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조성 5년차를 맞고 있는 충남 내포신도시를 주민들은 '네포'라 부른다. '네포'란 주민의 행복권과 재산권, 인구증가, 주민건강 등 4가지를 포기한 도시를 일컫는 말이다.

내포신도시는 충남도청 이전과 함께 인구 10만을 목표로 통합형 행정도시, 첨단산업도시, 고품격 건강복지도시, 친환경적인 생태도시, 유비쿼터스 도시, 각종 재난 및 재해에 안전한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 2만3000여명의 인구가 이주해 정착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딘 정주여건 마련 등 신도시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어느 것 하나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주민들의 불편민원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축산악취도 모자라 유해환경까지

지난 해 축산악취로 인해 입주민 중 400여명이 1년도 채 못 살고 이주를 했다.

내포신도시 주변 5㎞ 내에는 448곳의 농가에서 소·돼지·닭 25만1000여 마리를 사육 중이다. 이로 인해 신도시 주민들은 무더운 여름 문도 열지 못한 채 두통을 호소하는 등 악취에 시달렸다. 이렇듯 심각한 상황에서 충남도와 홍성군이 축산악취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는 모양새지만 축사 이전·폐업만이 축산 악취문제 근본 해결책으로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만큼 해결되기까지의 갈 길이 멀다. 설상가상으로 주민들은 축산악취도 모자라 이제는 유해환경에 대한 걱정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내포신도시 이주민들이 아이들이 건강을 위협하는 열병합발전소 건립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열병합발전소 건립반대 내포신도시 이주민들이 아이들이 건강을 위협하는 열병합발전소 건립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이은주

관련사진보기


내포신도시 내 건립중인 집단에너지시설(아래 열병합발전소)에서 발생될 유해환경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주민 강아무개씨는 "친환경 청정도시를 건설하겠다던 신도시가 축산악취도 모자라 이제는 유해환경으로 인해 아이들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며 "축산 악취로 거주하던 주민들이 다시 유턴하는 상황에서 또다시 환경문제로 고충을 겪는다면 신도시의 미래가 불 보듯 뻔하다"고 허탈해 했다.

또 다른 주민 김아무개씨는 "김포열병합 발전소 바로 옆에 살다가 아이들이 호흡기 질환으로 너무 고통스러워 해 홍성으로 이사온 뒤로는 눈에 띄게 급격히 좋아져서 만족스럽게 살고 있었다"며 "지역민들에게는 인체에 무해하다고 하지만 열병합발전소로 인해 비 오는 날 또는 저녁 늦게 항상 나던 담배 냄새 같은 머리 아픈 냄새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용봉산 자락 아래 좋은 공기에서 살고 싶었는데 이제 또 어디로 이사해야 하나? 답답한 심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열병합발전소 '난방은 구실, 전기장사에 불과?'

내포신도시 쓰레기발전소 반대 투쟁위원회(위원장 문병오·이하 투쟁위)는 연일 열병합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며 충남도청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투쟁위는 열병합발전소가 난방을 공급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전기 장사를 하기 위한 장삿속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문병오 위원장은 "산업통상부 주무관의 보고에 의하면 전국 12개 발전소 전체 용량은 87메가인 반면에 내포신도시 안에 세우고 있는 1개의 발전소 용량만 무려 66메가로 대형 발전소가 신도시에 건립되는 것"이라며 "내포그린에너지는 내포신도시 열 공급을 위한다는 핑계로 하루 710톤의 폐비닐 쓰레기를 소각해 전기를 생산해서 한전에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개인사업자를 위한 발전소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기현씨(법학박사, 효성아파트 거주)도 "사업자측은 열병합발전소가 난방을 위한 목적이라 하지만 전기를 생산하고 남은 부산물로 열 공급을 하는 것으로 난방을 위한 것이 주목적이 아닌 전기 생산 판매용으로 사업자의 돈벌이를 위한 시설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주민 임기혁씨는 "건립현장에 가보니 대규모 아파트 단지 규모의 대규모 발전소가 건립되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열병합발전소가 건립되면 희망을 안고 전국 각지에서 이주한 주민들의 생명권, 재산권은 누가 보장해주느냐. 발전소가 건립되면 이곳을 떠난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만큼 충남도는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효성에 거주하는 두 아이의 엄마는 "천안에서는 아이들 건강을 위협하는 열병합발전소 건립 저지를 위해 엄마들이 적극 나서서 무산시켰다"며 "일부 주민들은 아직까지 열병합발전소로 인한 환경오염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며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내포그린에너지 측은 "LNG(천연연료)의 경우 최소 500메가 이상의 발전이 이뤄질 경우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이다. 내포신도시 내 열병합 발전소는 발전용량이 97메가라는 점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며 "환경 안전성 문제는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LNG를 사용했을 때보다 환경오염물질이 덜 배출되도록 허가를 받은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충남도의 입장은 "내포신도시 집단에너지시설은 민간사업자인 내포그린에너지(주)에서 산업통상자원부의 허가,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서 시행하는 사업으로 대기오염 총량이 개별보일러(LNG)보다 적고(40~50%) 요금도 저렴(20~30%, 출처 :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지역난방공사 등)해 추진되는 사업"이라며 "현재 건설 중인 열공급시설은 6기(열병합발전 2기, 열전용보일러 4기)로 5기는 LNG, 1기는 SRF를 연료로 사용 예정으로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을 법적기준보다 더욱 강화해 LNG 수준 이상으로 적용하고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다이옥신의 경우는 10배 더 강화된 기준으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다이옥신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주 발생원인 PVC 계열 플라스틱류는 반입을 금지토록 하고 다이옥신은 850℃ 이상의 고온으로 연소될 시 분해 또는 파괴되는 물질로 집단에너지시설의 연소온도를 850℃~1200℃ 이상 유지‧가동토록 할 것이며 다른 오염물질에 대해서도 최적의 방지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내포신도시 집단에너지 시설은 오는 12월 열전용보일러 1기가 우선 준공될 예정으로 2023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정주여건 개선 의지 있나

내포신도시 조성 5년째를 맞으며 인구가 2만여명을 넘고 있지만 여전히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정주여건 속에 주민들은 언제까지 불편을 감내해야 하느냐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현재 내포신도시 편익시설 입점현황을 살펴보면 의료시설이 종합병원 하나 없이 개인병원 11개소(소아과 1, 이비인후과1, 치과4, 한의원2, 내과2, 피부과1), 약국 4개소가 전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은 자녀가 아파도 장시간 대기해야 하기에 아픈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아 헤매야 된다.

주말 공동화 현상 또한 심각하다. 주말이 되면 내포신도시 상가 주변은 암흑 속에 갇히게 된다. 상가를 찾는 주민이 평일보다 절반 이상 감소하고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상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상인 김아무개씨는 "비싼 임대료에 주말에는 손님이 거의 없다시피 해 문을 닫는 상가가 늘고 있다"며 "내포 신도시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통근버스 운행을 중단하고 직원들이 이주해 인구증가를 통한 정주여건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내포신도시에는 당초 이전기관 118개소 중 72개소만 이전한 상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공공기관 공무원들은 정주여건 부족으로 자녀교육문제 등을 이유로 이주를 미루며 5년째 통근버스를 운행하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상인들은 물론 주민들은 내포신도시 인구증가 등으로 조기 활성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공무원 이주와 통근버스 운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구유입이 먼저라고 주장하는 주민들과는 반대로 정주여건 마련이 먼저라고 이주를 미루는 공공기관 직원들의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 충남도의 인구 10만의 자족도시 건설이 실현 불가능한 계획으로 그칠까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태그:#내포신도시, #축산악취, #열병합발전소, #정주여건, #공무원통근버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홍성지역의 새로운 대안언론을 표방하는 홍주포커스 대표기자로 홍성 땅에 굳건히 발을 디딛고 서서 홍성을 중심으로 세상을 보고자 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