어구를 활용한 정크아트 작품이 많이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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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작품은 섬의 골목에도 즐비하다. 먼저 눈에 띄는 게 벽화다. 고흥 출신 축구선수 박지성과 거금도 출신의 프로레슬러 '박치기왕' 김일이 먼저 반겨준다. 연홍도 출신의 프로레슬러 낮에는 은행원, 밤에는 레슬러로 활동했던 영화 '반칙왕'의 모델인 백종호와 극동챔피언이었던 노지심이 그려진 벽화도 있다.

동요 가사가 적혀있는 나무액자도 걸려있다. 꽃과 나무, 소꿉놀이를 하는 아이들, 동화 속 이야기도 그려져 있다. 골목을 걷다보면, 바닷가에 쓰레기로 나뒹굴던 어구를 활용한 정크아트 작품도 많이 보인다.

옛날 배의 노, 부표 같은 것을 활용해 물고기 모양의 조형물과 화단을 만들어 놓았다. 크고 작은 몽돌로 토끼와 거북이 등 갖가지 조형물도 만들었다. 길바닥의 맨홀 뚜껑까지도 예술작품으로 탈바꿈시켜 놓았다.

섬 in 섬 연홍미술관 전경. 전국에 하나 뿐인 섬 미술관이다. 서양화 등 갖가지 미술작품 1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섬 in 섬 연홍미술관 전경. 전국에 하나 뿐인 섬 미술관이다. 서양화 등 갖가지 미술작품 1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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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홍미술관 앞 바다에 설치된 대형 조형물 '은빛 물고기'. 바닷물이 들면 조형물이 절반가량 물에 잠기고 물이 빠지면 아래까지 모습을 드러내는 이색적인 작품이다.
 연홍미술관 앞 바다에 설치된 대형 조형물 '은빛 물고기'. 바닷물이 들면 조형물이 절반가량 물에 잠기고 물이 빠지면 아래까지 모습을 드러내는 이색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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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홍미술관은 선착장 반대편, 섬의 뒤편에 자리하고 있다. 전국에 하나 뿐인 섬 미술관이다. 화가 선호남(56) 씨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서양화 등 갖가지 미술작품 1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미술관 앞 풍경도 멋스럽다. 미술관 앞에서 완도 금당도의 주상절리가 마주보인다. 금당8경의 하나인 병풍바위를 제대로 볼 수 있다.

미술관 앞 바다에는 또 바닷물이 들고 나면서 달리 보이는 생선 모양의 대형 조형물 '은빛 물고기'가 설치돼 있다. 바닷물이 들면 조형물이 절반가량 물에 잠기고 물이 빠지면 아래까지 모습을 드러내는, 바다와 잘 어우러지는 이색적인 작품이다.

바닷가에는 또 '커져라 모두의 꿈'을 주제로 굴렁쇠를 굴리고, 자전거를 타고, 동생을 업고 가는 아이들의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프랑스 작가가 일주일 동안 머물면서 그림을 그린 바닷가의 폐 건축물도 눈길을 끈다.

'예술의 섬' 연홍도의 설치 작품들. 섬 여기저기에 설치된 미술작품으로 인해 연홍도는 예술의 섬, 지붕없는 미술관으로 불리고 있다. 연홍미술관 부근 풍경이다.
 '예술의 섬' 연홍도의 설치 작품들. 섬 여기저기에 설치된 미술작품으로 인해 연홍도는 예술의 섬, 지붕없는 미술관으로 불리고 있다. 연홍미술관 부근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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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져라 모두의 꿈’을 주제로 한 조형물. 굴렁쇠를 굴리고, 자전거를 타고, 동생을 업고 가는 아이들의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커져라 모두의 꿈’을 주제로 한 조형물. 굴렁쇠를 굴리고, 자전거를 타고, 동생을 업고 가는 아이들의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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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도 길지 않지만 3개 코스가 있다. 선착장에서 연홍미술관을 거쳐 마을회관 쪽으로 돌아오는 1160m의 '연홍도 담장 바닥길'이 있다. 선착장에서 왼쪽으로 섬의 한쪽 끝을 돌아 마을회관 쪽으로 가는 1760m의 '아르끝 숲길'도 있다. 반대쪽 끝에 다녀오는 940m의 '좀바끝 둘레길'도 있다.

'아르'는 아래, '좀바'는 붉은 생선 쏨뱅이, 지역말로 좀뱅이를 일컫는다. 아르끝은 아래끝, 좀바끝은 쏨뱅이가 잘 잡히는 곳을 가리킨다.

보통 걸음으로 1시간이면 충분한 거리다. 하지만 여기저기 예술작품이 많아서 느릿느릿 걸을 수밖에 없다. 걷다가 바다 풍경에 취하고, 예술작품을 감상하느라 한참 머물게 된다.

섬의 골목마다 예술이 넘실대고, 바닷가 밭에서 일을 하는 노부부도, 바닷가를 따라 유모차를 밀고 다니는 할머니도, 앞바다를 지나는 배도 모두 그림이 된다. 하늘하늘 걷는 여행객들까지도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되는 섬이다.

연홍도 부녀회에서 차려준 식단. 연홍도에서 난 미역과 톳, 고둥, 낙지, 생선, 오이 등 갖가지 농수산물이 반찬과 국거리로 나온다.
 연홍도 부녀회에서 차려준 식단. 연홍도에서 난 미역과 톳, 고둥, 낙지, 생선, 오이 등 갖가지 농수산물이 반찬과 국거리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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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기왕' 김일 선수의 프로레슬링 장면. 고흥군 금산면사무소 옆에 있는 김일체육관과 기념관에 전시돼 있다. 김일의 경기장면을 흑백텔레비전으로도 볼 수 있다.
 '박치기왕' 김일 선수의 프로레슬링 장면. 고흥군 금산면사무소 옆에 있는 김일체육관과 기념관에 전시돼 있다. 김일의 경기장면을 흑백텔레비전으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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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홍도에는 식당이 따로 없다. 여행객들을 위해 부녀회가 마을회관에서 음식을 해준다. 예약하면 식사를 할 수 있다. 연홍도에서 난 미역과 톳, 고둥, 낙지, 생선, 오이 등 갖가지 농수산물이 반찬과 국거리로 나온다. 맛이 좋다.

숙박도 연홍미술관에 딸린 방 몇 개가 전부다. 현재 짓고 있는 게스트하우스 5동이 완공되면 섬 안의 숙박 여건도 나아질 것이다. 연홍도로 오가는 길목인 거금도에는 먹고 잘 곳이 넉넉한 편이다.

연홍도를 오가는 길에 들러볼만한 곳도 여러 군데다. 거금도에 오천 몽돌해변이 있고, 익금해수욕장과 금장해수욕장이 있다. 금산면사무소 옆에는 김일체육관과 기념관이 있다. 박치기왕 김일의 경기장면을 흑백텔레비전으로 보면서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공간이다.

고흥에서 거금도로 가는 길목에 있는 소록도는 한센인들이 피와 눈물로 가꾼 중앙공원이 아름답다. 지난해 문을 연 한센병 박물관도 있다.

한센인들이 피와 눈물로 가꾼 소록도 중앙공원. 고흥에서 거금도로 가는 중간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한센인들이 피와 눈물로 가꾼 소록도 중앙공원. 고흥에서 거금도로 가는 중간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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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연홍도, #예술의 섬, #지붕없는 미술관, #연홍미술관, #가고싶은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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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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